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中企 “환율 피해”日에 가격경쟁력 밀린 ‘가전·자동차’ 피해 심해
수출中企 “환율 피해”日에 가격경쟁력 밀린 ‘가전·자동차’ 피해 심해
  • 정성훈 기자
  • 승인 2013.02.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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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원 떨어지면 수출액 6.7% 뚝”

최근 원화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것. A사 관계자는 “환율이 50원 떨어질때마다 수출액이 6.7%씩 떨어진다”며 “원가는 다소 줄지만 수출액 감소가 워낙 크다보니 영업이익도 7%가까이 감소하는 실정"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원자재가 상승 + 환율하락, 이중고에 우는 中企”

안양의 제약기업 B사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환율하락으로 수출액이 예년에 비해 15%가량 줄어든데다 원부자재 가격까지 오르고 있기 때문. B사 관계자는 “이중고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수출단가 인상이 절박하다”며 “하지만 단가를 올리면 매출액 감소가 불보듯뻔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원화강세와 엔화약세가 맞물리면서 일본기업에 가격경쟁력을 내준 가전과 자동차기업 전부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 환율피해대책반에 따르면 최근 수출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현황을 긴급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2.7%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피해 없음’ 7.3%>

이는 지난 11월 같은 조사때 ‘피해가 있다’(53.1%)는 응답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원고(高)로 인한 수출중소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100원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은 새해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올해 1월 평균 환율이 1066원으로 내려앉은 실정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원화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과 달리 엔화가치는 급락하면서 일본기업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가전’과 ‘자동차·부품’ 업종의 피해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조사에 응한 가전과 자동차기업 모두가 환율하락으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고무·플라스틱’(96.6%), ‘정보통신기기’(96.2%), ‘조선·플랜트’(92.6%), ‘기계·정밀기기’(92.3%)도 10곳중 9곳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하락으로 원가가 떨어지는 ‘석유·화학’(88.5%), ‘철강·금속’(86.2%)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하락에 따른 주요 피해유형은 ‘기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67.6%)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및 운전자금 부족’(27.7%), ‘수출단가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수출물량 감소’(21.6%), ‘환율하락으로 경영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투자 및 고용계획 축소’(12.9%) 등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응답, ‘기타’ 0.4%>

대한상의는 “최근 엔저공세와 환율 불안이 계속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며 “피해도 피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째 지속되는 하락기간 중에도 중소기업 대부분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대비책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10곳 중 3곳이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대책이 있다’(69.1%)는 기업도 대부분이 ‘원가절감’(58.3%)을 통해 버티는 수준이라 답했다. 이어 ‘환헤지 등의 재무적 대응’(20.8%), ‘해외마케팅 강화’(20.8%), ‘결제통화 변경’(14.6%), ‘수출시장 다변화’(14.1%) 등의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응답, ‘기타’ 7.8%>

‘환율하락폭을 수출가격에 반영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47.3%나 됐다. ‘반영할 수 있다’(52.7%)는 기업도 ‘10% 미만’이라는 답변이 91.1%로 대다수를 차지해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20%’ 7.0%, ‘20%~30%’ 0,6%, ‘30% 이상’ 1.3%>

“눈뜨고 당하는 상황”

아산에서 타일을 만들어 수출하는 C사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할 때는 빠르게 하락하고 오를 때에는 천천히 오른다”며 “수출기간이 통상 1~2달 걸리기 때문에 대금결제때 환차손이 크게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원자재가 변동은 바이어에게 차액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환율 변동은 반영이 불가능하다”며 “솔직히 눈뜨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상황”이라고 시름했다.

“엔저로 일본 수출길 꽁꽁”

구미의 면직물 제조기업인 D사는 엔저로 일본수출길이 꽁꽁 막혀 울상이다. 전체 매출의 30%가량이 일본에서 나오는데 엔저로 일본 수출가격이 높아지다보니 일본 내수기업과 경쟁이 되지 않는 것. D사 관계자는 “안그래도 우리제품이 워낙 고가여서 일본에서 경쟁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원엔환율까지 뚝 떨어져 한동안 고전이 예상된다”고 하소연했다.

원달러 환율 이외에 엔저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기업 중 41.4%가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피해 없음’ 58.6%> 피해유형을 묻는 질문에 ‘대일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이 54.8%, ‘일본기업과의 경쟁에서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해 수출물량 감소’가 43.5%로 집계됐다. <‘기타’ 1.6%>

환율하락 및 수출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대책으로는 ‘안정적 환율 운용’(81.3%), ‘원자재가격 안정’(39.7%), ‘해외 전시회·마케팅 지원’(23.3%), ‘기업 환위험 관리 지원’(22.0%), ‘통관 절차 및 수출관련 행정 절차 간소화’(11.0%), ‘외환보유고 확충’(11.0%), ‘수출판로 개척을 위한 맞춤 정보 제공’(7.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복수응답, ‘기타’ 1.3%>

향후 원달러 환율전망에 대해서는 3월 말 1,060원, 6월 말에는 1,065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기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 팀장은 “원화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인 가운데 환율 변동폭이 작년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중소수출기업 정책금융 지원 제도 등을 잘 활용하고, 원가절감에 더해 제품차별화로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상의 환율대책반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전문인력 및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환율에 관한 애로를 접수하여 환율전문가에 의한 맞춤상담을 제공하고, 기업에게 필요한 환관련 대책들을 한데 모아 대정부 건의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환율대책반은 환 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달 29일 긴급 출범했다. 또한 한국외환은행과 ‘중소기업 환위험관리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지고 외환은행과 공동으로 2월 말부터 전국순회설명회와 함께 회원중소기업에 대한 환위험관리에 대한 금융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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