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엘피다 인수 땐 삼성과 양강 체제
SK하이닉스, 엘피다 인수 땐 삼성과 양강 체제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2.03.3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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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수할진 미지수… 탐색과 견제 목적일 수도"
SK하이닉스일본 엘피다 인수 입찰에 참가한 것은 "SK하이닉스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덩치를 더 키워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 위해선 파산보호 신청으로 비틀거리는 엘피다를 확보하는 것이 좋은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SK그룹 반도체 통한 경쟁력 강화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에 성공하면 전 세계 D램 시장의 35% 이상을 차지, 삼성전자와의 양강(兩强) 체제를 확고히 굳힐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등에 쓰이는 모바일 D램 시장에서도 35% 안팎을 점유할 수 있다.

하이닉스는 대량생산으로 생산원가를 낮추고 가격경쟁력을 높여 규모가 작은 중소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고질적 현상인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 구조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엘피다 입찰에 참가한 주체는 SK하이닉스지만 사실상 이 결정은 SK그룹 차원에서 내려졌다는 관측이다.

그룹 관계자는 "그냥 가능성을 점검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엘피다를 살 생각이 있다"며 "가격만 좋으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엘피다가 패키징(반도체 후공정)과 모바일 D램에서 경쟁력을 가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D램은 PC용 D램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엘피다는 히로시마 공장을 포함, 2개의 D램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 정도 라인을 새로 깔려면 7조~8조원이 든다. 규모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매각 가격이 관건

엘피다 인수의 관건은 가격이다. SK그룹 내부에서도 "매각조건이 맞아야 인수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갖고 있는 현금은 4조2000억원. 올해 예정된 투자액을 충당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엘피다가 갚아야 할 빚이 6조원을 넘는 것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는 경기변동성이 극심하다. 올해 수조원의 흑자를 냈다가도 내년에 다시 수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

엘피다 인수가는 2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미 포브스는 최근 마이크론이 엘피다 인수 대금으로 15억달러(1조7000억원)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의 인수전 참가 배경에 다른 전략이 숨어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엘피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데다, 마이크론·도시바 등 경쟁사가 엘피다를 싼값에 인수해 가는 것을 막으려는 견제 기능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차 심사 통과 후) 최종 입찰까지 참가할지 여부는 앞으로 엘피다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D램(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

컴퓨터 등 전자제품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시장 규모는 연간 35조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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