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에 현금자산 66조 쌓였다
100대 기업에 현금자산 66조 쌓였다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2.09.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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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 100곳의 현금자산이 66조원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유럽 재정위기 이후 장기불황에 대비해 곳간에 현금을 차곡차곡 쌓았기 때문이다.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부진한 조선, 화학, 철강 업종 등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현금자산을 쌓을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매출 기준 100대기업(금융ㆍ공기업 제외)이 올해 6월말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6조2천542억원으로 유럽 재정위기 전인 2010년 말(55조4천807억원)보다 10조7천735억원(19.4%) 늘었다.

삼성전자의 현금자산은 6월말 현재 15조5천억원으로 1년6개월 전보다 5조7천억원(58.5%) 증가했고 현대차(7조324억원)와 POSCO(4조9천733억원)는 각각 8천억원(13.1%), 1조5천억원(41.3%) 늘었다.

이는 대기업들은 유럽 재정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일반회사채 만기 도래액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 전체 대기업의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61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5.4% 급증했다. 올해 1~7월에도 35조원 규모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그룹은 작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제일모직 등 6개 계열사가 19차례에 걸쳐 9조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제일모직의 현금자산은 2010년 말 33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천678억원으로 402.4% 증가했다.

은행대출도 늘어 국내 전체 대기업의 은행대출 잔액이 7월 말 현재 140조2천억원으로, 2010년 말(87조3천억원)보다 60.6% 늘었다.

하지만 대기업 중 현금자산이 줄어든 곳도 있다. 조선, 화학, 정유, 철강 등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부진해 현금을 쌓아둘 여력이 없는 기업들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금자산이 2010년 말 6천14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천392억원으로 44.8% 줄었고 STX조선해양(11.4%), 두산중공업(49.5%), 현대미포조선(37.2%), 한진중공업(27.0%)도 각각 감소했다.

중소기업은 사정이 더 나쁘다.

작년 중소기업의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6천950억원으로 대기업의 1.14% 수준이었다. 올해도 7월까지 250억원에 불과하다.

은행대출 잔액은 7월 말 현재 446조3천억원으로 2010년 말보다 3.9% 늘어나는 데 그쳐 대기업의 60.6%와 큰 격차를 보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보이지만 많은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여서 당분간 현금확보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7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90으로 2009년 4월(88) 이후 최저였다.

한국경제연구원 이병기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2008년 위기를 겪으며 현금확보가 가장 좋은 대처법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ESI를 보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기업들의 현금확보 노력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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