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규모나 설계 등에 비추어 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은 아주 제한적"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31일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의 당면한 위험요소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중동 사태"라며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있고, 경기 하방 리스크도 있다. 워낙 전개 과정이나 얼마나 지속될지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율 상승이 한국 경제의 대외리스크로 작용할 우려는 적다"며 "한국이 상당히 개선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화금융플라자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면서 1530원대 환율에 대해 질문을 받고 "환율 레벨 자체는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금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 유동성에 관한 지표는 양호하고,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 안정성을 직결시킬 필요는 지금은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 후보자를 실용적 매파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신 후보자는 "매파냐 비둘기파냐 이분법식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중요한 것은 경제 전체 흐름을 잘 읽고, 시스템 차원에서 금융 제도와 실물 경제가 어떻게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어떤 효과를 내는지를 충분히 파악한 다음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이 한 달 동안 지속되고 있는데, 물가와 경기 하방 리스크 두 요인 중 어느 것이 좀 더 무게감이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 신 후보자는 "아직까지는 상황이 워낙 불확실성이 많아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예단할 수는 없다.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되는 사모대출 시장에 대해 "사모대출은 2조 달러에 못 미치는 규모로 은행 부문이나 다른 금융 부문에 비해 좀 작다"고 말했다. 최근에 화두가 되는 문제는 "신용 리스크, 부도 리스크보다는 유동성 리스크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뺄 때 제때 뺄 수 있는가'의 문제인데 아직은 규모로나 전체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봐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따로 만났는지에 대해 "만나 뵙지 못했다"고 답했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아직 후보자 입장이라 구체적으로 드릴 입장은 아니다"고 말한 신 후보자는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 경로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미-이란전쟁이 금리 인상으로 열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신 후보자는 "아직은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워낙 불확실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될 것 같다"며 "물론 중앙은행간의 통화 정책이 서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선진국들의 통화정책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경에 대해 "중동 상황으로 인해 취약 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은 필요하다"고 피력하면서 "현재까지 발표된 추경 규모나 설계 등에 비추어 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은 아주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에 이창용 총재와 스위스 바젤에서 만났으며, 한국은행과 한국경제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신 후보자는 "이창용 총재는 총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바젤 BIS를 방문한다. 아주 중요한 CGFS 위원회에 매번 참석해 심도있게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IS라는 기관 자체가 63개국의 중앙은행들이 모여서 서로의 경험을 비교하고 여러 문제점을 공유하며 깨달음을 갖고 돌아가는 장소"라며 "항상 각국 총재들이 BIS에 오면 '이번에도 앞으로 두 달동안은 귀국해서 여러 가지 통화정책이나 중앙은행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을 하고 가신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