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설비투자 부진요인 및 시사점’
삼성경제연구소 ‘설비투자 부진요인 및 시사점’
  • 박광원 기자
  • 승인 2010.01.05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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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화 기자

삼성경제연구소(이찬영 수석연구원)가 2010년 1월 6일자로 발표하는 seri 경제포커스 ‘설비투자 부진요인과 시사점 구조적 요인 중심으로’ 보고서 내용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2009년 상반기 내내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 실질설비투자가 2008년 4/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 실질설비투자 추이(전년동기 대비, %): -14.0(‘08.4/4) → -23.5(’09.1/4)→ -15.9(2/4) → -7.4(3/4).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기계류 설비투자가 4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 제조업의 공장가동률 또한 예년 수준을 크게 하회. 2006~2007년까지 80%를 유지하였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2008년 4/4분기에 69.3%와 2009년 1/4분기에 65.8%를 기록하는 등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공공부문의 설비투자는 회복 중인 반면 민간부문은 계속해서 위축

하반기부터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 등에 힘입어 공공부문 중심으로 설비투자의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민간부문의 부진은 지속. 정부의 자동차 세제지원 등으로 운수장비의 설비투자가 플러스로 전환되고, 국내기계수주도 공공부문 중심으로 개선. 3/4분기 운수장비 설비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21.8% 증가.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같은 시기 공공부문 비중의 대폭 상승으로 감소세에서 탈피. 반면 민간부문의 설비투자는 하락 폭이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부진. 민간부문 국내기계수주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2/4분기부터 6분기 연속 감소세

중장기적으로도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위축. 실질gdp 대비 실질설비투자 비중이 1991~1997년 연평균 13.9%에서 2000~2009년 연평균 9.6%로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최근 이 비중이 8.4%까지 하락

본 보고서에서는 설비투자 부진 원인을 설비투자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 자본재 수입 증가 및 해외직접투자 확대가 설비투자 위축에 끼친 영향을 검토하는 한편 r&d 지출 확대로 설비투자 부진이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을 제기. 설비투자 회복을 위해 검토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제시

설비투자의 수입대체도 상승으로 제조업 후방효과 약화

자본재 수입의 증가로 국내설비투자 중 수입부문의 비중이 증가. 자본재 수입이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증가. 500억 달러 내외 수준이었던 자본재 수입이 2002년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2008년에는 1,250억 달러에 육박. 이에 따라 국내설비투자 중 내수부문과 수입부문 사이의 대체관계를 나타내는 설비투자 수입대체도가 상승. 설비투자의 수입대체도 추이이다. 41.9(‘02) → 75.5(’04) → 100 (‘05) →101.3(’06) → 111.3(‘08) → 110.4(’09.3/4)

제조업 후방효과가 약화되고 설비투자 유발효과도 감소. 자본재 수입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후방연쇄효과를 나타내는 제조업 영향력계수가 하락. 2000년에 1.076이었던 영향력계수가 자본재 수입 비중의 상승과 함께2006년에는 1.071로, 2007년에는 1.068로 하락. 산업 내에서도 산업품목의 수입 비중이 높은 연도일수록 후방효과가 저조. 예를 들어, 전기 및 전자 기기의 경우, 수입비율이 21.8%였던 2006년에는 영향력계수가 0.968였다가 수입비율이 22.5%로 높아진 2007년에는 영향력계수가 0.957로 하락. 후방효과가 내용 면에서 설비투자 유발 요인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재 수입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설비투자 유발효과를 축소. 자본재 수입의 증가 → 후방효과 감소 → 설비투자 유발효과 감소

해외직접투자 확대로 국내설비투자 위축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확대도 국내설비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2000년대 들어 생산비용(인건비 또는 시설부지 구입비) 절감 및 상품시장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 및 설립이 증가. 2000년대 초반까지 20억 달러를 유지하던 해외직접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80.7억 달러, 67.3억 달러를 기록. 중소기업의 비용절감을 위한 해외직접투자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생산 및 영업 기반의 현지화를 목적으로 한 해외직접투자도 증가세

해외직접투자가 활발한 산업일수록 국내설비투자가 부진. 부품소재산업 및 일부 경공업 중심으로 해외직접투자의 증가가 국내설비투자의 정체나 하락을 유발. 전자부품· 컴퓨터, 자동차· 트레일러, 섬유, 고무·플라스틱 업종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자동차· 트레일러 업종의 경우 지난 5년간 해외직접투자가 연평균 48% 증가한 데 반해, 국내설비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4%로 저조(외환위기 이전 기간은 19%)

it 산업이 설비투자를 주도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설비투자의 주력업종이 it 산업 중심으로 전환. 한국산업은행의 설비투자 통계에 의하면 외환위기 이전에는 장치산업중심의 비it 산업이 국내설비투자를 주도. 비it 산업이 74%를 차지한 반면, it 산업은 26%를 차지. 특히, 정유, 화학, 철강, 자동차, 조선의 5대 주력산업이 44%를 차지하며 설비투자를 전체적으로 선도. 그러나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it 산업이 국내설비투자를 주도하기 시작. 외환위기 이후 경쟁력을 확보한 it 산업은 제조업 전체 설비투자의 44%를 차지. 반면, 비it 산업의 설비투자 비중이 56%로 감소하는 가운데 5대 주력산업의 비중도 30%대 중반으로 하락

r&d 지출 확대와 설비투자의 과소계상 가능성

it 산업이 설비투자를 주도함에 따라 유형자본(시설, 기계장치 등)보다 r&d 투자가 확대. 기업의 경영전략이 가격경쟁력에서 기술경쟁력 제고로 전환됨에 따라 기업의 투자방식도 연구개발 중심으로 전환. 대량생산체제에서는 생산확대를 위한 시설투자가 주를 이루었지만 기술선점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됨에 따라 r&d 지출이 확대. 제조업의 경우, 매출액 대비 r&d 지출 비중이 2001년 2.4%에서 2007년 3.0%로 증가. 특히, it 산업의 경우, 같은 기간 동 비중이 4.8%에서 6.4%로 확대

한편, 연구개발비 지출이 비용으로 간주될 경우 설비투자의 실제 규모가 과소계상 될 여지. r&d 지출은 투자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상당부분은 회계비용으로 처리. r&d 지출은 일정조건을 충족시킬 때만 설비투자(또는 유형자산)에 포함되고 대부분의 경우 당기비용으로 처리. r&d 지출 비중이 늘어갈수록 설비투자 금액이 과소계상 될 가능성이 농후. 실제로 it 버블기(2001년) 이후 r&d 지출을 포함한 광의의 설비투자증가율이 설비투자 증가율을 상회. 2001년 이후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4.5%인 반면, r&d 지출을 포함한 광의설비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5.7% 수준. 결국, r&d 지출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의 설비투자 부진이 부분적으로 확대 해석되었을 가능성 시사

설비투자의 완만한 회복이 예상

2010년에는 국내외 경기의 회복세로 제조업 중심의 설비투자가 재개될 전망이나 장기적으로는 설비투자 부진의 구조적 요인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세 및 세계경제의 불안정성 완화는 설비투자 재개에 긍정적인 영향. 보다 긴 시각에서는 설비투자의 해외 의존성 심화 및 기업의 투자방식변화 등 설비투자 부진의 구조적 요인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요망

생산의 완결구조 강화

자본재의 수입대체도 상승 억제를 위해서는 부품소재산업 육성으로 생산의 완결구조 기반을 조성. 부품의 수요자와 공급자 간 기술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향상. 부품소재의 수요자인 대기업과 공급자인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참여하여 연구개발과 구매가 일체화되도록 노력. 아울러 기업과 공공기관의 r&d 투자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 일례로, 중소기업의 첨단부품소재 기술개발 시 기획, 수행, 완료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여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제고

내수기반 확대 및 기업환경 개선

내수활성화 및 기업환경 개선을 통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이 적정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외국인투자 유치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 국내수요의 확대는 국내기업의 국내잔류 제고 및 외국인투자 유치 확대의 대전제.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의 체계적 육성이 필요하며, 특히 서비스 산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사회, 지식기반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 노사관계 개선 및 투자유인책 마련을 통해 투자하기 좋은 기업환경 조성. 녹색산업에 기반한 산업질서 재편에 따라 기업의 녹색산업 관련 투자 수요가 늘어날 예정이므로 이를 유인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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