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오는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재도약을 예고했다. 명동 사옥명을 이전의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Daishin 343'으로 변경하고 금융과 부동산의 밸류체인을 구축해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날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 ·
대신증권은 "앞으로도 대신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새사옥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1962년 삼락증권으로 한국자본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대신증권은 1975년 고(故) 양재봉 창업자가 인수해 대신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후, 1997년 외환위기(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 온갖 부침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특히, IMF사태 당시 5대 증권사로 분류됐던 대신, 대우, 동서, 쌍용, LG 중 현재 회사가 없어지거나 경영진이 바뀌지 않은 증권사는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역사는 곧 위기 극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아니라며 "독립계 금융투자회사로서 대신증권의 60년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1991년 인수합병(M&A) 주선업무 겸영인가 획득 이후 대신증권은 90년대 많은 인수 주선 딜을 성공시켰다. 일각에서 ‘기업을 공개하려면 대신증권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신증권은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대신증권은 IT 불모지였던 증권업계에 전산화 바람을 일으켰다. 1976년 전산터미널을 도입하고 3년 후인 1979년에는 객장에 전광시세판을 설치했다. 국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시작인 '사이보스'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누적 사이버거래액 1천조원을 돌파하는 등 온라인 증권거래 시장 내에서 입지를 다졌다.
대신증권에도 위기는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우수한 IB인력들의 유출, 저가수수수료 무장한 증권사의 등장 등으로 인해 주식중개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 설상가상 증권업의 트렌드도 변하기 시작했다. 중개업의 시대가 저물고 투자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본의 크기가 증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금융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사업 영역이 결정되면서 자본 크기가 신규 사업에 대한 진입 장벽으로 떠올랐다. 증권을 모태로 성장한 독립계 증권사였던 대신증권은 규모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던 만큼 새로운 돌파구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차별화'였다.
대신증권은 제한된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증권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금융기관을 인수하고 새롭게 인가를 받아 신규 비즈니스에 진출했다.
출발은 저축은행 인수였다. 2011년 8월 중앙부산, 부산2, 도민저축은행의 자산을 자산·부채 인수(P&A) 방식으로 인수했다. 2014년에는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시켰다. 주력사업인 부실채권(NPL) 비즈니스는 물론 부동산 등 대체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계열사를 통해 ‘나인원한남’ 아파트 개발사업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2019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해 부동산신탁업을 시작했다.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고 리츠 시장을 본격 공락하며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 글로벌투자 확대를 위해 미국 뉴욕, 싱가포르, 일본 동경 등에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며 "부동산을 활용하지 않고는 고객들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판단해 기존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금융 부문과 에프앤아이, 자산신탁 등 부동산 부문의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20일 '60년 사진전, 헌혈, 문화강연' 등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회사가 걸어온 60년 발자취를 전 임직원이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