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 구제역 파동
국가재난 구제역 파동
  • 전대열 객원 대기자
  • 승인 2011.01.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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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서 시작한 구제역 파동은 이제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몸서리치고 있다. 아직 번지지 아니한 호남지역은 구제역이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산지사방으로 뻗어있는 온갖 도로를 소독 물로 흥건히 적시고 있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에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뚜렷한 치료약이 없다. 가만 놔두면 쓰러져 죽게 되는 데 전염력이 놀라워 금세 전국적으로 확산된다. 이번에도 관계당국에서는 재빠르게 대응했으나 결국 왕래를 차단할 수 없는 치명적 약점 때문에 한 달 사이에 전국적으로 퍼지고 말았다.

구제역이 소와 돼지에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나와 있지 않다. 광우병에 대해서는 초식동물인 소의 사료를 만들면서 생선뼈나 동물의 뼈 등 동물성을 혼합시킨 게 주원인 중의 하나라는 연구가 나와 있다. 초식동물은 풀을 뜯어먹어야 옳지 동물성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는 대자연의 법칙을 어긴 인간들의 잘못이 엄청난 재난을 자초했던 것이다. 인간이나 동물의 세계를 막론하고 정해진 자연법칙에 따라 행동해야 된다는 신의 경고인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의 사회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간은 자연의 섭리와 법칙에도 따라야 하지만 집단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스스로 만들어 놓은 규칙과 법률을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거나 무시하면 질서는 파괴되고 혼란에 빠지며 이를 제재하기 위한 징계와 형벌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통제방법이 없으면 약육강식의 동물세계가 된다. 다행히도 인간은 스스로의 파멸을 막기 위한 지혜를 발휘하여 씨족과 부족을 거쳐 국가사회로 발돋움한지 오래고 연면히 계속되고 있다.

인간사회는 이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통제의 기능을 갖고 있는 반면 동물의 세계에서는 오직 힘만이 최고다. 동물들은 생존법칙에 따라 먹이를 해결한다. 힘세고 큰 동물이 약하고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것이다. 인간사회는 정해진 규칙과 법률 또는 조약에 따른 규제와 금지조치가 반드시 뒤따른다. 이를 엄격하게 지키기만 하면 국제사회는 평화를 유지하고 경제가 안정된다. 그런데 언제나 역기능의 속셈을 가진 나라가 있게 마련이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문제를 일으키는 북한 같은 나라다.

천안함이나 연평도에서 보듯 겉으로 평화를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호시탐탐 전쟁을 향하여 줄달음친다. 핵을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서도 곧장 핵실험을 두 번이나 자행했다. 무기생산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도 인민을 먹여 살리는 데는 속수무책이다. 3백만의 인민이 기아를 견디지 못하고 굶어 죽었다는 현실적 악의 정치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사회생활에서도 이런 일은 부지기수로 벌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법률과 규제 그리고 도덕의 틀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다만 한 줌도 안 되는 인간들 속에서 악의 무리가 나타난다. 정상적인 삶을 통하여 스스로 행복해지려고 하지 않고 남의 재화를 빼앗거나, 남을 괴롭혀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든다. 범죄의 늪에 스스로를 빠뜨려 헤어나지 못하는 인간군상이 많다. 이들 범법자에게는 형벌로 응징을 가하지만 그것만으로 교화가 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꾸준한 노력을 해서 결과는 나타날 수 있지만 과정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때 문제를 챙겨야 모든 일이 잘 풀리는 이치를 잊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전국을 휘몰아치고 있는 구제역 파동은 정부로서도 걷잡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드디어 ‘국가재난’으로 선포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중국이나 태국은 상시(常時)구제역 국가로 불린다. 일본 역시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태세에 기인한다. 한국에서는 일단 구제역이 발생하면 일차적 예방책임이 지자체에게 주어진다.

해당지역 지자체가 전력을 기울여 도로를 봉쇄하고 소독약을 뿌린다. 구제역 발생지역의 도로를 막고 차량과 사람의 왕래를 통제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어디에 묻어 나갈지 알 수 없다. 지자체만의 힘만으로는 효과가 반감된다. 구멍이 뚫린다는 뜻이다. 전염병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 망양보뢰(亡羊補牢)라고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전염병은 언제 어떻게 퍼질지 아무도 모르는 재앙이다.

널리 퍼지기 전에 막는 게 상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정부가 나서 전권을 휘둘러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은 군대까지 동원하여 부족한 일손을 거든다. 정부가 나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군경은 물론 예비군까지 동원되는 일이 많다. 재빨리 손을 써야 하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국민적 협조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국가재난을 최소한도로 그치게 하려는 모두의 노력이 하나로 승화해야만 희망은 더욱 커진다. 살처분된 100만 마리의 희생이 값어치 없이 도루묵이 되어선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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