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인부 사망사고 안전관리 '도마위'
서희건설, 인부 사망사고 안전관리 '도마위'
  • 유영광 기자
  • 승인 2013.07.2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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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보수공사 중 근로자 사망사고
▲ 사고가 난 광양제철소 내 인근 공장의 모습(왼쪽), 사고 관련 공사를 진행한 서희건설(오른쪽)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공장에서 지붕 패널 교체작업을 하던 40대 작업 인부의 추락사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인부 사망사고와 관련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찰은 고공 작업의 특성을 감안한 안전규칙 및 작업 전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19일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께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제1제강공장 옥상에서 10∼15㎏ 무게의 철제 지붕 패널(가로 10m·세로 76㎝)을 옮기던 광양제철 하청업체인 혁성실업 근로자 김모(45)씨가 강풍에 떠밀려 40m 바닥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김씨가 작업 중 갑자기 불어 닥친 강풍으로 난간까지 6∼7m 가량 밀려나다가 추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이 지역엔 순간 최대풍속 7.6m/s의 바람(옷깃이 펄럭이는 정도의 세기)이 불고 있었다.

노동부 여수지청은 목격자 진술 결과 “김씨가 폭85m, 길이 12.5m되는 지붕 슬레이트 작업 자재와 함께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가로 CCTV등을 확보해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인1조로 2개조가 근무하던 지붕 작업현장에서 강풍이 불자 자재를 안고 있는 형태로 40m아래 까지 떨어져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함께 작업했던 직장 동료는 경찰에서 “패널을 옮기던 중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다급히 앉았는데, 바람에 휩쓸린 패널이 김씨의 등을 치며 계속 떠밀고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김씨는 서희건설의 하도급을 받은 혁성실업과 근로계약을 하고 작업을 해왔다.

혁성실업 측은 강풍 예고시 대응 매뉴얼은 없지만 일기예보를 확인한 뒤 작업진행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40m 높이에서는 지표면과 달리 장애물이 설치돼 있지 않아 바람 세기가 더 강하고 바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골짜기 바람’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데, 고공 작업 시에는 이같은 점을 고려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동부가 이번 추락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것과 별도로 광양경찰서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서희건설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 당시 제1제강공장 지붕은 지상 40m 높이로 이곳에서 보수공사 하던 김씨가 지붕 위에서 판넬을 정리하던 도중 바람이 불어 추락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락 직후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갈비뼈가 골절되고 폐와 심장 등 신체 주요 장기에 큰 손상을 입어 병원 도착 이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건설에 따르면 현재 혁성실업은 유가족에게 적절한 보상을 지불해 보상 관련 문제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사망사건에 대해 최근 조사를 시작했다”며 “피해자 유가족들과 해당 건설사가 합의를 했더라도 안전상의 조치를 제대로 취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전상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결과가 나올 경우 해당 당사자를 검찰에 고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희 건설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공식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오늘 노동부에서 직원들이 해당 지역을 조사하고 돌아간 만큼 우리도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 회사차원의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는 “이미 유가족과 원만한 합의가 다 끝나고 장례식도 치룬 것으로 안다”며 “합의가 다 끝났는데 왜 들쑤셔서 세간에 알리려고 하느냐”며 강하게 반문했다.

포스코 측도 안전 관리 등은 보수공사를 담당했던 해당 건설사들과 관계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건물 외벽을 고치는 데 안전상의 조치를 하지 않았냐는 지적은 우리완 상관없다”며 “우리는 보수공사 발주 당시 서희건설에게 안전상의 지침을 넘겨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사고가 나면 한국도로공사가 책임을 지진 않는다”며 “우리는 이번 사고와 아무른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혁성실업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실습을 나온 고등학생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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