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은금융지주회장 후임 알고 보니…
KDB산은금융지주회장 후임 알고 보니…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4.0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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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안팎 친박 인사 챙기기 위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 대두
▲홍기택(61) 중앙대 교수
금융위원장, MB맨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사퇴 압박

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지낸 홍기택(61) 중앙대 교수가 내정됐다.

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KDB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신임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산은지주 회장은 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강 회장과 함께 ‘MB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향해서도 공개적을 퇴진 압박을 넣어 ‘4대 천왕’의 줄사퇴가 불가피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MB 인맥 물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내정자는 경기고,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75년부터 2년간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84년 중앙대 경제학과 조교수·부교수를 거쳐 91년부터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대선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박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경제·금융 정책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그는 인수위원 당시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행을 일삼아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고 인수위원과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지낸 전성빈 서강대 교수가 부인이다.

금융위는 “국제금융과 거시경제 전문가인 홍 내정자가 금융회사 사외이사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며 “정부의 정책금융 체계 개편과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 지원에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친박’ 인사를 챙겨주기 위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금융실무 경험이 전무한 점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금융회사 실무 경험이라야 인수위원과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경력이 거의 전부인 학자 출신이 정책금융 개편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MB정부의 대표적인 금융권 낙하산 인사인 고려대 총장 출신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보다 훨씬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어 회장은 대학이라는 큰 조직을 운영해본 경험과 금융통화위원 등 금융실무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조직이 안정된 금융회사라도 학자 출신이 대형 금융지주를 잘 통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의 논공행상이라 해도 너무 심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산은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한 부행장은 “금융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산은이라는 거대 조직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반면 정권의 실세로 꼽히는 만큼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강만수 회장은 이날 이임식을 갖고 산은지주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1년 3월 회장직에 오른지 2년여만이다. 금융업계에서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힌 강 회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줄곧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이날 강 회장이 물러나면서 전 정권에서 임명된 다른 공공기관장의 사퇴 압박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KDB지주 회장 발표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팔성 회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잘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자신 사퇴를 압박했다.

우리금융 회장의 적임자를 묻는 말에는 “정부의 민영화 방침과 철학을 같이할 수 있는 분”이라고 답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과 관련해 신 위원장은 “오는 6월까지 민영화 방식을 정할 것”이라며 “일괄매각이든 분할매각이든 전체적으로 다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금융은 무조건 돈만 잘 벌면 그만이라는 식이었지만, 이제는 공공 측면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이 특정 인사나 계층의 소유물로 인식돼선 안 된다”면서 “금융권에 투신해 은행장도 하고 지주사 회장도 하는 ‘스타’가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제도에 대해선 “역할이 너무 약하거나 강한 극단에 치우쳐 있다”며 사외이사들이 서로 추천해 재선임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신 위원장의 이팔성 회장 퇴진 압박과 홍 교수위 산은금융 회장 내정은 새 정부 낙하산 인사들의 본격적인 금융권 진입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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