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0.25% 인상...금융불안에 '베이비스텝'
미 연준, 기준금리 0.25% 인상...금융불안에 '베이비스텝'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3.03.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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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
한미간 금리차, 기존 1.25%p에서 1.5%p로 확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이로써 금리레벨 수준은 기존 4.50~4.75%에서 4.75~5.00% 기록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상의 2023년 최종금리는 작년과 동일하게 연 5.1%로 유지했다. 점도표상 2024년은 4.3%, 2025년은 3.1%를 기록했다.

연준은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이 계속되자 시장에서 예상한 대로 '베이비스텝(한꺼번에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는 것)'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금리차는 기존 1.25%p에서 1.5%p로 확대됐다. 

기자회견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이날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지표는 지출과 생산의 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가 증가했고, 속도도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성명서는 또한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며 최근의 발전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 조건이 더 엄격해지고 경제 활동,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영향의 범위는 불확실하다"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위원회는 장기적으로 2%의 비율로 최대 고용과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고자 한다"며 이런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위원회는 연방기금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성명서에서 "위원회는 들어오는 정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통화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에 충분히 제한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통화 정책 기조를 적절하게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성명에서 주목되는 점은 이전과 달리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가 삭제됐는데, 이는 금리인상 강도가 향후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23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계속 은행 시스템 여건을 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를 시작으로 촉발된 중소 지역은행들의 잇따른 위기설에는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한 우리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고객들의 모든 예금을 보호하고 은행들에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한 최근 조치에 대해선 "역사적으로 개별 은행의 문제에 대처하지 않을 경우 건전한 은행들의 신뢰까지 약화하고 은행 시스템 전체 역량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은행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독립적 조사가 있을 것으로 100% 확신한다"며 SVB 등 문제를 일으킨 은행들의 부실 경영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다.

SVB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던 파월 의장은 이날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최종 결정하기 전까지 "금리 동결도 검토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물가 안정 복원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우리 행동과 말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인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은행 사태들을 계기로 연준이 연내 상당폭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러한 전망은 '틀렸다'는 게 파월 의장의 답변이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참석자들이 올해 중 금리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면서 현재 연준은 연내 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추가 인상 여지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 수준을 보여주는 도표)에 따르면 올해 중 한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파월 의장은 "지난 2주간 은행 시스템에서 일어난 일들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 경색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신용 경색이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파월 의장의 진단이다.

그는 은행발(發) 신용 경색의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통화정책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한편, 21일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 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 컨퍼런스에서 최근 은행 파산과 관련하여 "최근 사태는 지급불능으로 야기된 2008년 위기와는 다른 뱅크런의 전염 우려에 기인한 것"이며, 일련의 조치들로 상황은 안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 지역은행이 미국 경제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중요하며, 만약 이같은 은행들도 뱅크런을 겪게 되면 최근의 조치와 유사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감독‧규제 체계 재검토 작업 등을 통해 필요한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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