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전문성악가들, 천상의 하모니로 우리민요·가곡 등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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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한복차림으로 우리 민요와 가곡을 불러 주목을 받아온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Grupo Vocal Milenium)이 내달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한국인 성악가 임재식 씨(50)가 이끄는 밀레니엄합창단은 단원 모두 스페인 전문성악가로 구성돼 있고, 외국 합창단 중 유일하게 한국 민요와 가곡 50여곡을 주요 레퍼토리로 삼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한여름 밤을 수놓게 될 밀레니엄합창단은 천상의 하모니로 ‘밀양아리랑’ '바위 고개' ‘고향의 봄’ ‘몽금포 타령’ 등 우리음악과 스페인 전통악극인 ‘사라수엘라’를 비롯한 스페인 음악을 들려준다.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이날 공연에는 명지대 음악학부 교수인 소프라노 유미숙 씨의 무대도 마련돼 있다.
임재식 단장은 “그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역으로 우리 노래가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단원들과 한국 음악 애호가들이 민요와 가곡을 함께 나누며 한 여름 밤 멋진 꿈을 꾸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티켓 예매는 인터파크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이달 20일까지 조기예매분에 한해 3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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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합창단을 창단한 뒤 지휘자로 활동해 온 임 단장은 한양대 음대 성악과 1학년 재학 중이던 1983년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마드리드 왕립고등음악원을 졸업하고 스페인 국영방송(RTVE) 합창단 테너장을 지냈다.
국영방송국 합창단에서 일찌감치 음악성을 인정받은 그는 스페인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문화훈장을 수상하며 음악인으로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임 단장은 왕립음악원 재학 당시 스페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상했다고 한다.
그러다 그는 한국 음악을 알릴 방법을 찾고자 합창단 테너로 재직 중이던 1999년, 단원 80명 중 25명을 선발해 밀레니엄 합창단을 창단했다. 임 단장은 우리말을 전혀 모르는 단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합창단을 꾸리느라 등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로 늘 자신을 낮추던 임 단장의 마음이 통하며 밀레니엄합창단은 스페인 음악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오르게 됐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가사와 발음은 물론 한국의 역사, 문화 등을 가르치며 음악으로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임 단장의 꿈은 스페인 음악책에 ‘아리랑’을 싣는 것이다. 또한 세계를 돌며 우리 노래로 문화외교를 하고 싶다는 그는 기회가 되면 북한에 가서도 꼭 공연해보고 싶은 게 가장 큰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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