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도 e-루피와 중국 전자화폐와의 협력 강화 추진
[기고] 인도 e-루피와 중국 전자화폐와의 협력 강화 추진
  • 파이낸셜신문
  • 승인 2022.10.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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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준비은행은 e-루피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거대한 스케일의 이 시범 계획은 마지막 퍼즐이 완성될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2022년 10월 7일 금요일 인도 준비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매 부문은 은행 계좌 개설을 전제로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또는 중국 전자화폐 형태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소매 부문은 토큰 기반 통화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화폐는 e-루피로 지칭될 것이며 사용 가능한 모든 형태의 화폐에 추가적인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종우(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김종우(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현금 의존도가 높은 인도는 거래와 지불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을 포함한 국가들과 함께 자국 통화의 디지털 버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2월 예산안 시정 연설에서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은 인도 준비은행(RBI)이 올해 디지털 화폐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상기 보고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에 대한 여러 가지 설득력 있는 동기가 있는 만큼, 인도 준비은행이 현재 도매부문 전략을 단계적으로 또 주도적으로 실시하면서 마지막 완성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인도 준비은행은 곧 e-루피와 중국 전자화폐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일정 제한을 전제로 시범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인도 준비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투명성 확보와 거래 보장, 저렴한 운영 비용, 그리고 더 광범위한 사용자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많은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인도 준비은행은 개인 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호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설계와 관련하여 우려되는 문제임을 인정했다.

"디지털 화폐에 대해 부분적으로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은, 모든 디지털 거래가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도전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확실히, 투명성 수준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중요한 사안이 계속 논의되고 있습니다."라고 보고서에 기재되어 있었다.

다소 우회적인 언급을 통해 라자고팔 메논(Rajagopal Menon) 와지르엑스(WazirX) 암호화폐 거래소 부사장은 잠정적이거나 공식적인 큰 리스크 없이 e-루피가 인도국민들에게 제공하게 될 암호화폐의 혜택과 기능을 인도국민들도 꺼리지 않는다는 점을 인도 준비은행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암호화폐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반면,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은 적도 있다. 2018년에 인도 준비은행은 국가 지급 결제 시스템에서 암호화폐 스타트업을 차단한 바 있고 2022년 올해 초 인도는 새로운 암호화폐 세금 제도를 발표했는데, 새로 실행된 암호화폐 세금제도에 따라 단지 1%의 거래세 때문에 올해 초부터 인도 암호화폐 거래가 90% 이상 감소하면서 찬 바람이 불었었다.

한 국가에 새로운 제도 혁신이 확립되면서 발생한 통과의례가 아닌가 싶다.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자화폐 또한 어느 정도 익명성이 존재하는 만큼 아직 운용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인도정부가 중국정부와의 협력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e-루피 실시를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수십년 동안 국경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중국과 인도조차도 경제 교류 협력 강화를 통해 실익을 챙기려고 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와 진행하는 경제 교류는 중단되지 않고 있다. 사드사태를 계기로 분위기가 달라지기는 했으나 배울 것 다 배워서 더 배울 것이 없다고 상대 국가에 아예 관심이 없다면 모를까, 한국과 중국과의 교류도 아직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결 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세계 각국이 갖고 있는 독특한 정체성과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협력 모델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해야 한다.

지금까지 없었거나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들을 찾아서 각국이 실험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경직되고 긴장된 상태로 흘러가더라도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경제 교류를 통한 실익을 중시하는, 다시 부드러운 입장으로 바뀌는 것도 더 빨라질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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