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특정관계 집중은 위험...의존성 낮추기 위한 다변화 필요"
WTO 사무총장 "특정관계 집중은 위험...의존성 낮추기 위한 다변화 필요"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3.05.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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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산업부, WTO 사무총장과의 대화…"개도국 참여로 다자주의 회복"
"다자무역체제 지지 필요...통상, 다각화, 공급 사슬망이 여기에 걸려있다"

WTO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23일 공급 취약성에 대해 "지나치게 특정 관계에 집중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며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다변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 국가들, 뒤처진 개도국들이 있다"며 "우리가 회복 탄력성을 전 세계에서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해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국가들을 세계 무역질서에 편입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세계화의 재정의: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Ngozi Okonjo-Iweala)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사무총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Ngozi Okonjo-Iweala)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사무총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Redefining Globalization : Korea’s Role in a Changing World(세계화의 재정의 :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주제로 'Trade Talks with WTO Director-General(WTO 사무총장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기조강연에서 "한국은 다자무역주의를 지난 기간 동안 충분히 활용하면서 성장했고, 한강의 기적은 무역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1957년에 바로 한국은 한국 전쟁 이후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러다 1960년대에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1967년에 가트(GATT) 회원국이 되었을 때 1인당 수입이 160달러에 불과했다. 지금은 1조4000억 달러 정도를 수출하게 되었으며, 반도체, 조선업, 전자의 선도적인 국가이다.

특히 한국의 여러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들에서 이제는 네이버, 쿠팡 등 기술 중심의 회사, 그리고 셀트리온 같은 제약회사가 성장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지금 현재 한류 문화를 수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한국 같은 경우에는 강력하게 대응했고 이 또한 소프트파워가 됐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한국은 무역 중심의 성장을 통해서 바로 전 세계 한국 제품들을 수출할 수 있었다"며 수출은 목적이자 도구라고 언급했다. 그는 "수출때문에 생활 수준이 높아질 수 있었다"며 2021년에 1인당 소득은 3만5000달러를 넘어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한국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문제로 인구학적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며 출산율이 0.78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현재 5천100만명에서 21세기말까지 2천800만명으로 줄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개방된 무역 경제가 다자체제 및 WTO의 근간을 두고 있고, 이를 통해 한국의 경제적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며 "지정학적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특히 미중 관계의 긴장이 개방된 경제의 부담이 되고, WTO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서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화에 대한 대안들을 찾고 있으며 리쇼링이 한예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사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국가간의 단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한국은 세계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WTO가 제 기능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라며 "식량의 절반을 수입하고 있으며 현재 곡물 자급 자족률은 20%로 OECD 국가중 낮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디커플링과 탈세계화의 우려한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려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리쇼링 정책은 향후 무역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몇몇 영역에서는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더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먼저 실질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공급망이 잘 다변화되어 있지 않는다면 쇼크에 취약해질 것이고, 회복 탄력성을 위한 리쇼링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WTO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경제가 2개의 무역 블록으로 나뉘어진다면 실질적인 GDP가 현재 보다 5% 정도 낮아질 수 있다. 세계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된다면 많은 국가들이 소득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며 기후변화에서부터 차후에 잠재적인 팬데믹에 우리가 대처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에티오피아 같은 국가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곡물을 수입할 수 있었으며, EU는 에너지와 가스를 러시아 외의 시장으로부터 공급을 받을 수 있었다. 통상은 오히려 충격을 전달하기보다는 흡수한 것을 볼 수 있다고 있다고 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공급망의 다변화 위해 지금까지는 소외되었던 국가들을 세계 무역질서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중국 더하기 인도네시아 또는 중국 더하기 인도를 이야기했다. 중국 더하기 방글라데시아는 어떠냐고 묻는다. 중국 플러스 모로코는. 중국 플러스 나이지리아는 어떠냐고 묻는다. 우리는 다변화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 플러스 브라질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할때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글로벌화를 통해서 이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무역을 통해 무역의 무기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뒤를 많은 국가들이 따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며 "세계 무역 질서에 편입되면서 성장은 계속 이어나가고 또 빈곤을 퇴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공급망에서 회복 탄력성을 줄이는 것은 한국에게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의 인구가 고령화가 되고 있고 생산에 참여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한국의 상품이 수출되고 인정받고 있지만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인정을 받지 못 하는 지역도 있다"며 예를 들어서 페루, 콜롬비아, 중남미 국가들과 FTA가 있지만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아직 FTA를 맺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로의 한국의 수출은 10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2012년에 142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그리고 남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며 이 같은 한국 비즈니스의 성공이 다른 지역으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중남미 지역, 중동 지역으로 더 확대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기업인에게 "여러분께서 시도해보지 못한 새로운 투자 분야를, 살펴보지 않은 국가들을 한번 살펴 보시기 바란다"며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때"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해주길 바란다"며 "여러분께서 통상을 위해서, 다각화를 위해서, 공급 사슬망을 위해서, 하신 모든 일이 여기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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