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금리 따른 ‘역마진’ 해결책은?
생보사, 저금리 따른 ‘역마진’ 해결책은?
  • 신정훈 기자
  • 승인 2012.12.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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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통한 수익성 제고…대체상품 투자 시급
각 생명보험사들이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성을 고려하기 위해 채권에 투자하는 등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지만 녹녹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2차 역마진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국공채 투자에서 별 재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근에는 오히려 위험성이 더 높은 회사채․특수채 등의 대체채권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명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은 채권 평가이익과 가입자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저축성 보험의 인기에 편승해 재구무조가 점점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에 따른 역마진의 위험은 갈수록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역마진은 자산운용수익률이 책임준비금적립이율보다 낮아질 때 생긴다.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보험료를 받아 채권 등에 투자해도 소비자에게 돌려줄 보험금조차 벌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2011회계연도 생보사의 이차역마진 규모는 4266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당기순익은 1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보험사가 저금리 리스크에 노출된 데는 저축성보험 위주의 성장, 과거 고금리 금리확정형 상품 판매와 과도한 금리경쟁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금리 금리확정형의 경우 현재는 상당부분 상품이 만기에 도달해 계약이 끝나 상품물량이 해소된 상황이지만 지난 6월 현재 잔존만기가 20년 이상인 상품 비중이 68.8%에 이르고 금리수준이 6% 이상인 상품이 61.2%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공채 투자에 치우쳤던 보험사들의 이런 변화는 자산운용수익률 하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생보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4.76%로 1년 전보다 1.12%포인트나 빠졌다.

손보사도 올 3월 수익률이 4.51%로 4분기 연속 하락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경제 불안으로 국고채 금리의 하락 속도가 눈에 띌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들의 국공채 매수 심리는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1차 역마진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2차 역마진의 우려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각 생보사별로 현재의 상황을 탈피할 수 있는 신상품을 개발 중이지만 이에 앞서 저금리 기조를 먼저 탈피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생보사들의 재무건전성을 알아볼 수 있는 RBC(Risk Based Capital, 위험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살펴보면 생보사들의 위기감이 피부에 와 닿는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교보생명 등 시중 20개 생보사들 가운데 푸르덴셜과 ACE생명, IBK연금을 제외하곤 RBC비율이 미미하게나마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RBC비율의 상승은 재무건전성이 나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반짝 현상은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다. 이 기간 동안 생보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좋아진 이유는 저축성보험이 과도하게 팔린데 있으며, 관련상품은 전분기 보다 99.1%나 증가한 7조5469원 어치나 팔렸다.

하지만 최근의 저금리 기조에 따라 생보사들의 역마진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채권의 경우 수익률이 저조해 지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고 역마진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3년물 채권 수익률은 지난 3월말 3.55%에서 지난 9월 중순 2.8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5년물은 3.70%에서 2.94%로, 10년물은 3.96%에서 3.09%로, 20년물은 4.01%에서 3.10%로 떨어졌다. 반면 생보사의 회사채 투자 비중은 3.47%에서 4.30%, 특수채는 15.17%에서 17.34%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국공채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회사채와 특수채 투자에 비중을 높이는 등 저금리 속에서 자산운용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국공채 투자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19.28%에서 올 3월 말 18.38%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도 7.30%에서 6.84%로 감소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각 생보사들이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 속에선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채권 투자가 유리하지만 회사채의 경우 배당이 높은 대신 그만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생보사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 “채권투자도 좋지만 향후 몇 년간은 생보사들의 전체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경영 전반에 걸친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특정 판매채널이나 상품에 편중하기 보다 다양한 판매채널로 균형 잡힌 상품 포트폴리오를 지향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예를 들면 금융시장 환경에 덜 민감하고 장기간 안정된 수익창출이 가능한 신재생에너지산업 투자를 고려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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