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영업 실적 '악화'나 투자는 '증가'… 공기업 '추락', 증권사는 '돈 잔치'
대기업 영업 실적 '악화'나 투자는 '증가'… 공기업 '추락', 증권사는 '돈 잔치'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10.1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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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현금 유입 107조원→87조원, 20조원↓…기업 절반 이상 악화
투자 현금 지출 119조원→152조원, 33조원↑…삼성전자·LG화학 급증
영업활동 유입 7조원 늘어난 메리츠증권 '최고', 15조원 줄어든 한전 '최악'
CEO스코어, 500대기업 2020년 상반기~올해 상반기 순현금흐름 조사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 현금 유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투자 현금 지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유입이 줄었다는 것은 기업 영업실적이 그만큼 악화했다는 의미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500대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3년간 비교가 가능한 341개 기업의 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들의 영업활동 현금 유입규모는 86조6천49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107조2천566억원) 대비 20조6천68억원 줄어든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 2020년 상반기 영업 현금 유입액은 82조4천169억원이었다. 지난해 반짝 늘었다 올 상반기 다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올 상반기 영업 실적 악화 속에도 이들 기업 투자 지출은 152조4천11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119조1천14억원) 보다 33조3천96억원 늘었다. 지난 2020년 상반기 이들 기업의 투자 지출은 97조1천341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같은 기간 주요 기업의 재무활동 현금 순유입액은 77조8천973억원으로, 전년동기(26조2천566억원) 보다 51조6천407억원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 재무활동 현금 유입액은 82조3천415억원이었다.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늘었다는 것은 자금시장에서 현금 차입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현금흐름만으로 보면 올 상반기 국내 대기업은 영업 수익은 크게 줄었지만, 차입금을 늘려 대거 투자에 나선 모양새다. 

올 상반기 조사대상 21개 업종 중 영업활동 현금흐름 규모가 개선된 업종은 10개였다. 지난해 상반기 1조938억원에서 올 상반기 13조6천772억원으로 늘어난 증권업(17개 기업) 순유입액이 가장 컸다. 증가액만 12조5천834억원으로 12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상반기의 경우 증권업종은 현금이 유입되기는 커녕 14조3천430억원이 유출됐었다.

이어 운송(4조7천56억원→12조124억원), 자동차·부품(7조1천808억원→11조3천282억원), 에너지(1조102억원→1조9천434억원) 등의 현금 유입액도 늘었다. 

반면, 공기업을 비롯해 11개 업종은 영업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12조5천17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던 한전 등 주요 공기업들은 올 상반기 4조9천446억원의 순유출액을 기록, 기업 영업 현금 흐름 악화의 주범이 됐다. 감소폭만 17조4천619억원에 달했다. 영업 현금 흐름이 악화된 업종은 이밖에 석유화학, 은행, 건설·건자재, 조선·기계·설비 등의 업종이었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341개 중 151개(44.3%)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된 반면, 190개(55.7%)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악화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유출 9천835억원을 기록했던 메리츠증권이 올 상반기는 6조1천242억원 순유입(7조1천78억원 증가)으로 돌아서면서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이어 한국증권금융, 현대자동차, 미래에셋증권 등의 순으로 현금 유입 증가폭이 컸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5조3천732억원의 순유입액을 기록했던 한전이 올 상반기 9조7천488억원 순유출(15조1천220억원 감소)로 돌아서면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가장 나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하이투자증권도 적자폭이 컸다. 특히 LG화학도 순유입액 2조6천543억원에서 순유출액 4천310억원으로 총 3조853억원 감소했으며, 기업은행도 순유출액이 2조4천548억원에서 5조4천333억원으로 늘어나, 감소폭이 2조9천785억원에 달했다.

투자는 삼성, LG 등 IT기업이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19조9천293억원을 투자, 지난해 상반기(5조7천470억원)보다 투자 지출이 14조1천823억원 증가했다. LG화학도 지난해 1조3천982억원에서 올해 10조6천21억원으로 투자 지출을 9조2천39억원 늘렸고, 하나은행(6조1천998억원↑), 국민은행(6조1천99억원↑)도 투자규모가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3조304억원을 집행했던 네이버의 투자지출은 올 상반기 5천674억원에 그쳤다. 무려 12조4천630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자회사이던 라인을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병한 것이 반영됐다고 해도 투자 지출 감소폭이 지나치게 커 눈길을 끌었다. 

이어 올 상반기 기아(3조8천866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조3천816억원↓), 현대자동차(2조3천852억원↓),  SK케미칼(1조5천583억원) 등의 순으로 투자 지출 감소폭이 컸다.

한편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모두 개선된 기업은 한국증권금융·교보증권·하나증권 등 8개 기업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씨티은행·롯데케미칼·HDC현대산업개발 등 14개 기업은 올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출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입으로 전환돼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현금이 악화했다.

증권업종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의 호조 속에도 유독 한국투자증권의 영업활동·투자활동 현금흐름이 3년 연속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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