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 대응책;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선,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 필요
국내 500대 기업들 '넷 중 셋'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절반이 넘는 기업이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하여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근로형태 및 노동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4개사 중 3개사(75.0%)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신규도입 또는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그 중 과반(51.1%)은 코로나19가 진정되어도 유연근무제를 지속·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기업들은 코로나가 노동시장에 몰고 올 가장 큰 변화로 비대면·유연근무제 등 근로형태 다변화(39.1%), 산업구조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25.1%)를 지적했다. 포스트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방향으로는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선(33.7%),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26.8%) 등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와 관련,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노동시장에서는 근로형태, 평가·보상체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상 된다"면서, "변화된 노동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는 협력적 관계를 구축·강화하고, 국회와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및 재량근로제 대상업무 확대 등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의 75.0%는 코로나19에 대응하여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유연근무제 보완·확대 45.8%, 유연근무제 신규 도입 29.2%로 나타났다. 현재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는 않지만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 비중도 10.0%로 조사됐으며, 도입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업 비중은 15.0%에 불과했다.
대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유연근무제 형태는 재택·원격근무제(26.7%), 시차출퇴근제(19.0%), 탄력적 근로시간제(18.3%), 선택적 근로시간제(15.4%),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8.1%), 시간선택제주3)(6.2%) 순이었다.
또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제를 도입·확대한 대기업의 10개사 중 약 6개사(56.7%)는 유연근무제 시행이 업무효율 및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긍정적(15.6%), 긍정적(41.1%), 이전과 비슷함(38.9%), 부정적(3.3%), 매우 부정적(1.1%) 순이었다.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기업의 과반(51.1%)은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유연근무제를 지속·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유연근무제를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 7.8%의 6.6배 수준이다.
대기업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요구되는 노사관계 변화 방향으로‘협력적 노사관계 강화(44.6%)’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뒤이어, 다양한 근로형태를 대변하는 근로자대표체계 구축(26.6%), 대기업·정규직·유(有)노조 부문에 편중된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12.2%), 노사 불법행위에 대한 법치주의 질서 확립(4.3%) 순으로 응답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기업들이 요구하는 정책적 지원방안은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선(33.7%)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어서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26.8%), 신산업 일자리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및 세제지원(14.1%), 쟁의행위 시 대체근로 허용 등 노사균형을 위한 노조법 개선(13.2%), 정부·공공기관의 직무급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선도적 참여(9.8%) 등을 지적했다.[파이낸셜신문=정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