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전기SUV로서 넉넉한 공간과 활용성, 최대 460km 주행거리
투명도 조절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 매력적…한국형 내비 미탑재 아쉬워
국내외에서 전기차 시장이 '캐즘' 영향으로 증가세가 조금 주춤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존보다 더 나은 상품성과 성능으로 새롭게 무장한 신형 전기차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4월 국내 최초 공개 이후 전기 SUV로서의 상품성과 준중형 SUV 본연의 공간을 모두 아우르는 르노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이하 세닉 E-Tech)'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르노 세닉 E-Tech는 지난해 유럽에서 '2024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상품성을 인정받은 모델이다. 국내 지자체 별로 책정되는 전기차 보조금에 따라 4천67만~4천716만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올해 국내에는 999대가 들어와 순차적으로 출고된다.
특히 이번 10월 추석 명절을 맞아 르노코리아에서 지원되는 250만원부터 시작하는 전기차 특별 구매 지원금 혜택을 받을 경우 더욱 낮은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르노 차량 구매·보유 고객 등을 비롯한 여러 혜택을 더할 경우 최대 42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게 르노코리아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지원 혜택을 모두 받을 경우 서울시 거주 로열티 고객은 4천308만원, 지역할인제 추가 혜택 지역인 부산과 대전 거주 로열티 고객은 각 4천70만원과 4천132만원부터 세닉 E-Tech를 구매할 수 있다. 전남 해남의 경우 3천753만 원부터다.
유럽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수입되는 모델임에도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으며, LG에너지솔루션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품질 신뢰성도 확보했다. 르노 세닉 E-Tech는 1회 충전시 최대 460km를 주행할 수 있어 넉넉한 주행 가능 거리도 갖췄다.
르노 세닉 E-Tech는 르노 그룹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 암페어(Ampere)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AmpR 미디움(Medium)'을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 SUV로, 1천855kg부터 시작하는 비교적 가벼운 차체에 최고출력 160kW(218ps), 최대토크 300Nm의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꽤나 경쾌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87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며 130kW 급속 충전 시 약 34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체 바닥과 배터리 케이싱 사이에 감쇠력 강화 폼을 삽입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스마트 코쿤(Smart Cocoon)’ 기술을 적용해 실내 정숙성도 상당히 좋다.
여기에 르노 세닉 E-Tech는 르노와 프랑스 소방당국이 함께 개발한 '파이어맨 액세스(Fireman Access)'를 통해 배터리에 물을 직접 주입할 수 있어 만일의 화재 상황에서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게 르노코리아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화재 진압 시간을 10분 내외로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에어백이 전개되는 사고 발생 시 고전압 배터리 전기 공급을 자동 차단하는 '파이로 스위치(Pyro Switch)' 기술도 적용돼 있다.
준중형 SUV 크기의 차체에도 실내 공간이 상당히 여유롭다. 2열 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한 것은 물론, 278mm의 무릎 공간과 884mm의 머리 위 공간을 확보했다. 2열 등받이 각도는 조절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더불어 545리터에서 최대 1천670리터까지 확장 가능한 트렁크로 활용성도 상당한 수준이다.
여기에 눈에 띄는 것은 럭셔리 브랜드 차종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사양의 '솔라베이(Solarbay) 파노라믹 선루프'를 탑재해 탑승자의 취향에 따라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전자적인 요소로 선루프 전체 또는 1열과 2열을 별도로 나누어 부분적으로 투명하거나 불투명하게 조절할 수 있어 뜨거운 여름 햇빛에도 밝으면서도 쾌적한 실내를 기대할 수 있다.
외관 디자인도 르노 세닉 E-Tech의 매력 중 하나다. 20인치 '오라클(Oracle) 휠'은 르노 고유의 다이아몬드 패턴을 표현하면서 공기역학적인 설계로 주행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전후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프랑스의 감각을 풍기는 듯 깔끔했다.
전면부 LED 헤드램프는 야간에도 높은 시인성을 제공했고, 야간에 하이빔 어시스트 기능도 기민하게 동작했다. 아울러 웰컴 라이트 기능도 제공해 전년부 르노 '로장주' 로고와 함께 점등되는 모습은 상당히 멋진 모습이다.
르노 세닉 E-Tech 실내는 기존 르노자동차 모델들과 비교해 보다 현대적인 느낌이다. 길게 이어진 L자형 스크린 타입의 이 고화질 대형 디스플레이는 운전석의 12인치 가로형 스크린과 센터 콘솔 중앙의 12인치 세로형 터치 스크린으로 구성된다.
클러스터 UI는 다양한 주행 상황에 따라 총 6가지 레이아웃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Face ID 기능의 안면 인식을 통해 개인 맞춤형 주행 환경을 바로바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진과 후진 등은 운전대 뒤에 컬럼에 있는 레버로 조절할 수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시스템을 기본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T맵, 카카오내비, 네이버지도 등 국내 주요 내비게이션 앱은 물론, 음성 명령, 전화, 메시지, 음악 스트리밍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기존 르노자동차에 탑재된 한국형(T맵) 내비게이션이 별도로 내장되어 있지 않은 것은 상당히 아쉬운 점이다.
주행 성능은 상당히 좋다. 전기차라는 다른 파워트레인을 가지고도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이질감 또는 차이점을 크게 줄인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회생제동을 패들 시프트로 단계별 조절할 수 있어 경쟁사의 전기차 또는 기존 하이브리드차 같은 가감속을 경험할 수 있다.
운전하면서 느낄 수 있는 승차감과 조향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민첩하다. 여기에 장거리 운전을 도와주는 ADAS(첨단 운전 보조 장치)는 풍성하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르노 세닉 E-Tech에는 30가지 ADAS가 탑재되며, 그 중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Active Driver Assist)'는 자율주행기술 레벨 2 수준을 지원한다.
또한 차선 중앙 유지 보조(lane centering), 스톱 앤 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Stop & Go adaptive cruise control) 등과 속도 표지판을 인식해 항상 현재 주행 중인 도로의 제한 속도를 인식해 경고해주는 기능, 긴급 제동 보조(AEBS)과 다중 충돌 방지 제동 보조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르노 세닉 E-Tech는 상당히 기본기와 상품성이 우수한 전기 SUV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장거리 주행과 야간 주행에서 그 진가를 더 잘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가 상당히 선호하는 옵션인 통풍시트와 HUD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쉽다고 생각된다.
현재 국내에서 가격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할 수 있는 4천만원대 전기차 시장에서 르노 세닉 E-Tech는 미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옵션, 준수한 승차감과 민첩한 조향성능 등으로 충분히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후보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