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기 추락원인 정비사 실수, 정비사 상관 스스로 자살
블랙이글기 추락원인 정비사 실수, 정비사 상관 스스로 자살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2.12.01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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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T-50B 블랙이글 항공기 추락사고는 정비사의 황당한 실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T-50B 추락사고에 대한 조사결과 담당 정비사인 K중사가 사고 항공기의 피치(Pitch)조종계통(항공기의 상승ㆍ하강을 조종하는 장치)를 정비하면서 이 장치에 꽂았던 차단선을 뽑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30일 밝혔다.

통상 정비사는 항공기 이륙 전 피치 조종계통의 정확한 계측을 위해 가는 전화선 굵기의 차단선을 꼽아 시스템을 정지시키고 나서 정비하고 있으며 정비를 마치면 반드시 이 차단선을 뽑아야 한다.

공군 관계자는 “담당 정비사가 사고 사흘 전인 12일 피치 조종계통 차단선 점검 후 반드시 뽑아야 할 차단선을 뽑지 않는 과실을 범했다”면서 “이 때문에 항공기의 피치 조종계통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2000년 임관해 12년 경력을 가진 K중사는 “작업을 마치고 차단선 뽑아야 하는데 실수로 안 뽑았다”고 말했다고 공군 측은 전했다.

공군 사고조사단은 해당 사고 부대 지휘관이 이같은 실수를 자진 보고함에 따라 사고기와 같은 T-50B를 대상으로 피치 조종계통 차단선을 뽑지 않은 상태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사고 당시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기는 원주 기지를 이륙한 뒤 상승하던 중 기수가 계속 하강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에 조종사 고(故) 김완희 소령(32)은 상승자세 유지를 위해 조종간을 최대로 당겼으나 900여m 상공에서 기수가 급격히 하강하면서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김 소령은 350여m 상공에서 비상 탈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결국 순직했다.

공군은 피치 조종계통 차단선을 뽑지 않은 작업자와 지휘ㆍ감독자를 포함한 업무 관련자들에 대해 별도 조사를 진행한 뒤 엄중히 문책할 계획이다.

한편 해당 정비사의 상관인 K준위가 지난 27일 오전 7시30분쯤 부대 영내 창고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공군은 밝혔다.

K준위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공군 관계자는 “K준위가 부하의 실수에 대해 괴로워하며 자책감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공군은 사고 이후 중단됐던 T-50 기종의 비행을 내달 첫 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공군은 유사한 사고 방지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 사전에 정비 결함인지 시스템을 보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군은 “이번 사고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공군 전 장병은 깊은 자성과 함께 심기일전해 비행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10시28분쯤 강원 횡성군 횡성읍 내지리 인근 야산 8부 능선에서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T-50B 블랙이글 항공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김 소령(당시 대위)이 순직했다.

공사 51기인 김 소령은 2003년 공군 소위로 임관해 고등비행훈련에서 작전사령관상을 받았으며, 총 비행시간이 1057시간에 달하는 베테랑 조종사였다.

김 소령은 지난해 결혼해 4살 연하의 아내와 8개월 된 딸을 남겨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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