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HD현대重 고위 임원 수사" 촉구…HD현대重 "억지 주장" 일축
한화오션 "HD현대重 고위 임원 수사" 촉구…HD현대重 "억지 주장" 일축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4.03.0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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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5일 을지로 한화빌딩서 HD현대重 고발 관련 설명회 전격 개최
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 제출…HD현대重 고위 임원 개입 증거 제시
"불공정한 특혜는 K방산 신뢰 저해하고 자주국방 기본 토대를 근본부터 무너뜨릴 것"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과 관련한 군 기밀 탈취 경과 및 고발장 제출과 관련한 설명회를 전격 개최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과 관련한 군 기밀 탈취 경과 및 고발장 제출과 관련한 설명회를 전격 개최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한화오션이 군사기밀을 불법으로 수집·탈취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처벌이 직원 9명에 그친 것을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며 불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임원까지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과 관련한 군 기밀 탈취 경과 및 고발장 제출과 관련한 설명회를 전격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구승모 변호사, 한화오션 특수선영업사업부 배선태 수석부장, 법무법인 율촌 정원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한화오션은 전날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탐지 수집 및 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이 같은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구승모 변호사는 "단순히 경쟁사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면서 "해외 방위산업 분야 수출 시 군사기밀과 관련된 방위사업은 기술 자체가 보안으로, 피아 식별 장비 체계가 유출된 것을 해외 수입국에서 사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기에 국가 방위산업에도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운을 뗐다.

이어서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이제 저희 입장이며,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 계획적으로 범죄 행위를 했는데 직원 9명에 대한 처벌로 끝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라고 덧붙였다.

구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경쟁업체 간의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며, 국방 사업은 신뢰가 가장 중요한 분야"라면서 "수년에 걸쳐 조직적으로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하고 비인가 서버에 불법 자료를 보관하면서 공유하는 것은 유례없이 심각하고 중대한 불법 행위이자 보안 사고"라고 강조했다. 

또한 "불법 행위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똑같은 행위가 재발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K-방산의 경쟁력은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구승모 변호사는 "지난 2012년~2015년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수차례 방위사업청,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하고, 이를 비밀서버에 업로드하여 광범위하게 공유해 왔다"면서 "입찰 참가를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 등에 활용했음은 2022년 11월경 확정되어 공개된 형사판결문 기재만으로도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구승모 변호사가 설명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구승모 변호사가 설명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이날 한화오션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군사기술 불법 탈취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프리젠테이션에 인용된 HD현대중공업 직원들과 관련된 판결문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탈취한 기밀을 스토리지를 A, B, C로 나눠 A, B에는 공개할 수 있는 일반 자료를, C에는 군사기밀 자료를 보관했다. 또한 보안 감시 땐 네트워크를 단절하는 방법으로 감사를 피해왔다.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일개 직원이 서버를 설치하고 관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서버는 HD현대중공업 경영지원정보부가 관리 및 통제를 했는데, 경영지원정보부는 특수선사업부와는 전혀 별개 부서로, 적어도 두 곳 이상의 사업부가 연관되어 있다면 임원의 개입이 분명해 보인다는게 한화오션의 주장이다.

또한 한화오션이 군 검찰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부서장과 임원에게 결재받고 군 실무자로부터 군사기밀을 제공받아 열람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군사기밀을 몰래 촬영한 사실에 대해 임원으로부터 질책받았느냐는 수사관의 질문에는 직원은 '질책받은 기억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사업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불법으로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심의를 통해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추가 제재 없이 입찰 참가 자격을 유지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11월까지 1.8점의 보안 사고 감점을 적용받는 상태다.

이에 대해 구 변호사는 "보안 사고 감점에 입찰 제한까지 적용하는 게 과도하다는 시각이 있지만, 방위산업은 엄격한 보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감점 제도가 있는 것"이라며 "입찰 참가 제한은 청렴사업 위반 관련한 문제점을 위한 조치로, 두 가지는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중제재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의 조직적인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방위사업청은 대표와 임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제재를 면제했다"며 "한화오션은 중대하고 명백한 범죄행위가 HD현대중공업의 '꼬리 자르기'식 은폐에 가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불법으로 탈취한 KDDX 개념설계 보고서 등을 직접 생산한 실질적 피해자"라며 "우리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HD현대중공업의 대표와 임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5일 한화오션 설명회에서 법무법인 율촌 정원 변호사(왼쪽)와 한화오션 특수선영업사업부 배선태 수석부장(오른쪽)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5일 한화오션 설명회에서 법무법인 율촌 정원 변호사(왼쪽)와 한화오션 특수선영업사업부 배선태 수석부장(오른쪽)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구 변호사는 "조직적인 군사기밀 탈취 범죄의 배후와 그 전모가 확인되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과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곧바로 불법적인 특혜에 해당한다"면서 "이러한 불공정한 특혜는 도약하는 K방산의 신뢰를 갉아먹고 자주국방의 기본 토대를 근본에서부터 무너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오션이 설명회를 열고 고발 근거를 제시한 것에 대해 이날 오후 HD현대중공업은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최근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하며 내세운 근거는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에 불과하며, 임원 개입 여부 등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설명회를 통해 한화오션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하여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어서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K-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법적 다툼으로 역량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더욱 앞선 기술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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