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美-中 정상 회담"
세기의 ,"美-中 정상 회담"
  • 베이징 김용경 기자
  • 승인 2011.01.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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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오후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이날 베이징을 출발한 후 주석은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홍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후 주석이 오후 미 방문길에 올랐다"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위안화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 주석은 도착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관저에서 만나 만찬을 함께 한 뒤 오는 21일까지 공식일정에 들어가게 된다.
▲ 버락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신대한 뉴스= 베이징 김용경 특파원]
미-중 두 정상은 19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방문에서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을 이벤트는 19일 백악관에서 펼쳐질 '국빈만찬(state dinner)'이다. 한단계 낮은 '공식만찬'이나 소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실무만찬'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이벤트 중의 이벤트가 국빈만찬이다.

이 식사자리는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미국의 최고급 음식문화와 예술, 매너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하나의 종합문화예술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급 요리사가 선보이는 전통 고급요리와 유명 예술인의 공연 등이 펼쳐지고, 미·중 양국을 대표하는 각계 인사들과 외교사절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그들이 식탁에 앉은 장면만으로도 장관이라 할 만하다. 미국이 중국 정상을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을 주요 2개국(g2)으로서 극진히 모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세계의 두 '황제'가 마주 앉아 초호화 저녁을 즐기는 격이다.

한 해에도 수십명의 국가원수들이 워싱턴을 다녀가지만 백악관 국빈만찬은 모든 정상들에게 베풀어지는 행사가 아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에 이어 후진타오가 세번째 국빈만찬에 초청됐다. 의전상 최고의 예우가 국빈만찬인 셈이다. 백악관 국빈만찬 대접 여부는 대통령의 재량이지만 백악관 비서실장, 국무부 등의 추천을 받아서 결정된다.

포린폴리시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빈만찬은 횟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재임 때 57번의 국빈만찬을 가진 반면 빌 클린턴 대통령은 29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6번의 국빈만찬을 치렀다. 국빈만찬 감소의 원인은 준비가 너무 번거롭기 때문이다. 무려 50만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백악관으로서도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국빈만찬에서는 안주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중국풍' 드레스를 입을지, 만찬 분위기를 돋울 음악으로 미국 팝 뮤직이 흘러 나올지를 비롯해 하나하나가 관심사이다. 어떤 유명 요리사가 만찬을 준비할지도 궁금하다. 칼데론 대통령 국빈만찬 때 미셸 오바마가 고향 시카고의 유명 멕시코 레스토랑 요리사를 초청한 것처럼, 이번에 전통 중국음식 요리사를 등장시킬지도 모른다.

싱 총리 국빈만찬 때 식기와 식탁보, 냅킨 등을 모두 인도 국기에 들어있는 녹색으로 통일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만찬장을 물들일 수도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에 대한 백악관 국빈만찬은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을 대접했던 것이 마지막이다. 당시 만찬 석상에서는 조지 거쉰의 '파리의 미국인', 존 필립 소사의 '성조기여 영원하라' 등이 연주됐다.

후 주석이 방미를 하루 앞두고 환율 등 경제 핵심분야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견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미국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문제다. 대중 적자가 연간 2000억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은 양국 간 무역역조를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연 10% 이상의 높은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15년까지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로서는 적자의 주범인 중국이 최대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위안화가 절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까닭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입장을 접지 않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이 지난 12일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다음날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위안화 환율 절상으로 중·미 무역불규형을 해소할 수 없다"고 되받았다. 중국 입장에서 환율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물론 중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과 서방의 환율절상 압력에 나름의 성의를 표시해왔다. 지난해 연말부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지난 13일 1달러에 6.6위안 선을 깨트리기도 했다. 또 중국 언론은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를 인용, 지난해 위안화 환율이 4.72% 절상됐으며 상승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에도 5%대의 절상이 이뤄질 예상이라며 위안화 환율은 관리변동환율체제에 따르고 있다는 해명도 곁들였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환율뿐 아니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무역불균형 시정 등을 함께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를 비판하며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점쳐진다.

환율문제를 제외한 일반 경제협력에서 양국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회담에 때맞춰 보잉 항공기와 자동차 부품, 농산물, 쇠고기 등 수백억달러 규모의 구매에 나서줄 것을 중국 측에 요청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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