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3분기까지 잉여현금흐름 -2조6천억원... 반도체 불황 탓
주요기업 3분기까지 잉여현금흐름 -2조6천억원... 반도체 불황 탓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3.12.13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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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500대 기업 상장사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 조사
삼성전자, 올 들어 11조8천238억원 감소로 감소액 최다 기록
기아,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부품기업 누적액 상위권

국내 500대기업 상장사의 잉여현금흐름(FCF) 누적액이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경기 둔화에도 절반 이상(57.7%)의 기업이 전년 동기 대비 잉여현금흐름을 늘렸음에도, 국내 매출액 기준 1위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조8천238억원이나 줄어 올 3분기 기준 –7조8천7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한 112개 기업 전체 규모의 16.1%에 해당하는 수치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의 상장사 중 3년 비교가 가능한 265곳의 3분기 개별기준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총 누적액은 –2조5천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조5천782억원 대비 감소액은 5조1천569억원이다.

지난 1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늘었음에도 설비투자 등의 순 지출액인 자본적지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 누적액은 82조31억원으로 전년 동기 81조3680억원 대비 0.8%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자본적지출 누적액은 78조7천898억원에서 84조5천818억원으로 7.4% 늘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을 제한 값으로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이 창출한 수익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 지출액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의미하는 만큼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연말 배당 여력의 참고치로도 활용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CEO스코어에 따르면 2년 전인 지난 2021년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56조6천98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더욱 크다. 당시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자본적지출 누적액은 각각 126조5천968억원, 69조8천981억원이었다.

업종별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많은 곳은 자동차·부품 업종으로 올 3분기까지의 누적액은 17조3천531억원이다. 뒤이어 지주 업종이 6조4천839억원, 운송 업종이 4조4천497억원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조원 이상의 잉여현금흐름 누적액을 보유한 기업은 총 18곳으로, 이 중 일반기업은 9곳, 금융사는 8곳, 공기업은 1곳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보면 기아의 잉여현금흐름 누적액이 7조2천4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4조1천88억원으로 500대기업 중 4번째였지만, 1년 새 76.4%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6조269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9천316억원으로 18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16계단 상승이다. 지난 1년간 영업수지 개선과 자산 효율화 등으로 누적액이 546.9% 늘어난 결과다.

현대모비스는 2조7천40억원으로 일반기업 중 3번째로 높은 기록이자 통합 상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동기에는 1조1천641억원으로 15위였다. 해당 기간 누적액 증가율은 132.3%다.

공기업 중 잉여현금흐름 누적액이 가장 많은 곳은 4조8천584억원을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로 나타났다. 전년 3분기까지의 경우 –6조2천373억원으로 마이너스(-)였다.

금융기업의 경우 KB금융(2조942억원), 카카오뱅크(1조8천458억원), DB손해보험(1조8천342억원), 하나금융(1조7천76억원), 현대해상(1조6천876억원)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올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곳은 기업은행(-14조9천51억원), 한국전력공사(-14조3천792억원), 삼성전자(-7조8천785억원), SK하이닉스(-4조4천324억원), LG디스플레이(-3조5천587억원) 등 총 12곳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조사대상 기업 265곳 중 153곳(57.7%)에서 잉여현금흐름이 증가했다. 반면 112곳(42.3%)은 감소했다.

CEO스코어 제공

올해의 경우 공기업의 잉여현금흐름 증가 규모가 두드러졌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의 1년 새 증가액은 각각 11조957억원과 9조3천130억원으로 전체 조사 대상 중 1,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가스공사는 -6조2천373억원에서 4조8천584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고, 한전은 -23조6천922억원에서 -14조3천792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축소됐다.

일반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5조953억원), 기아(3조1천392억원), 포스코홀딩스(2조6천495억원), HDC현대산업개발(2조778억원) 등 순으로 증가액이 컸다.

금융기업 중에서는 삼성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3조1천852억원 늘어나 잉여현금흐름 증가액이 가장 컸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잉여현금흐름의 감소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3분기 10조7천207억원, 2022년 3분기 3조9천453억원을 기록하며 누적액 기준 각각 1위와 5위를 기록했었지만, 올해는 11조8천238억원 감소한 –7조8천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3분기 32조6681억원에서 올 3분기 27조5천31억원으로 15.8% 감소할 때 자본적지출이 28조7천228억원에서 35조3천816억원으로 23.2%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HMM 역시 잉여현금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9조3973억원 줄어 감소 규모가 두 번째로 컸다. 이에 따른 3분기까지의 누적액은 –3천480억원이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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