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재벌 헝다 디폴트 위기…"제2의 리먼사태 재연 가능성은 적어"
中 부동산 재벌 헝다 디폴트 위기…"제2의 리먼사태 재연 가능성은 적어"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1.09.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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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금융시장 혼란 원치 않아 적극 개입 중…연말 채권이자 납입 여부가 1차 고비"
지난 15일 중국 광동성 선전에 있는 헝다그룹 본사 앞에 모여 자금 회수를 요구하는 투자자들 (사진=연합)
지난 15일 중국 광동성 선전에 있는 헝다그룹 본사 앞에 모여 자금 회수를 요구하는 투자자들 (사진=연합)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Evergrande의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 우려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헝다그룹의 알려진 부채만 1조9천500억 위안(약 355조원)이다보니 중국 정부도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 개입하고 있어서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중론은 "중국 정부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디폴트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제2의 '리먼사태'로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하므로, 올 4분기까지 1차 고비인 채권이자 납입여부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 정부가 여타 국영기업 인수 주도 형태로 구조조정 진행 가능성 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Pitch)는 지난주에 "헝다그룹이 오는 23일 도래하는 채권이자 8천350만달러에 대한 불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투자등급을 정크 CC 레벨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의 이번 발표로 그룹의 파산 위기가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됐다.

그룹의 부채위험은 1997년 부동산으로 시작된 사업영역을 금융, 헬스케어, 여행으로 과도하게 확장하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금융 긴축 등으로 인해 유동성 위험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헝다그룹 부채구조 및 추이

(메리츠증권 제공)
(메리츠증권 제공)

그룹의 부채 규모는 올 상반기 부실문제를 야기했던 화룡금융(부채규모 420억 달러)의 8배,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총액 2조7천억 위안의 72%에 달하는 막대한 수준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헝다그룹 등 부동산 개발 기업들에게 부채비율을 낮출 것을 요구했고 헝다그룹도 부채를 줄였으나 이익 감소에 비해 부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그러나 국내증권사의 분석은 이번 헝다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좀 더 무게가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 메리츠증권 최설화 연구원은 '중국 헝다, What’s Next?'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정부가 헝다그룹 부채 구조조정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개입한다면 기존 시행 중인 건설 프로젝트의 정상적인 운영은 물론, 자산가치의 보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인 '헝다그룹의 파산'이 실현되더라도, 그전에 중국정부가 별다른 조치 없이 그룹을 파산시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금융기관과 기업에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산관리상품의 디폴트가 개인까지 연결됐기 때문이다.

KB증권 박수현 연구원도 같은날 '헝다그룹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세 가지 이유' 보고서를 통해 "현재 중국 정부의 목적은 '무분별한 부동산 시장 성장 제어'인 만큼,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정부가 무분별한 부동산 시장 성장을 제어할 목적으로 헝다그룹 사태에 주도적으로 관여 중"이라며 “현재 중국 부동산 사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축소 역시, 정부의 의도적인 시장 억제 조치이며 중국 크레딧 스프레드, 은행간금리, CDS 등 지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는다" 등을 근거로 꼽았다.

그러면서 "화룡사태와 유사하게 정부 주도로 국유기업이 인수해 구조조정을 진행되게 될 가능성이 높긴 하나, 정부가 부동산 디벨로퍼의 무분별한 투자, 부동산 시장으로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과거 대비 구제안을 느리게 진행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 올 연말 채권이자 납입여부 예의주시 관건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위원은 지난 17일 '헝다 파산위기와 향후 시나리오'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의 부채 위험은 중국정부의 부동산 규제 조치와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연초부터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번 피치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디폴트 위험에 대한 시장 우려에 불을 붙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의 회사채 부도율은 사상 최대치는 0.3%(OECD 평균 1.0%)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에 대해 전 위원은 "정부가 시장에 의한 무질서한 파산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리먼사태 이후 부상한 부채의존 성장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적극적인 디레버리징과 은행의 부실채권관리 여력확충 등을 진행해왔다. 전 위원은 현재 정부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경기와 금융시스템 안정'인 만큼 헝다그룹의 디폴트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중국정부가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했을 때,  중국 정부의 헝다그룹 처리는 2022년 상반기까지 그룹 해체와 자산매각(부동산, 본사, 계열사)에 방점을 찍고 본격적인 부실채권 처리는 2022년 말 이후로 이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룹 부채위험의 1차 고비는 올 연말까지 6억1천만달러에 달하는 채권이자 납입여부에 달려있다"며 "디폴트 위험이 발생할 경우, 이는 부동산 위험을 넘어 금융시스템 붕괴로 연결되는 최악의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4분기 내내 헝다그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은행 부실채권 규모 추이

(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 제공)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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