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사의’ …산은금융그룹 수장은?
‘강만수 사의’ …산은금융그룹 수장은?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3.28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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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돌입…금융·공기업 교체 본격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어윤대·이팔성 ‘고심’…금융공기업 수장은 ‘담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5년간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을 주도했던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지난 27일 공식 사의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금융기관 수장들의 ‘퇴진’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경제계에서 최고 실세로 꼽힌 강 회장이 돌연사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는 새 정부가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장관과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위원장을 지내고 지난 2011년 3월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2년만이다.

28일 산은 등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강 회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고환율정책과 기업프렌들리로 대변되는 'MB노믹스'를 강하게 밀어붙인 '경제ㆍ금융 실세(實勢)'여서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날 공공기관장 '1순위'로 꼽혀왔다.

그럼에도 강 회장은 임기가 1년여 남아있는데다, 산은금융그룹 회장으로서 추진해 온 사업들이 많아 당장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해 왔다.

강 회장은 지난 26일 열린 산은 주총에서 간접적으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29일 열릴 산은지주 주총에서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따라서 금융기관장들이 자진사퇴 의사를 조만간 줄줄이 표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MB인사’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이들은 강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4대 천왕 가운데 김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강 회장도 임기를 1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해 이목은 나머지 두 회장에게 쏠리게 됐다.

지금까지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 몇몇 공기업사장들이 사의를 표명했다.

전광우 이사장등 사의표명을 했거나 임기가 완료된 공공기관장들도 현재 출근해 업무를 수행중이다. 현행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은 공공기관장의 경우 후임자가 올 때 까지는 계속 기관장 지위를 유지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임기가 1년이상 남은 일부 공공기관들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이들 기관들은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 청와대의 '인사 코드'가 모호하다는 점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강만수 회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소위 'MB맨'들의 연쇄 사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전문성을 고려해 금융 공기업 수장의 임기가 남았더라도 필요하다면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밝혀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최수현 금감원장도 KB금융 사외이사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압박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근혜 정부는 늦어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가 발표되는 6월까지는 공공기관장의 진퇴는 마무리될 것으로 관가나 금융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 달이상 끌어오던 정부조직개편이 마무리된 지금부터가 박근혜정부의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시작됐음을 예고하는 신호탄들이 여기저기서 쏘아 올려지고 있는 것이다.


주요 금융기관 CEO임기
금융 공기업 수장들의 거취는 더욱 불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해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착수해 사실상 기관장 물갈이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은 말을 아끼며 ‘윗선’의 지시를 따르겠다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금융 공기업으로는 신용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기술보증기금, 정책금융공사, 주택금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등이 있다.

또 정부가 대주주거나 과거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금융지주사 KB·우리·산은금융지주 등이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내부에서 승진했기 때문에 기관장 교체 이슈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다.

각 금융기관 및 금융사 임기는 올 7월부터 순서대로 돌아온다. 올해는 가장 먼저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7월에 임기를 마치고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8월),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11월),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은행장(12월) 등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내년에 임기를 마치는 기관장으로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2월), 한동우 신한지주회장(3월), 이팔성 회장(3월),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6월) 등이다.

특히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가 신임 이사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탓에 임기가 1년 연장된 경우라 교체 대상 ‘1호’로 거론된다.

신보 측은 안 이사장이 거취에는 일절 언급을 삼가고 있다고 전했다.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연락을 기다리고 있기는 한데 아직 위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관료 출신이야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역시 “거취는 위에서 결정하겠지만 나로서는 물러날 때까지 국민행복기금 등 맡긴 일을 열심히 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위에서 아직 이야기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생명보험협회(회장 김규복)나 손해보험협회(회장 문재우) 등 민간 협회는 공공기관·공기업 수장의 거취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이들 기관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은행연합회는 박병원 회장이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으로 내정돼 교체 가능성이 작다.

앞서 강 회장은 재무부 보험국장과 이재국장,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관세청장, 재정경제원 차관 등을 거쳤으며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을 맡으면서 지난 5년간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강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산은금융그룹을 이끌 새 수장에 누가 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장관급)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임 전 실장은 행시 24회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2011년부터 현 정부 출범 직전까지 국무총리실장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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