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사단 全부대 한강이남 배치 9년만에 부분수정
美, 2사단 全부대 한강이남 배치 9년만에 부분수정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2.06.16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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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인 지난 2003년 우리나라 안보의 최대 이슈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함께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 문제였다.

경기도 동두천·의정부 등 한강 이북 곳곳에 포진해 있던 미 2사단은 북한과의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희생을 감수하고 한반도를 방어하겠다는 '보증수표'였다.

미국은 바로 미 2사단을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알려오면서 미군이 한반도에서 발을 빼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한미는 협상 끝에 2003년 6월 1단계로 미 2사단 기지들을 2006년까지 동두천·의정부 주요기지로 통합하고, 2단계로 2006년 이후에 주력부대를 한강 이남으로 이전하는 2단계 이전계획에 합의했다.

오는 2016년 평택기지가 완공되면 한강 이북엔 일부 훈련장을 제외하곤 미 2사단 부대는 남아 있지 않게 된다. 하지만 최근 주한미군 측이 2사단 포병여단(210화력여단)의 현 기지(동두천) 잔류 가능성을 우리 측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측의 입장 변화엔 몇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북 장사정포 위협 대응 문제

서먼 사령관 등 주한미군 지휘부는 최근 작전적인 측면에서 포병여단의 평택기지 재배치를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포병여단은 DMZ(비무장지대) 인근 갱도진지 등에 숨어 있는 북한 장사정포가 기습 포격할 때 한국군 포병부대와 함께 발사위치를 즉각 파악해 5~6분 이내에 대응포격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재 계획대로 평택기지로 옮겨가면 평택에서 전방지역으로 다시 배치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려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미 포병여단은 직경 227mm 다연장로켓(MLRS) 30여문을 보유하고 있는데 MLRS 1문은 직경 227㎜ 로켓 12발이나 사정거리 165~300km인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 2발을 탑재한다.
227mm 로켓탄 1발은 수류탄과 비슷한 위력을 갖는 자탄(子彈) 644발이 탑재돼 있어 축구장 1~2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에이태킴스 미사일 1발은 축구장 4개 이상 면적을 철저히 파괴한다. 포병여단은 에이태킴스 미사일 수백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북한 장사정포는 물론 북한 대규모 기계화부대의 남침을 저지하는 데 미 2사단 포병여단의 전진 배치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초기 지상전 미군 개입 가능성 커져

1990년대 이후 미군의 대(對) 한반도 전략의 큰 흐름은 '유사시 해·공군은 우리(미군)가 책임질 테니 지상전은 한국군이 책임지라'는 것이었다.
지난 1월 발표된 미국의 신국방 전략지침도 이라크전·아프가니스탄전과 같은 대규모 지상전에는 더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 2사단 포병여단이 한강 이북에 잔류할 경우 미 2사단 부대들이 모두 한강 이남에 있을 때에 비해 개전(開戰) 초기 지상전에 미군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군 소식통은 "2003~2004년 미 2사단 재배치 협상 때 일부 전문가들은 한강 이남으로 미 2사단이 모두 내려가면 유사시 미군의 직접 개입 가능성이 낮아지고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완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며 "포병여단의 한강 이북 잔류가 실현되면 이런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주민 반발 등이 변수

정부와 군 당국은 미측의 제안이 군사적인 측면에선 필요한 부분이어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반응은 미지수이다.
동두천시 등 지자체에선 미 2사단 부대들이 오는 2016년까지 평택기지로 이전한 뒤 부지활용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포병여단이 남으면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
또 2사단 포병여단의 이전을 전제로 평택기지 규모 등을 결정했는데 포병여단이 옮겨가지 않으면 평택기지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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