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비상경영체제 향후 추이는?
CJ그룹 비상경영체제 향후 추이는?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7.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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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부재로 손경식 회장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현재 이재현 회장은 지난 2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검찰 조사에 수시로 응하고 있으며 최장 20일의 구속기간을 거쳐 재판에 넘겨지게 된다.


이재현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위기에 빠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CJ그룹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함에 따라 그룹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손경식 회장의 리더십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부재로 그룹 경영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로 경영인인 손 회장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경영위원회는 손 회장을 포함해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과 이채욱 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그룹 경영에 오너가(家)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미칠 수 있으면서도 힘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이재현 회장이 중심이 되는 그룹의 구도를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재계는 해석했다.

손복남 고문으로서는 장남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인해 기존 질서가 흔들리는 것을 막으면서도 언제든 이 회장이 무리 없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밑그림으로 이번 경영위원회를 선택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이미경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경영 구도가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장자 우선주의’가 강한 손 고문의 성향상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그룹 고위임원의 설명이다.

이 처럼 손 고문의 영향력이 큰 것은 그가 이재현 회장·이미경 부회장의 모친일 뿐 아니라 지금의 CJ그룹이 있기까지 뒷전에서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손 고문은 지난 1993년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이 분리될 때, 자신이 보유한 옛 안국화재 지분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넘기고 제일제당 지분과 맞바꿔 CJ그룹의 기틀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지분은 이재현 회장이 고스란히 물려받아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어머니 손복남(80) 고문
또 삼성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일하고 있던 동생인 손경식 회장을 불러 이 회장 대신 CJ그룹을 맡게 함으로써 CJ가 삼성과 분리 후 연착륙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도 손 고문은 CJ 남산 본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그룹의 공식 행사가 있을 때도 얼굴을 비추는 등 이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경영위원회는 그룹의 경영 안정과 중장기 발전전략, 그룹 경영의 신뢰성 향상, 그룹의 사회 기여도 제고 방안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그룹경영위원회는 이 회장의 권한을 대행하는 협의체다.

이 회장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에는 그룹경영위원회 5인이 협의하여 결정을 내리게 돼 있다.

오너십을 가진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입김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경영인 3인도 의사결정권을 똑같이 행사하게 된다.

회장이 직접 나서야하는 해외출장의 경우 5인의 경영위원이 교대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그룹경영위원회는 공식적으로 한달에 두 번, 첫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에 소집된다.

그러므로 다음 소집일은 오는 17일이 된다. 17일 논의될 안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그러나 경영상의 사안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소집이 가능하다.

다만 이 회장의 일신상의 변화에 따라 소집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CJ그룹의 해외사업 진출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우선시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경영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은 손 회장은 이 회장의 외삼촌이다. 지난 2005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손 회장은 8년만에 그룹의 최대 위기 상황에서 현직에 복귀하게 됐다.

손 회장은 CJ가 삼성과 분리된 이후인 1995년부터는 CJ그룹 회장직을 지켜오고 있다.

당초 이 회장 대행 가능성이 거론됐던 이미경 부회장은 위원회의 일원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 부회장은 그동안 CJ E&M을 중심으로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책임져 왔지만, 이 회장 부재 상황에서 그룹의 전반적인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손경식 회장
4일 기업경영평가업체 CEO스코어는 손 회장 재임 기간 중 CJ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142.6% 늘었고 영업이익은 71.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 회장이 1995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처음 실적을 공시한 1997년과 대표이사 재임 마지막해인 2004년 실적을 비교한 결과다.

CJ의 2004년 매출은 5조5866억 원으로 1997년 2조3000억 원에 비해 2.4배 규모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997년 2229억 원의 1.7배인 3877억 원으로 늘었다.

CJ가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홀로서기를 하던 와중에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어야 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뛰어난 성적이다.

CJ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도1998년 매출이 전년보다 되려 21.1%나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2200억 가량을 기록했다.

이후 1999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5.2%, 7.1% 감소해 소폭 줄고, 2000년에 원가급등 악재로 2천억 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이 258억원까지 내려앉는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2001년부터 다시 호조세를 보였다.

2001년에 매출 4조, 영업이익 3천억 원 시대를 열었으며, 2002년엔 또 다시 매출 5조원을 돌파했고 2005년까지 이를 유지했다.

손 회장은 경기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엘리트로, 누나인 손복남 고문이 삼성가로 시집가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77년부터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하며 삼성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약을 하다 1993년 CJ가 삼성으로부터 분리되면서 CJ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아 이재현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을 때까지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이로 인해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경영스승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CJ그룹에서도 손 회장이 내부를 추스르면서 그룹 경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CJ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은 합리적인 성격으로 대표이사 시절 당시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잘 극복해 임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며 “또 누구보다도 회사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재현 회장은 지난 2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검찰 조사에 수시로 응하고 있으며 최장 20일의 구속기간을 거쳐 재판에 넘겨지게 된다.

▲(자료=CEO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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