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STX팬오션 장부가치 제로 ‘인수불가’
산업은행, STX팬오션 장부가치 제로 ‘인수불가’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5.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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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실사 후 예상보다 부실 심각 인수 어렵다 잠정 결론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경영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대주주의 STX팬오션 지분을 완전 감자해 STX그룹이 지분 매각 대가를 안 받는 대신 산은이 STX팬오션을 맡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팬오션 인수를 위해 검토에 나섰던 산업은행이 실사 결과 ‘인수 불가’라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의 예비실사 결과 STX팬오션의 장부가치가 ‘제로’에 가까워 인수가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STX그룹은 지난 3월말 STX팬오션 공개매각이 무산되자 산은 사모펀드부(PE)에 인수를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회계법인, 법무법인 관계자들과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STX팬오션의 자산가치, 부채규모 및 지원 후 회생가능성 등에 대한 예비실사를 했지만 예상보다 부실이 심각해 인수하기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인수를 하려면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자금을 대겠다는 투자자는 거의 없고 잠재적인 우발채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STX팬오션은 STX그룹의 지주사인 ㈜STX가 27.36%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이고, 14.99%의 지분을 가진 산은이 2대 주주다. 동일 기업의 지분을 15% 이상 가질 수 없다는 은행법에 따라 산은PE는 STX팬오션 인수를 검토해왔다.

산은은 2009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사모주식펀드(PEF)를 통해 금호생명을 인수한 후 홍역을 치렀다.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에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임원의 비위 행위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산은에 관련자 2명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당시 검찰이 이 같은 혐의로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등 전·현직 임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국회에서는 금호생명 대주주와 소액주주에 대한 균등 감자 등에 대해 대기업 특혜 논란이 일었다.

그렇다고 인수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3대 해운사 중 하나인 STX팬오션이 무너지면 한국의 해운산업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정부는 어떻게든 회생시켜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산은으로서는 인수를 포기하자니 정부 방침을 거스르는 것이라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인수를 감행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결국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규모를 줄인 뒤 산은 주도로 제3자에 매각하는 방안이 산은 안팎에서 제기된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경영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대주주의 STX팬오션 지분을 완전 감자해 STX그룹이 지분 매각 대가를 안 받는 대신 산은이 STX팬오션을 맡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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