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수퍼맨의 시대에서 아바타의 시대로’
삼성경제연구소 ‘수퍼맨의 시대에서 아바타의 시대로’
  • 김정석 수석연구원
  • 승인 2010.09.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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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의 <수퍼맨> 시리즈와 2009년 개봉된 <아바타>는 각각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여 흥행에 성공했다. 경쟁과 무한성장을 미덕으로 여기던 시대에<수퍼맨>은 ‘가장 강하고 정의로운’ 초능력 영웅을 등장시켜 관객의 선망 심리를 자극했다. 한편 공존 속에서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오늘날 <아바타>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2006년 개봉한 <수퍼맨 리턴즈>는 기존의 스토리 구조를 답습한 결과, 관객의 호응을 얻는 데 한계를 보였고, 수퍼맨은 점차 추억 속의 영웅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수퍼맨>의 퇴진과 <아바타>의 부상은 대중의 동경과 선호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기업은 세계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아바타>를 통해 시장을 구성하는 대중의 다양한 욕구와 니즈를 이해하고, 이를 기업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아바타>의 성공 비결은 자연친화성, 소통과 참여, 창조적 역발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아바타>는 ‘자연친화성’과 ‘소통과 참여’의 메시지를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창조적 역발상’으로 신선한 재미를 제공했다.

자연친화성:영화 속에서 자연은 인간이 영원히 몸담고 살아가야 할 환경으로서, 첨단무기로 무장한 인간들이 추구하는 금전상의 이익을 능가하는 가치로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판도라 행성의 매혹적인 자연생태계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려는 현대인의 희망과 잘 부합된다.

소통과 참여:소통과 참여를 중시하는 외계 나비족의 삶은 명령과 복종 위주로 운영되는 인간의 조직에 비해 훨씬 매력적으로 부각된다. 영화 속에서 나비족은 상호 굳건한 연대의식을 지니고 있으며, 동식물과도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친밀한 소통과 그에 기초한 참여적 삶의 모습은 소셜미디어(sns)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소통과 참여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는 현 세대의 니즈를 반영한다.

창조적 역발상: 영화는 기존의 권선징악적 요소를 살리면서도 통념과 상식을 뒤집는 역발상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창조한다. 인간과 외계인인 나비족의 전쟁에서 나비족의 승리라는 결말 등 전통적인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한 전개를 시도하면서 관객의 흥미를 배가한다. 오늘날 기업들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기존의 고유영역과 전문성을 넘어서는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신시장, 신제품을 창출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대중문화는 현실 트렌드를 반영하는 窓으로 시대감성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다. 따라서 기업은 대중문화를 통해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악하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경계나 영역에 얽매이지 않는 창조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現시대가 원하는 것은 ‘수퍼맨’이 아닌 ‘아바타’

1970~1980년대의 수퍼맨 시리즈와 2009년 개봉된 아바타는 각각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여 흥행에 성공. <수퍼맨>은 ‘가장 강하고’, ‘가장 정의로운’ 초능력 영웅을 등장시켜 관객의 선망 심리를 자극. 1978년 1편이 개봉된 후 1987년까지 4편의 시리즈로 미국 내에서만 3.2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성공

<아바타>는 과학문명을 등에 업은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反자연·反생명적 행태를 극복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을 매료시킴. 전 세계 흥행수익이 27.6억 달러로 영화사상 최초로 20억 달러를돌파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미술상 등 3개 부문 수상

시대의 흐름 속에서 수퍼맨은 점차 추억 속의 영웅으로 사라져가고 아바타의 시대가 도래. 2006년 개봉한 <수퍼맨 리턴즈>는 기존의 스토리 구조를 답습한 결과, 관객의 호응을 얻는 데 한계. ‘침울하고 빛바랜 영화’(‘시카고 선 타임스’), ‘컴퓨터 그래픽 외에는 볼 게 없는 영화’(‘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의 혹평이 이어짐. 반면, <아바타>는 창조적인 역발상을 통해 스토리의 효과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젊은 층의 각광을 받으며 사회적 아이콘으로 부상

기업은 아바타의 성공요인을 되새겨볼 필요

기업은 세계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 <아바타>를 통해 시대의 요구를 이해하고 기업 전략에 반영할 필요. 수퍼맨의 퇴진과 아바타의 부상은 대중의 동경과 선호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제시. “영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 같은 것” (영화감독 이두용). 환경과 고객의 취향이 급변하는 오늘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니즈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아바타>는 기존 영화의 흥행공식을 뒤엎는 측면이 많아 기업경영에도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 관객은 선천적으로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수퍼맨이 아니라 주변 동료·자연과 소통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바타에 호감. <수퍼맨>에서 관객은 주인공의 활약을 지켜보는 방관자에 그쳤지만 <아바타>에서는 주인공의 감정을 함께 느끼며 스토리에 참여

<아바타>의 성공 비결

<아바타>의 성공 비결은 ① 자연친화성, ② 소통과 참여, ③ 창조적 역발상의 3가지로 요약 가능. ‘자연친화성’과 ‘소통과 참여’의 메시지를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창조적 역발상’으로 신선한 재미를 제공

·자연친화성: 영화 속에서 자연은 인간이 영원히 몸담고 살아가야 할 환경으로서 가장 소중한 가치이자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
·소통과 참여: 소통과 참여를 중시하는 외계 나비족의 삶은 명령과 복종 위주로 운영되는 인간의 조직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부각
·창조적 역발상: 기존의 권선징악적 요소를 살리되 통념과 상식을 뒤집는 역발상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창조

자연친화성: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대상

영화 <아바타>는 판도라 행성의 대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의 아름다움을 부각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 영화 속에서 인간들이 갈구하는 자원은 판도라 행성의 광대한 자연이 지니는 가치에 비하면 하잘것없이 느껴짐

그러한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나비족에 대해 관객은 자연스럽게 동조 심리를 갖게 됨. 첨단무기로 무장한 인간집단보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비족이 우리 편이라는 인식. “이 세상의 모든 에너지는 잠시 자연으로부터 빌려온 것이므로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 (여주인공인 ‘네이티리’의 대사 中)

자연친화성은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도 점차 부각되는 경향. 대부분의 소비자는 생활 속에서 친환경 방식을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 최근에는 전자제품에도 옥수수, 마 등의 친환경 소재로 된 제품이출현하는 등 친환경은 소비자의 삶에 밀착. 삼성전자가 2009년 북미시장에 출시한 리클레임(reclaim)폰은 휴대폰커버에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

친환경은 업종 및 산업을 불문하고 모든 기업의 지속성장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으로 부상. 국제적으로도 사회책임투자(sri) 기준이 보편화되면서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化. 투자의 기준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와 같은 무형의 자산으로 변화. 친환경 추세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 “전 세계적인 그린에너지 전환 움직임이 기업들에게는 신흥시장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것” (스티브 플러더 ge 에코매지내이션 총괄 부사장)

소통과 참여: 소통을 기반으로 이룬 승리

영화 속에서 나비족의 소통지향적 문명은 이를 관람하는 관객이 느끼는 가장 중요한 매력점. 나비족은 상호 굳건한 연대의식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동식물과도 교감을 나누는 삶을 보여줌. 나비족 여전사인 네이티리가 주인공을 戰士로 교육하면서 가장 먼저 가르친 것은 교감 (샤헤일루). 인간들과의 최후의 전쟁을 앞둔 나비족은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타 부족의 협력을 유도했으며, 심지어 동식물들과도 연합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승리를 거둠. 반면 인간의 조직은 명령과 복종, 의심과 상호 감시의 체제로 오늘날 조직이 지니는 일반적인 병폐를 함축적으로 보여줌

나비족이 보여준 친밀한 소통과 그에 기초한 참여적 삶의 모습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소통과 참여의 의미와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는 현 세대의 니즈를 반영. 종래 여론 형성을 주도했던 매스미디어의 일방적인 전달체계에서 벗어나 쌍방향적인 소셜미디어(sns)가 소통의 주류로 부상. 일방적 의사소통보다 쌍방향 의사소통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하려는 경향도 대두. 트위터에서는 팔로워(follower)가 몇 명이냐뿐 아니라 몇 명을 팔로잉(following) 하느냐도 중요

기업들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 소비자와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친밀감 및 신뢰감을 형성. 한국에서도 다수의 ceo가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 기업은 개인의 스토리를 활용하여 광고나 마케팅에 활용

창조적 역발상: 역발상을 통한 스토리의 재탄생

<아바타>는 내용 측면에서도 역발상적 스토리 전개를 통해 관객의 관심과 시선을 유지. <아바타>는 외계인인 나비족이 인간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두는 등 전통적인 영화에서는 찾을 수 없는 신선한 줄거리로 관객의 흥미를 배가. 원시장비만을 갖춘 나비족 군대가 과학문명으로 무장한 인간 군대를 격파. 관객은 현실 속의 주인공이 아바타를 통해 활약하는 과정에서 나비족에게 감정이 이입되면서 결국 인간보다 나비족에 공감

영화의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은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등 기념비적인 영화를 제작해온 인물로 <아바타>에서도 독창적인 발상을 과시. 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구상했을 뿐 아니라 3d 기법의 적용에서도 본인의 아이디어를 관철하여 혁신적인 방법을 구현. 이미지 기반 페이셜 퍼포먼스 캡처, 컴퓨터 제작용 실시간 가상카메라, 시뮬캠(simulcam) 시스템 등 3d 첨단 혁신기술들을 적용. 3d 입체효과를 과시하기보다 오히려 자제함으로써 관객의 콘텐츠몰입도를 배가. “영화의 기술이 결코 창의력이나 인간의 감정, 스토리 등을 압도하지 말아야 한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

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 고유영역을 초월하여 다양한 협업(collaboration)을 시도. 패션계에서는 브랜드와 스타 디자이너 간의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가 이슈화. h&m(hennes & mauritz ltd)社는 매년 칼 라거펠트, 스텔라매카트니, 소니아 리키엘 등 스타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전 세계패션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킴. 일본 유니클로社는 스타 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와 협업하여+j를 성공적으로 출시

대중문화를 통해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악하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 대중문화는 현실 트렌드를 반영하는 窓으로 시대감성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수단. 대중문화와 기업 마케팅을 접목하여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추진. “정보화 사회는 지났으며, 이제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해 주는것이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드림 소사이어티 시대가 온다” (옌센,롤프 (2005). ‘드림 소사이어티’(서정환 역). 리드리드출판.)

영역을 뛰어넘는 ‘다학제적(interdisciplinary) 사고’를 통해 창의성 배양. 예술과 기술의 차이는 사람들이 만든 관념적 구별일 뿐이고 창조를 위해서는 영역을 넘나드는 시도가 필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적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예술가이자 만능과학자 [김정석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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