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최근 경기 선행지수 하락의 의미와 시사점’
삼성경제연구소 ‘최근 경기 선행지수 하락의 의미와 시사점’
  • 신창목 수석연구원
  • 승인 2010.08.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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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8월 25일자로 seri 경제포커스 제306호 ‘최근 경기 선행지수 하락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0년 들어서 선행종합지수(전년동월비)와 동행종합지수(순환변동치)의 국면전환 간의 시차가 길어지면서 경기 판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2010년 1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어 경기하강 국면으로의 전환이 임박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본 결과 경기하락 국면 전환 시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간의 괴리발생은 일반적인 현상이며, 두 지수의 국면전환 시차도 7∼13개월 정도 발생했다. 미국 및 중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 대두 및 유럽 재정위기의 지속 등으로 향후 한국경제의 회복속도 둔화가 예상된다.

반면, 최근의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타난 선행지수의 빠르고 강한 반등에 따른 기술적 반락으로 향후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2009년 중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2009년 12월에는 11.6%로 전 고점(2007년 11월) 7.4%를 대폭 상회하고 있다. 경기의 소순환 국면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선행지수의 하락일 뿐 현재의 강한 동행지수 상승세로 볼 때 경기확장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간 괴리의 특성 및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선행지수 및 동행지수의 흐름을 과거 사례와 비교함으로써 현재 경기국면에 대한 이해를 제고해야 한다. 최근 선행지수의 전년동월비 하락 원인과 특징을 각 구성지표의 흐름을 통해 파악함으로써 향후 안정성장 지속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최근 선행지수 약화는 과거 사례와 상이한 특성을 보유했다.

1997년 이후 전년동월비 선행지수가 하락했던 시기와 최근의 선행지수약화를 비교한 결과 상이한 특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선행지수 및 동행지수 국면전환 간의 시차(이하 선행시차)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과 같은 급작스러운 대규모 경기부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긴 편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의 선행시차는 3개월로 비교적 짧아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하락이 곧바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6개월 연속 하락에도 불구하고 동행지수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최근의 선행지수 악화 현상을 급작스러운 대규모 경기부진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it 버블 붕괴 및 국내 가계신용위기 당시와 비교 시 선행시차가 비교적 길다는 측면에서는 유사하나 선행지수의 악화 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it 버블 및 가계신용위기 시의 선행시차는 각각 13개월과 7개월로 최근 6개월째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간의 괴리가 지속되는 현상과 유사하다. 그러나 선행지수의 악화 폭이 2010년 6월 현재까지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일뿐 아니라 위기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it 버블 및 플라스틱 버블 같은버블 형성도 없어 it 버블 붕괴 및 가계신용위기 당시와도 상이하다.

2004년과 2006년에 관측된 경기의 소순환 국면과 비교했을 때는 선행시차가 상당히 긴 편이다. 경기 소순환 국면과 같이 선행지수의 악화 폭이 크지 않다. 그러나 소순환 국면에는 동행지수의 하락이 선행지수 하락보다 앞서 발생하거나 동시에 발생했던 것으로 볼 때 최근의 상황은 소순환 국면과도 상이하다.

과거 사례와의 비교만으로는 최근의 경기 상황 판단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선행 및 동행 지수 구성지표들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2010년 상반기 중 선행지수 구성지표들의 전년동월 대비 증감률 추이 및 기여율을 분석해 최근 선행지수 약화의 특징을 파악했다.

생산, 소비 및 무역 관련 지표들이 선행지수 약화요인으로 작용했다.

재고누적으로 인해 생산부문의 재고순환지표가 전년동월 대비 감소한 것이 최근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감소의 가장 큰 원인(기여율은 -44.3%. 출하증가를 동반한 재고누적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경기는 회복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향후 국면전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9년 초의 출하부진에 따른 의도하지 않은 재고누적과는 달리 최근의 출하증가를 동반한 재고누적은 미래 판매를 위해 의도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의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향후 출하증가세의 둔화와 재고누적이 지속될 경우 경기하강 국면으로 전환될 소지도 존재한다.

소비심리 개선의 부진도 경기선행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기여율은 -30.5%)이다. 소비심리 개선은 부진한 상황이나 한은의 2010년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112로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큰 폭의 경기둔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소비심리의 추가적인 악화로 인한 선행지수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순상품 교역조건의 악화도 선행지수 약화요인으로 작용(기여율은 -21.8%)했다. 반도체, lcd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이 하락할 전망으로 향후 교역조건은 선행지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 관련 지표들도 선행지수 약화요인으로 작용했다.

2010년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기여율은 -7.3%)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고, 국고채수익률(3년)도 하락해 장단기금리차(기여율은 -14.5%)가 축소됐다. 주식시황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는 한 기저효과로 인해 코스피지수의 전년동월비 하락이 불가피했다.

2009년 중에는 정책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여 이와 연동된 콜금리가 안정적인 추이를 보인 반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되어 선행지수 개선에 기여했으나 2010년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한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경우 단기금리의 상승으로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될 소지가 있다.

실질유동성 증가세 둔화도 선행지수 약화요인(기여율은 -4.9%).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공격적으로 투입되었던 유동성 회수로 인해 금융기관의 유동성 증가세가 2009년 7월을 정점으로 둔화 추세이다. 한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및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생산자물가 상승 가능성 등도 향후 유동성 증가의 제약요인이다.

투자 및 고용 관련 지표들은 선행지수 개선요인으로 작용했다.

기계수주액(기여율=5.2%)과 자본재수입액(기여율=14.9%)의 증가세 확대가 선행지수 개선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건설수주액(기여율=-8.3%) 증가세 둔화는 악화요인으로 작용했다.

2010년 중 it 및 자동차 산업의 호황으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경기회복세를 주도했다. 2010년 1/4분기와 2/4분기의 일반기계류 설비투자가 각각 전년동기 대비 73.6%와 73.1% 증가. 국민계정 지출 항목 기준의 설비투자도 동 기간 중 29.9%와 29.0%의 높은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을 기록했다.

2010년 2/4분기에는 it 및 자동차 산업의 설비투자조정압력이 하락세로 반전하여, 향후 설비투자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건설산업 및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해 투자 관련 지표 중 건설수주액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2010년 들어 고용상황이 개선되면서 7월의 구인구직비율10)이 63%로 전년동월 대비 15.6%p 상승하는 등 구인구직비율은 최근 선행지수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 및 고용 부문의 강세’와 ‘금융부문의 약세’에 주목해야 한다.

it 및 자동차 산업 등 주력수출산업의 선전과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에 의한 투자 및 고용 개선이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하락 폭을 축소하는 데 기여했다. it와 자동차 산업의 호조는 투자뿐만 아니라 전체 광공업생산 증가를 주도하는 등 동행지수의 개선에도 기여했다.

2010년 6월에도 전체 광공업생산 전년동월 대비 증가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주도했다.

2010년 들어 일자리 창출 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의 고용상황 개선은 선행지수뿐만 아니라 동행지수의 개선에도 기여했다. 2010년 상반기 일자리는 전년동기 대비 28.3만 개 증가했으며, 7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47.3만 개가 증가하는 등 고용개선이 지속됐다. 상반기 중 정부 정책효과에 의한 일자리 창출이 약 24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정부의 노력이 주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단계의 전반부라 할 수 있는 2009년 중에는 선행지수의 개선요인으로 작용했던 금융 관련 변수들이 2010년 들어서는 악화요인으로 작용했다.

양적완화 및 금리인하 등의 정책효과로 인해 유동성과 장단기금리차 등이 개선되고 주식시황도 개선되면서 2009년 중에는 금융 관련 지표들이 선행지수 개선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서는 한은의 유동성 환수, 장단기금리차 축소 및 주가상승세 약화 등으로 금융지표들이 선행지수 악화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신중한 금리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경기 회복세 둔화에 따른 수요 축소, 반도체와 lcd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 하락 및 세계 경쟁업체들의 반격 등으로 투자를 주도했던 it 및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미래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유보되지 않도록 경제의 안정성장을 위한 노력과 함께 세제 및 금융 지원, 규제완화 등을 통한 투자 활성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민생 안정 차원에서도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 약화, 금융기관 유동성 축소 및 시장금리 상승 등을 초래하여 선행지수 악화를 가속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조치의 정상화 필요성이 높아져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더라도 신중하고 단계적인 인상을 통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신창목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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