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외이사 비중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18% 돌파
국내 30대 그룹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규로 선임한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이 34.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시점에 그동안 학계 출신 비중이 더 높았으나 관료 출신 비중이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중에서는 검찰 출신이 지난 해에 이어 가장 많았고 국세청, 사법부, 공정위 출신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3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19개 기업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가 된 147명의 출신 이력을 조사한 결과, 34.0%(50명)가 관료 출신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0.5%에 비해 3.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 해 31.7%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학계 출신은 올해 25.9%(38명)으로 5.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지난 해 6.0% 불과했던 재계 출신 사외이사들이 대거 임용되면서 21.8%(32명)의 비중으로 15.8%포인트나 증가했다.
신규 선임 된 관료 출신 사외이사 가운데 검찰 출신은 12명으로 관료 출신 50명 중 24.0%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에 선임된 대표적인 검찰 출신 사외이사들로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삼성SDS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한화시스템과 한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검찰총장일 때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차례로 지낸 구본선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롯데케미칼과 현대건설기계는 차경환 전 수원지검장(겸직)을 고려아연은 권순범 전 대구고검장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고려아연은 권순범 전 대구고검장을 현대위아는 이동렬 전 서울서부지검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인 이마트와 광주신세계는 이상호 전 대전지검장과 이건리 전 창원지검을 사외이사에 신규로 선임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다음으로 많은 기관은 국세청으로 14.9%(7명)이 신규 사외이사로 전직 국세청 고위직이 선임됐다. 7곳 중 3곳은 현대그린푸드(임경구 전 국세청조사국장), 현대리바트(유재철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현대이지웰(정현철 전 잠실세무서장) 등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법원(판사) 출신이 12.8%(6명)로 많았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8.5%(4명)으로 다음을 이었다. 이들이 근무했던 기관은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법 혹은 규제 기관이다.
그룹별 보면 영풍그룹이 신규 사외이사 3명 모두를 관료 출신으로 선임했으며 신세계 그룹은 신규 선임 사외이사 10명 중 8명이 관료 출신이었으며 현대백화점 그룹은 신규 사외이사 8명 중 6명이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신규로 선임 된 사외이사 중 여성은 27명으로 18.4%를 차지했다. 이로써 30대 그룹 사외이사 767명 중 여성 사외이사는 141명으로 지난 해 119명에 비해 22명 증가하며 여성 사외이사들의 비중도 15.1%에서 18.4%로 3.3%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사외이사들의 경력은 학계가 44.7%(63명)으로 가장 높았고 관료출신이 17.0%(24명), 재계출신 16.3%(23명), 법조출신 10.6%(15명) 순이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