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스위스 정부 및 중앙은행 등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4분기 이후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CS)을 30억프랑(CHF, 32억달러)에 인수합병한다고 지난 19일(日) 발표했다. UBS 1주를 CS 22.48주와 교환(CS 1주를 0.76프랑으로 평가)했다.
지난 20일 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사무소는 현지정보 'UBS의 CS 인수합병 발표 및 유로지역 금융시장 반응'에서 이같이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UBS의 손실을 최대 90억프랑(97억달러)까지 보전*해 주며,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최대 2,000억프랑(2,150억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단, 50억프랑을 상회하는 손실에 대해서만 보전한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파산시 우선 보호되는 채권자(privileged creditor) 로서 최대 1,000억프랑을 지원할 수 있으며, 스위스 정부의 보증하에 최대 1,000억프랑의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CS가 발행한 약 160억프랑(172억달러) 규모의 AT1 채권을 완전 상각하기로 결정 했다.
이날 한은은 유럽 금융시장 평가도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인수합병 발표 다음날(20일[월]) 유로지역 금융시장은 은행주를 중심으로 불안심리가 다소 완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은행 주가는 개장 직후 하락하였으나, 은행 전반으로의 리스크 확산 우려 완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1.8% 상승(20일 오후 5시 현재, 이하 동일)했다.
UBS 주가는 다른 은행주와 비슷하게 1.9% 상승한 반면, CS 주가는 UBS의 인수금액(주당 0.76프랑)이 반영되면서 56.8%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시장가 대비 매우 낮은 인수가격, 업무영역 확장, 스위스 정부 및 중앙은행의 손실 보전과 유동성 지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인수합병 결정은 UBS 에게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이다.
한은은 UBS의 CS 인수합병 결정으로 유로지역 은행부문으로의 시스템적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까지는 정책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개별 은행의 리스크가 은행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제어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재무부․연준, ECB 등 주요국 정책당국은 스위스 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환영하는 가운데, 자국 금융시스템의 복원력 및 건전성을 강조하는 등 시장 불안심리 해소를 위한 발언 및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Deutsch Bank 등 주요 IB들은 UBS의 CS 인수 결정에도 불구하고 유로지역 내 은행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해소되지 않고 상존하고 있어 당분간은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성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