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점 내 이상 외화송금 사태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은행권의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개선책을 마련했다.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국내은행과 함께 TF를 구성해 이상 외화송금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한 결과, '3선 방어'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3선 방어 내부통제 체계는 1선에서는 영업점 사전확인, 2선에서는 외환부서 모니터링, 3선에서는 내부통제부서의 사후점검 강화 등 쳬계를 갖췄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6월부터 국내은행 12곳을 비롯한 은행권 일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83개 업체에서 총 72억2천만달러 규모의 무역거래를 가장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를 파악한 바 있다.
검사 당시 금감원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한 것으로 보이는 거액의 자금이 무역거래로 위장되어 해외로 송금된 경우를 확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은행의 송금 관련 증빙서류 확인 소홀, 통상 수입대금 사전송금과 달리 소자본 신설업체, 단기간의 거액 및 이종 업종간 거래가 장기간 반복됨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하는 등 내부통제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과 은행권은 앞으로 1선에서 송금 취급시 은행 영업점이 증빙서류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항목으로 거래상대방, 대응수입예정일, 거래금액 등으로 한정해 표준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고객이 수입대금 사전송금시 지급절차를 준수하고 거래사유와 금액을 입증하는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야 했고, 은행은 이를 확인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확인해야 하는 세부 항목이 정해져 있지 않는 등 체계적 절차가 없다보니 은행별·담당자별로 확인하는 내용이 저마다 제각각이었다.
다음으로 비정상 패턴의 사전송금의 반복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2선에서는 은행권 공통의 표준모니터링 기준을 마련하고, 개별 은행별로도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 이상 외화송금거래 탐지 능력 강화를 추진한다.
모니터링 기준은 중소기업 및 SOHO의 사전송금을 통한 수입대금 지급 중 거액 및 누적거래를 대상으로 한다. 은행별 모니터링시스템 구축의 주(主) 내용은 모니터링 대상 검출 및 패턴점검 실시, 내부통지부서에 모니터링 결과 공유 등의 업무 수행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 등이다.
3선에서는 본점 내부통제부서의 사후점검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영업점 환류 등 이상 외화송금 방지를 위한 사후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은행 부서별로 자금세탁방지부가 외환부서 모니터링 결과 발견된 외심업체에 대해 영업점에서 의심거래보고(STR)가 미이행된 경우 점검을 강화하고, 이상외화송금거래업체 거래유형을 의심거래보고 추룰 룰(STR Rule)에 추가한다. 준법감시부는 수입대금 사전송금시 필수 확인사항을 영업점 자점감사 항목에 반영하고, 특명검사 POOL에 사전송금 항목을 추가한다.
검사부는 이상 외화송금업체 거래유형을 상시감사 대상 요건에 추가하고, 영업점 현장점검시 사전송금 업무처리 적정성 항목을 신설한다. 영업추진부는 영업점 KPI 평가, 포상시 이상 외황송금 의심업체 포함 여부에 대한 외환부서의 점검절차 마련 및 해당 실적 차감 등 조치를 취한다.
은행권은 2분기 중 지침 개정, 내규 반영 및 전산시스템 구축 등 준비를 거쳐 오는 7월 중 개선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패턴점검을 위한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내부통제부서의 사후점검을 위한 업무절차 마련 등 시간이 필요한 일부 과제는 3분기 중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사전송금 관련 은행권의 내부통제 기능이 체계적으로 작동해 이상 외화송금을 전보다 더 효과적으로 방지하게 될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신고의무 위반 예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