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인도 시장, 단순 저가 제품 이상의 가치를 요구한다’
LG경제연구원 ‘인도 시장, 단순 저가 제품 이상의 가치를 요구한다’
  • 박광원 기자
  • 승인 2011.07.26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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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던 인도 시장이 제조업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글로벌 제조 기업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인도시장에서의 한판 승부를 위해 투자가 시작되고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 제품으로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인도 소비자를 위한 진정한 가치를 제안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포장이 중간중간 벗겨진 도로를 온 가족을 태운 오토바이들이 위태롭게 질주한다. 병원에 오기 힘든 환자를 진료해줄 장비가 부족하다. 전기가 하루에도 수십 차례 끊기고 전압이 불안정한 집에서 전자 제품들은 쉽게 고장이 난다. 돈이 없어서 샴푸나 치약도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가 절반이 넘는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이런 모습은 개발도상국가 초기에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2001년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Jim O’Neill)이 BRICs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래, 인도는 떠오르는 신흥개발국가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실제로도 거의 매년 8%가 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사람들은 인도시장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인도에 가보면 10년이 지난 지금도 앞에 설명한 여러 현상들을 도시 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인당 GDP를 비교해 보아도 브라질·러시아 10,000달러, 중국 4,300달러 인데 비해 인도는 1,400달러 수준이다. 중국과 달리 인도는 중앙정부의 힘이 약하고 각 주마다의 독립성이 강한 이유로 엄청난 인구를 한 방향으로 이끌기 쉽지 않다.

아직 부정부패도 만연해있다. 2010년 국제 투명성 기구에서 발표한 인도 부패지수는 178개국 가운데 87위로 중국보다도 9계단이나 아래에 있다. 이와 같이 인도는 13억의 거대한 인구를 가진 시장이지만 아직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다. 인도는 언제쯤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할 것인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20년 정도가 되면 지금의 중국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서비스 산업에서 제조 산업으로

최근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신규 투자를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포드자동차 14억 달러, 도요타자동차 6억8천만 달러, 파나소닉 2억5천만 달러, GE 2억5천만 달러, GM 1억4천만 달러, P&G 1억 달러 등 주요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인도시장에 더욱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FDI(외국인 직접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역시 제조업에 해당하는 자동차, 전자, 생활용품 산업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비스 산업에 대한 FDI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분야는 오히려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투자가 눈에 띈다.

무엇이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인도 시장 투자를 이끌고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맘모한 싱(Manmohan Singh)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개방 정책의 국민회의당(India National Congress) 정권 유지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009년 총선에서 다수당(374석중 201석 확보)이 되어 안정적인 국가 운영이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정책적으로 과거 서비스 산업에 집중되던 구조를 제조업 육성으로 바꾸고 있다.

둘째, 미래의 인도시장 매력을 높게 평가한 글로벌 기업들의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맥킨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5년 구매력이 있는 연 가계소득 4,500달러 이상 11,300달러 미만의 중간소득층 인구수가 2005년 대비 44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이미 치열해진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기업들의 최근 인도에 대한 급격한 투자 증가는 성장동력 모색과 더불어 중국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것이 밑바탕이라고 분석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글로벌 기업들이 대다수의 인도 소비자들을 위한 가치 제공에 대해 자신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템포가 빨라지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인도가 빠르게 성장해도 시간적인 한계는 분명이 있다.

즉, 2015년이 되어도 여전히 가계 소득이 연간 4,500달러 미만인 인구가 78%(10억2천만명)나 된다. 실제로 구매력이 조금이나마 있는 저소득층 세그멘트를 보아도 1년에 한국 돈으로 210~480만원 정도를 번다. 4~5명이 되는 가족이 연 소득 210~480만원을 가지고 생활하면서 빚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전이나 자동차는 현재 선진국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선진국 시장에서 10년쯤 전에 히트 치던 진부해진 제품을 그대로 들여올 수는 있다. 예컨데, 브라운관(CRT) TV나 이조식 세탁기 등을 설명서만 힌디어로 바꿔서 생산·판매할 수 있다.

즉, 매년 엄청난 성장을 하는 인도시장에서 구태여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그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을 글로벌 기업들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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