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선박펀드 손실 어떻게 되나?
우정사업본부, 선박펀드 손실 어떻게 되나?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3.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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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펀드’ 깡통 위기…투자액 90% 손실 처리
▲선박 펀드는 지난 2007년 6월 설정된 것으로 용선주인 중국계 회사 위안겡 십핑과 선박 임대계약을 맺게 되며 여기서 발생하는 선박 임대 수익을 투자자들이 받는 구조다.
해운업 ‘불황’ 선박펀드 ‘불똥’

선박펀드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고객이 맡긴 예금과 보험금을 운용하는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에 이어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이다.

지난해 말부터 부실이 발생하기 시작한 선박펀드가 원금이 손실된 채 강제 상환되더니 정부 기관이 투자한 선박펀드에도 문제가 터졌다. 해당 펀드의 용선사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빠지면서 같은 용선사에 투자한 펀드들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가 140억원가량을 투자한 ‘코리아퍼시픽 7호 선박펀드’는 투자 선박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한달 이상 장기 억류되면서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우정사업본부가 140억원을 들여 투자했던 선박펀드가 원금을 대부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07년 6월 설정된 것으로 용선주인 중국계 회사 위안겡 십핑과 선박 임대계약을 맺게 되며 여기서 발생하는 선박 임대 수익을 투자자들이 받는 구조다.

목표 수익률은 초기 2년차까지는 연 8%, 3∼7년차부터는 10.42%로 당시 출시돼있던 선박펀드의 수익률 7%선보다 높게 제시되며 각광을 받았었다. 위안겡 십핑의 실질 운항 용선사는 모회사인 퍼시픽킹 십핑홀딩스다.

해운업이 활황세를 보이던 지난 2007년 6월, 우정사업본부는 코리아퍼시픽7호라는 선박펀드에 140억원을 투자했었다.


▲ 선박펀드개념도

문제는 해운시장 침체로 당시만 해도 건실해 보였던 퍼시픽킹의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다. 퍼시픽킹이 용선료 체불과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서 7호가 투자한 선박은 지난해 4월 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살단하베이항에 입항 직후 억류됐다.

운용사인 KSF선박금융이 선박 압류를 풀기 위해 소송을 진행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 배당금은 물론이거니와 시황 악화로 선박을 매각한다고 해도 원금을 건질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원금상환에 있어서도 선박 구입을 위해 대출에 나섰던 우리은행과 농협이 선순위며 우정사업본부 등 펀드투자자들은 후순위에 속한다. 7호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같은 회사가 용선사로 있던 ‘코리아퍼시픽5호’와 ‘코리아퍼시픽6호’도 줄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코리아퍼시픽 5호와 6호 관계자는 “퍼시픽킹의 선박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장기 억류되면서 자금 유동성이 악화돼 용선료가 입금되지 않았다”며 “선박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 후 청산 배당이나 용선사 변경을 통한 용선계약 지속 유지 등의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7호에 앞서 지난 2007년에 설정됐으며 6개월마다 원금잔액 대비 연 9%의 고정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모집한 바 있다.

선박펀드는 선박투자회사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그 돈으로 선박을 사들여 해운사에 용선(임대)한 뒤 임대료로 수익을 내 배당하는 구조다. 이를 3개월마다 투자자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배당한다. 펀드를 증시에 상장시켜 장기투자(5~10년)에 따른 유동성 문제도 해결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그 당시는 상당히 좋은 펀드투자로 되던 상품”이라며 “선박펀드가 다들 좋게 보고 있었고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업황이 악화되면서 선박펀드도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요 감소로 선박이 운항되지 못하면서 3개월마다 지급받기로 했던 배당금도 2010년 7월 이후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는 해운시장이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손실의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된다면서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만 원금의 90%인 126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전액 손실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해운업황이 좋을 때 들어갔던 건데 업황이 꺾여 어려움을 겼었다"면서 "이미 투자원금 중 126억원을 손실처리”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가 투자한 선박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감사원은 투자가 적절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감사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가 140억원가량을 투자한 ‘코리아퍼시픽 7호 선박펀드’는 투자 선박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한달 이상 장기 억류되면서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해운사 부실로 배당 못 받기도


자본금 잠식 등 코리아퍼시픽5·6·7호, 거래정지우정사업본부가 140억원을 투자한 ‘코리아퍼시픽7호선박 펀드’는 투자 선박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한 달 이상 장기 억류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2007년 6월 설정된 이 펀드는 용선주인 중국계 회사 위안겡십핑(Yuan Geng Shipping)과 선박 임대 계약을 맺었다. 여기서 발생한 임대수익으로 투자자들은 초기 2년 차까지는 연 8%, 3~7년부터는 10% 정도의 수익률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위안겡십핑의 모회사인 퍼시픽킹십핑(Pacific King Shipping)의 유동성이 나빠지면서 각종 소송에 휘말렸고, 억류되는 일까지 생겼다. 한 달 만에 억류는 풀렸지만 투자자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배당도 어렵고, 선박을 매각한다 해도 원금을 건지기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용선사로 있던 ‘코리아퍼시픽5, 6호’도 줄줄이 문제가 됐다.

거래소에 상장된 이들 선박펀드의 주가도 고꾸라졌다. 코리아7호는 연초 4500원에서 2700원으로 떨어졌다. 주당 5000원에 공모했던 한국선박운용의 ‘동북아31호선박투자회사’는 용선사의 자금경색으로 지난 2월 주당 2120원에 청산되고 상장 폐지 됐다.

선박펀드는 용선뿐 아니라 선박 건조에 투자해 수익을 내기도 한다. 건조하는 데 투자하는 선박펀드도 조선업 불황의 여파가 있다. 정부의 부실 조선사 워크아웃 결정이 영향을 끼쳤다.

올해 초 주채권은행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를 결정한 C등급 조선사는 대한조선, 진세조선, 녹봉조선 등이었다. 또 채권금융지관 지원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기업회생절차(사실상 퇴출)해야 할 D등급 조선사는 C&중공업이다.

사모 선박펀드 가운데 동부자산운용과 피닉스자산운용, 마이에셋자산운용, 하나USB자산운용이 녹봉조선의 선박에 투자됐다. KB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의 선박펀드가 관련됐다.

배를 건조하는 데 투자하는 펀드는 조선사의 신용대출로 이뤄져, 해당 조선사의 워크아웃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은 당초 예상했던 펀드 수익률에 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주도 선박펀드 실효성은?
매입 대상·가격 산정 등 난항

요즘 언론에 오르내리는 선박펀드는 정부 주도의 선박펀드다.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을 높여주는 일반적인 펀드가 아닌 해운업계를 살리기 위한 지원자금이다. 4조원 규모로 조성키로 한 선박펀드는 부실 해운업체의 구조조정을 돕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해운사가 배를 취득한 지 7~8년 지나 대출금을 모두 갚았고, 취득가격보다 현 시가가 높은 경우 해운사는 당장 배를 팔아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가격 산정부터 문제다. 배를 시장가격에 팔면 대출을 많이 해 준 은행들의 손실이 확정된다. 해운업체도 낮은 시가에 팔아서는 남는 게 없기 때문에 주저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해운업이 불황이라 선박 매매는 급매물 중심이다. 시가가 상당히 낮다. 일부 벌크선은 최고가 대비 70% 가까이 떨어졌다. 또 매매가격조차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선박의 시가가 대출잔액보다 낮은 배는 처분이 어려울 전망이다. 보통 해운사들은 배값의 20~30%를 자기자금으로 대고 70~80%는 금융권 대출을 끼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산업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별도의 선박펀드를 만들어 거래 해운사의 배를 매입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대상도 문제다. 정부는 채권금융회사의 해운업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이나 C등급(워크아웃)으로 분류된 기업의 선박을 시가로 매입한다. 하지만 전부를 매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기업의 배를 살지도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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