IT전자 업종 투자 36조로 전체의 60% … SK하이닉스·LG전자·현대차·LGD 등이 투자액 ‘톱5’
CEO스코어, 500대 기업 2019~2021년 국내외 R&D 투자액 전수조사
국내 500대 대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지난 2021년 사상 첫 6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22조6천억원)가 이끈 IT전기전자 업종 투자액이 전체 업종 투자액의 60%를 차지해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약 4조원을 투입한 SK하이닉스가 2위였고, LG전자,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순이었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에 지난해 R&D 활동을 공시한 224개 기업을 대상으로 R&D 투자액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60조3천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53조8천760억원, 2020년 55조7천992억원으로, 지난해까지 2년 새 6조4천915억원(12%) 증가했다. R&D 투자액이 60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투자액 확대는 투자 예산 수립의 바탕이 된 2020년 매출이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대비 줄었음에도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있다. 실제 이들 기업의 2020년 매출은 총 1천595조7천682억원으로 2019년 1천637조8천580억원 대비 4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2022년 R&D 예산 수립의 바탕인 지난해 매출이 1천895조6천92억원으로 2020년 대비 300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R&D 투자액은 다시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 투자액을 보면 IT전기전자 업종이 지난해 36조735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는 전체 업종 총 투자액인 60조3천675억원의 59.8%에 달하는 규모다.
자동차·부품이 7조9천976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서비스(4조4천412억원)와 조선·기계·설비(2조9천424억원), 석유화학(2조9천138억원), 제약(1조4천807억원) 업종도 지난해 조단위 투자를 집행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조사대상 16개 업종 중 지난해 R&D 투자액이 2020년 대비 증가한 업종은 13개 업종(81.2%)이었다. 반면, 철강과 통신, 에너지 등 3개 업종(18.8%)은 R&D 투자액이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투자 규모가 22조5천965억원으로 타 기업을 압도했다. 2위인 SK하이닉스 투자액 4조448억원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최근 3년간 R&D 투자액을 보면 2019년 20조2천76억원, 2020년 21조2천292억원이다. 전체 기업 중 유일하게 지난해까지 매년 1조원 이상 투자액을 늘렸다.
3~5위에는 LG전자(3조6천45억원)와 현대자동차(3조1천1억원), LG디스플레이(2조1천277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상위 5개 기업 중 현대차를 제외한 4개 기업이 IT전기전자 업종이다. 이 외에 기아(1조8천719억원)와 네이버(1조6천551억원), LG화학(1조3천909억원), 현대모비스(1조1천693억원) 등 4곳도 지난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포함된 현대차그룹 계열사 투자액이 지난해 총 6조1천413억원으로 미래차 연구에 힘 쏟는 모습이었다.
투자액 증가폭 역시 삼성전자가 2020년 대비 1조3천673억원 늘어 가장 컸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2020년 12월 설립)이 6천276억원 증가해 2위, SK하이닉스(5천628억원↑)와 LG디스플레이(3천876억원↑), 네이버(3천229억원↑)가 3~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10% 이상인 기업은 모두 13곳이었다. 비중이 가장 큰 곳은 네이버로 24.3%다. 지난해 매출 6조8천176억원 중 1조6천551억원을 R&D 투자로 집행했다.
이어 셀트리온(22.5%), 넷마블(22.4%), 크래프톤(19.4%), 엔씨소프트(18.6%) 순으로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았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