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자본시장 발전 없이 성장 선순환 고리 형성 어렵다"
현대硏 "자본시장 발전 없이 성장 선순환 고리 형성 어렵다"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6.02.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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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국내 자본시장의 3가지 중요 이슈와 시사점 분석
국내 자본시장의 3가지 중요 이슈
-민간신용의 양적 팽창...성장 동력 약화 우려
-부동산 관련 신용...자본 오배분(Misallocation)의 위험
-직접금융 통한 자본 조달 기능 약화...모험자본 공급 제약
6일 15시30분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 /사진=신한은행
6일 15시30분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 /사진=신한은행

자본시장 발전 없이 성장 선순환 고리 형성 기대가 어렵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국내 자본시장의 3가지 중요 이슈와 시사점'에서 "자본시장의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발전을 통해 자본이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본시장이 외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경제성장과의 연계 약화 등으로 인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은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제도·인프라 측면에서도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적으로만 보면 자본시장 내 민간 부문의 규모는 지난해 3분기 약 9천조원으로 연평균 약 7%씩 증가하고 있으며, IMF의 금융발전지수(2020년 기준)도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자본시장이 양적으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 부진 장기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며 자본시장과 경제성장과의 연계 고리 약화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자본시장의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촉진해 경제성장의 선순환 고리 형성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 관점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3가지 중요 이슈를 분석했다.

먼저, 민간신용의 양적 팽창과 함께 민간신용 내 기업신용의 비중이 하락하여 향후 성장 동력의 약화를 우려했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민간신용(GDP 대비)은 꾸준히 증가하여 지난해 2분기 200.5%를 기록했지만 민간신용의 총량이 증가하면 기업의 자금조달 가능성 및 투자 여력 확대 등으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나,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자본의 비효율적 배분 및 금융불안정성 확대 등으로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현재 민간신용의 양적 수준은 경제성장에 부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민간신용의 증가가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임계치를 대략 117.2%~156.5%로 추정하고 있는데, 현재 한국의 민간신용 수준은 임계치 범위를 상당 폭 상회하고 있다.

한편 민간신용 내 기업신용의 비중도 빠르게 하락(1999년 4분기 71.1% → 2025년 2분기 55.3%)하고 있으며, 주요국과 비교하더라도 기업신용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해 향후 성장 여력의 약화가 우려된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기업신용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기업 부문으로 민간신용 배분이 감소하게 되면 기업 투자 감소에 따른 생산 및 고용 창출 약화 우려가 있으며, 그로 인해 경제성장 여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주요국(G7)의 기업신용 비중 평균이 2010년 이후 다시 확대되어 지난해 2분기 59.7%를 기록하는 동안 한국의 기업신용 비중은 주요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음으로, 부동산 관련 부문으로의 자본 쏠림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자본 오배분(Misallocation)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의 오배분이란 동일한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경제 내 더 큰 부가가치나 투자 효율을 창출할 수 있는 부문으로 자본이 투입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기업 부문을 살펴보면 산업별 대출이 전체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부동산 관련 부문(부동산업 2014년 130조4천억원 → 2024년 473조5천억원, 건설업 2014년 43조4천억원 → 2024년 104조3천억원)으로의 자본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산업 내 대출금 비중은 제조업(2014년 34.5% → 2024년 24.6%)은 지속 하락, 부동산업(2014년 14.8% → 2024년 24.1%)은 대폭 확대됐다. 산업별 대출금 규모와 총자본투자효율(부동산업 4.3%, 건설업 24.6%, 제조업 18.7%)을 함께 고려할 경우, 부동산업과 건설업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관련 산업의 자본투자 효율은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연구원은 최근 가계대출의 증가세 둔화가 나타나지만,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 부문에서도 부동산으로 자본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대출은 2015년 1천138조원, 2020년 1천633조6천억원, 2025년 3분기 1천845조원으로 증가했으나, 최근 기타대출의 감소로 인해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다.

하지만 가계대출 내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021년 이전 약 62%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빠르게 상승하여 지난해 3분기 69.5%를 기록했다. 이는 주택 수요 및 가격 변동, 금융 여건 등과 맞물려 부동산 부문으로의 경제 내 자본 배분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원은 경제 내 부동산 관련 신용의 집중 현상은 부동산 부문으로의 과잉투자 등을 통해 자본의 비효율적 배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직접금융을 통한 자본 조달 기능의 약화로 모험자본 공급이 제약되고, 자본의 재배치 기능도 충분히 작동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직접금융(주식·채권)과 간접금융(대출금)을 통한 기업의 자본 조달 규모는 확대되고 있으나, 간접금융 대비 직접금융의 비중은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직접금융과 간접금융을 통한 자본 조달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여 2024년 각각 3천565조원, 1천981조원을 기록했다.

한편, 간접금융 대비 직접금융의 규모는 2017년 2.5배 수준에서 2024년 1.8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주요국(G7)과 비교하더라도 한국의 직접금융 비중은 낮은 편에 속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은행 중심의 자본 조달 구조로 알려져 있으나, 간접금융 대비 직접금융의 규모는 20`24년 약 2.3배 수준을 기록했다.

간접금융 중심의 조달 구조에서는 담보·신용등급 중심의 자본 배분이 이뤄지기 쉽고 모험자본의 공급과 자본의 재배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간접금융 중심의 환경에서는 자본 공급이 담보·신용등급에 따라 결정되기 쉬우며, 기술·사업성 등 잠재력 기반의 자본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약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에 연구원은 국내 자본시장의 3가지 중요 이슈는 개별 리스크를 넘어 상호작용을 통해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 자본시장의 3가지 중요 이슈들은 각각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민간신용의 총량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기업 부문으로의 신용 배분이 감소할 경우, 금융불안정성 확대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생산·고용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 다음으로, 부동산 관련 신용의 집중 현상은 부동산 부문의 과잉투자 등을 초래하여 경제 내 자본의 비효율적 배분 및 투자 효율 하락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직접금융을 통한 자본 조달의 약화는 사업성 기반의 자본 공급 및 자본시장 내 투자자 기반을 약화시키고, 경제 내 충분한 성장자본의 형성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

이 3가지 이슈들이 자본의 축적·배분 과정에서 상호작용하여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 자본시장 발전과 경제성장 간의 선순환 연결고리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따라서 연구원은 자본시장의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발전을 통해 자본이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먼저, 정부는 높은 수준의 민간신용이 초래할 수 있는 금융불안정성에 유의하면서 기존 및 추가적인 신용이 생산과 투자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정부는 직접금융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주식시장 등 자본시장의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부동산 관련 신용의 단기적인 쏠림 현상을 완화하여 자본의 오배분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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