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30원 폭등,최근 환율은 예측할 겨를도 없이
환율 30원 폭등,최근 환율은 예측할 겨를도 없이
  • 이성재 기자
  • 승인 2011.09.2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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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원 뚫릴 수 있다”
“지금은 환율 예측이 무의미합니다.”

요즘 외환시장은 전문가들도 아연케 할 만큼 돌발적이다. 소위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불리는 주요 환율 수준이 하루 아침에 뚫리는가 하면 ‘주가하락→환율상승’ 같은 공식들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이달 들어 100원 넘게 치솟았다. 한달 전만 해도 상황은 완전히 반대였다. 국내 경제는 상대적으로 견고하다는 판단으로 꾸준히 원화를 매수했던 역외 투자자들 덕에 환율은 1060~1080원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최근 환율은 예측할 겨를도 없이 성큼성큼 오르고 있다.

◆ “1200원 뚫릴 수 있다”

22일 환율은 달러 강세로 전날보다 29.9원 오른 1179.8원에서 마감했다. 당장은 전날 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4000억달러 규모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것)를 단행하기로 했지만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계 경제 하강 위험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불안감만 커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강해지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달러를 끌어모으면서 전문가들은 환율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1200원 진입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날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제윤 1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방향이든 쏠림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의주시하라”고 언급한 내용이 전해졌지만 외환시장은 반응도 하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단기적으로 어디까지 오를 거라는 전망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추가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며 “미국 3대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깎이는 등 악재들이 도미노처럼 발생하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1200원에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 대비 원화 환율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22일 100엔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오른 1530원대에서 거래됐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달러화 강세로 엔화도 달러화에 대해선 약세를 띠었지만 원화 절하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 상쇄된 것이다.

◆ 늘 얻어맞는 원화

환율 급등락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안정되는 듯 싶다가도 악재가 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춤을 춘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신흥통화에서의 빠른 이탈’이라는 기사에서 “다른 신발 한쪽(신흥경제)도 결국 쓰러졌다”고 언급했다.

아시아통화 중 중국 위안화만 올들어 3.2% 절상됐고, 원화(-0.2%)·러시아 루블화(-2.4%)·브라질 헤알화(-6.8%) 등은 선진국 경제에 따라 맥을 못 췄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외화유동성 체질은 좋아졌다. 국내 금융기관의 단기외채 비율은 50%에서 30%로 낮아졌고 외화차입시 붙는 가산금리도 10bp(1bp=0.01%p) 가량 낮아졌다.

그러나 문제가 더 꼬이고 복잡해졌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유로존 재정위기는 과거 위기 상황에 비해 복합적이고 구조적인데다 광범위하기 때문에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다”며 “해결방안이 나온다 해도 효과를 내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전전긍긍이다. 환율 급변동의 원인이 주로 대외 요인이기 때문에 외화당국이 손을 쓸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내놓은 것도 양적완화의 실효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2008년 위기 때는 정책공조를 하든, 금리를 인하하든 정책수단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책대응 수단이 약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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