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IPO시장, 내년 전망도 ‘잿빛’
위축된 IPO시장, 내년 전망도 ‘잿빛’
  • 신정훈 기자
  • 승인 2012.12.0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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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기업 계열사 상장 잇단 실패…거래소 상장규정도 크게 강화돼
올해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 등록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달 말 포스코특수강, 삼보E&C를 비롯해 상반기 미래에셋생명, 해태제과, 현대오일뱅크, LG실트론 등 6개 기업의 상장에 실패하거나 연기됐고 관심을 모았던 카페베네의 상장도 무산됐다.

증권애널리스트들은 이들 기업의 상장실패 주요 원인을 공모 가격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모가가 기대치 이하로 나오게 된 것은 불리한 시장의 상황을 읽지 못하고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달 30일 주식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포스코특수강은 주식 공모 가격이 기대에 훨씬 못 미쳐 급기야 공모를 포기한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상장이 있기전 포스코특수강의 희망 주식 공모가격은 2만8000~3만3000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28~29일까지 있었던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은 2만원도 못되는 공모가격을 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특수강은 포스코그룹이 보유한 주식 700만주와 신주 700만주 등 총 14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었다. 증권업계는 포스코특수강의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기대 이하로 나온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철강시황이 좋지 못해 모 기업인 포스코의 실적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련산업이 최근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을 못 받는 상황 등 상장시기가 적절하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토목건설업체 삼보E&C도 같은 날 상장을 철회했다. 삼보E&C도 포스코특수강처럼 최종 공모가를 결정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예상치를 밑돌면서 상장을 철회한 것으로 증권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삼보E&C측이 당초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1만~1만2000원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제시한 가격은 1만원에 다소 못 미쳤다. 삼보E&C는 양호한 재무구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건설 업황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상장실패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보E&C는 상장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주들이 경기불황으로 힘을 얻지 못하기 있는데 이런 부분이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에서 멀어지면서 공모 가격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 있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실패도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공모규모는 당시 1조5000억원대였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 수송 문제와 정유업계 주가 부진 등의 악재가 맞물려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상장절차를 전격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월 13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올해 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꼽혀왔다. 그러나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과 정유업계의 주가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업계에선 주당 가격이 지난해 예상치(2만 원)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향후 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기업 가치를 최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기업공개를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IPO(기업공개) 시장 위축이 크게 회복될 것 같지는 않다”며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의 재빛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관계당국의 간섭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계열사들은 상장에 나섰다가시장 상황과 역량 부족을 들어 스스로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기업 계열사 이하의 경우 기준에 미달되면 아예 상장신청 조차 하지 못하도록 관련규정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에 대해 “주식시장의 환경이 불안해 지면서 상장을 감독하는 관리당국이 정량적 평가외 보다 안정적이고 투명한 기업 가치에 대한 근거를 요구하고 있는데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에 실패한 26개 기업 중 예비심사 결과를 통해 미승인을 받은 기업은 14곳, 공모나 상장과정중 기업이 철회했거나 예비승인 효력기간을 놓쳐 기업공개에 나서지 못한 곳은 12곳이었다. 미승인 기업과 철회기업 비율은 1.16대 1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미승인 기업과 철회기업 비율이 1.75대 1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의 경우 덴티움, 프렉코, 선재하이테크, 녹십자엠에스, 오리온테크놀로지, 아진에스텍, 더블에셋리츠 등이 상장을 신청했지만 결국 반려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들 기업은 사업성 검증 미흡, 수익성 검증 미흡, 관계회사 관련 위험, 재무안정성 미흡, 경영투명성 및 내부통제 미흡 등으로 거래소측으로부터 상장신청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시장에 악영향을 줄 만한 기업은 상장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사전에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기업 스스로 가치를 키워 상장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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