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우선주의 정책, 세계경제에 부정적...글로벌 GDP 2% 감소"
"자국우선주의 정책, 세계경제에 부정적...글로벌 GDP 2% 감소"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3.04.18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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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현황과 시사점' 분석
주요국 산업정책은 핵심산업으로 부상중인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에 집중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산업에 대한 중국 의존도 감소 목적도 작용
아울러 핵심산업에 대한 자국 생산능력 확충을 도모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면서 주요국에서 핵심산업에 대한 자국중심주의 산업정책이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2022년 8월 발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2022년 8월 발효),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Critical Raw Materials Act, 2023년 3월 초안 발표)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해외경제 포커스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현황과 시사점'에서 이같이 분석하면서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추진으로 향후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하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법 서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반도체법 서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국 산업정책은 향후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에 집중됐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핵심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들 산업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면서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이 본격화 됐다.

또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산업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목적도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이차전지의 경우 미국의 IRA는 우려국가에서 생산한 부품·핵심광물 사용시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고 , 유럽은 CRMA를 통해 이차전지 원자재의 제3국 의존도를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중국산 원자재를 주로 사용하는 이차전지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중국산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반도체의 경우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의 안전장치(guardrail)를 통해 세액공제 수혜기업의 중국 등에 대한 첨단 반도체 시설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아울러 보고서는 핵심산업에 대한 자국 생산능력 확충도 도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IRA를 통해 북미에서 최종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함에 따라 전기차 생산업체의 미국지역으로의 공장 이전을 유도하고 있다. 이차전지와 관련하여 미국의 IRA와 유럽의 CRMA는 역내에서 가공된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 등을 통해 역내 자급률 상승을 도모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미국, 유럽, 일본은 국내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에 대해 대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통해 자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핵심산업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국내 생산능력 확충을 도모함으로써 핵심산업에 대한 자급률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보고서는 또한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기조가 지속될 경우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정책을 통한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자국의 생산 및 고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지경학적 분절화(geo-economic fragmentation)를 통해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을 초래함으로써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적 상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핵심산업 부문의 무역장벽은 각국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핵심 자본재의 수입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자본스톡 축적과 수입재에 내재된 기술(technology)의 이전이 제약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IMF(2023)는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으로 인한 세계교역 단절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GDP가 장기적으로 2%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보고서는 향후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등의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국내 및 해외 투자 환경에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국내 투자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국내 투자 확대 유인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전기차는 생산 거점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의 경우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과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규제, 미·중 갈등이 중국생산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투자 등 경영환경에 상당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또한 현재 국내 업체의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IRA와 CRMA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향후 공급망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봤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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