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금호아시아나 품으로?
금호산업, 금호아시아나 품으로?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5.02.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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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일정 본격화…재계 초미 관심사
▲ 금호산업에 대한 매각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관련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25일 인수의향서 마감 결과 관심 집중

금호산업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재인수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에 대한 매각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관련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금호산업은 현재 건설업계 시공능력 평가 순위가 20위권 내이다. 2010년 초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작년 11월에야 채권단으로부터 조건부 워크아웃 해제 통보를 받았다.

가장 급한 곳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다. 이제 겨우 워크아웃이 해제된 금호산업에 금호아시아나가 열을 올리는 이유는 금호산업이 현재 계열사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에서 외부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이라면, 내부적으로 가장 정점에 있는 기업이 바로 금호산업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고(지분율 30.08%),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을(100%), 금호터미널은 다시 금호고속을 지배하는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더구나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6%), 금호사옥(79.90%) 등과 더불어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의 지분은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바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재인수에 날을 세우는 이유다.

하지만, 상황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게 유리하지 않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삼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채권단은 57.6%를 가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는 25일 마감되는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마감 결과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된 변수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장 급한 쪽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표면적으로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룹 쪽은 일단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이용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은 본 입찰이 끝난 다음에야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결국 박 회장이 자금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가 인수의 성공을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이다. 금호산업은 현재 주가가 2만~3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2만 6000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이는 임원과 계열사 등의 특수관계인들이 8만여주에 가까운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렇게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한 이유는 금호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 때문이라기보다는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기름칠’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금호산업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나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보면 박 회장의 자신감은 ‘포커페이스’일 가능성도 있다. 주가가 낮아지면 평가액과 인수가액이 낮아지고, 그러면 그럴수록 박 회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관심이 높아지면 주가가 올라간다. 주가가 올라가면 평가액도 인수가액도 올라가고, 박 회장은 그만큼 ‘실탄’을 더 장전해야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실탄’을 그룹 안이 아닌 다른 ‘큰 손’에게서 끌어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룹의 내외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사실상 절연한 상태인 금호석유화학이 우회적으로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2.61%를 가지고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할 의향이 있는 기업이 이 지분을 받는다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이 때문에 업계는 당장 박찬구 회장이 이 지분을 금호산업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다른 기업에 넘겨 인수전을 지원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금호석유화학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그룹의 공식입장은 회장이나 그룹의 이름으로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인수를 원하는 쪽에서 협력 요청이나 제안이 온다면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물론 금호석유화학이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참여 가능성에 분명히 선을 그은 상황에서, 이러한 관측은 빗나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의 근로자 분신 사망 사건이 이 인수전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6일 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의 노조 대의원 김모 씨가 업무 도급화를 반대하다가 분신한 사건이다.

예정대로라면 노사 합의로 해당 업무의 도급화는 지난해 말까지만 시행됐어야 하지만, 회사는 올해도 도급으로 해당 업무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망 사건으로 더 이상의 도급제 추진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룹 내에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금호고속 매각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박 회장의 신경은 더욱 곤두서고 있다. 금호고속 지분을 100% 가진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는 23일 최종매각제안서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보냈다. IBK펀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가격 금액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금액이 약 5000-6000억원대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가 이 액수를 제시금액으로 보는 이유는 금호고속의 ‘감가상각 및 법인세·이자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800억원대로 보기 때문이다.

EBITDA는 해당 기업이 한해동안 현금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는 지표다. 업계는 이 지표의 7-8배인 5000-6000억원대를 금호고속의 적정 가격으로 보고 있다.

IBK펀드도 투자 수익률 보전이 가능한 가격 하한선을 5000억원대로 잡고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IBK펀드에 1500억원을 투자해 금호고속에 대한 경영권과 매각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한 상태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가격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즉각 반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IBK펀드는 최종 매각 제안서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다음달 9일까지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양자간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라 우선매수청구권을 배제하고 제3자에게 공개 매각이나 수의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개경쟁으로 IBK펀드가 금호고속을 매각하지 못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다시 인수 기회를 얻게 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 접수를 25일에 마감하고, 한 달 간 후보자들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진행한다. 이 심사를 통과한 인수 후보기업은 내부검토를 통해 금호산업 지분매각을 위한 희망가격을 제시하게 된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제외하고, 유망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수협상대상자는 호반건설 정도다. 호반건설은 딜로이트안진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4년 건설 시공능력 15위에 오른 건설사로 현금동원능력은 6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위기를 딛고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룹의 과거 영광을 재현하는 재건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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