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기업 62% “대북사업 중단피해 회복 어려워”
남북경협기업 62% “대북사업 중단피해 회복 어려워”
  • 박기연 기자
  • 승인 2012.05.2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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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소재한 A社는 1986년부터 북한에서 모래와 석재를 들여와 판매해 왔으나 2010년 정부의 대북교역 중단조치로 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수주가 끊기고 북한내 채취설비는 폐품이 되는 등 총 100여억원의 피해를 입었고 결국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고 말았다.

연간 200만불 가량을 평양업체에 위탁생산해온 남성의류 업체 B社는 천안함 사태로 북한과의 거래가 막혀 생산처를 중국으로 이전했다. 그 결과 원가가 30%가량 상승하고 수익이 급감하는 등 경쟁력 약화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여성용품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C사는 2010년 제2공단을 짓기 위해 토지분양대금을 완납한 후 설계까지 마쳤으나 정부의 신규투자 금지조치로 공사시행이 전면 보류됐다. C사 관계자는 “대북제재 조치로 설비증설 기회를 놓친 데다 북한의 무력도발에 전망이 불투명해져 해외 바이어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취해진 대북교역 제재 조치로 남북경협기업의 평균 피해액이 20억원에 다다르며 10곳 중 6곳은 피해회복이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대북사업 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남북경협기업의 경영실태와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북제재 조치로 인한 현재까지의 피해회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61.8%가 ‘회복이 상당히 어렵다’고 답했다. ‘조금 회복됐다’라는 기업은 24.8%였고 ‘이미 회복했다’는 기업은 13.4%에 그쳤다.

대북제재로 인한 피해액수는 업체당 평균 19.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10년 5·24대북제재 조치 직후(평균 9.7억원) 조사때 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대한상의는 “대북제재 이후 시설 유휴화에 따른 고정비 지출과 물품반입 중단에 따른 매출감소, 수익저하가 계속 누적되면서 폐업하거나 도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남북경색이 풀리지 않는 한 경협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피해유형으로는 ‘수주 및 주문 감소’(33.2%)가 가장 많았고 이어 ‘투자비 손실’(21.2%), ‘원자재 및 생산비 상승’(16.8%), ‘대출금·이자의 증가’(16.8%), ‘신용등급 하락’(7.2%) 등의 순이었다. <기타 4.8%〉

대다수 기업들은 경영난을 타계할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북제재 조치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없다’라는 응답이 69.2%에 달했다. ‘있다’고 답한 30.8%의 기업들도 ‘해외거래 확대’(58.1%), ‘인력축소, 자산매각’(16.1%), ‘타 사업으로 전환’(12.9%), ‘생산성 제고’(9.7%), ‘납품가격 인하’(3.2%) 등의 생존형 자구책 모색에 그치고 있었다.

남북경협 정상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응답기업들은 ‘경협사업에 정경분리 원칙 적용’(35.9%)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대북정책의 유연성 제고’(31.8%), ‘경협기업 지원책 강화’(20.4%), ‘북한설득을 위한 접근 확대’(11.9%) 등을 주문했다.

추후 북한과 대화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중점을 둘 경협의제로는 ‘통행·통신·통관 등 3통 보장’(58.6%), ‘상사분쟁 해소책 마련’(25.4%), ‘사유재산권 보장’(9.5%), ‘금융불편 해소’(6.5%) 등을 차례로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남북경협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남북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여 통일을 앞당기는 실질적 방안”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른 일관성을 견지하되 경협사업 활성화를 위한 유연성은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기간은 2012. 5.10 - 5.17 조사대상은 남북경협기업 200개사이고 조사방법은 전화 및 팩스로 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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