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석달째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한은, 석달째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 정성훈 기자
  • 승인 2013.08.08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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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 완만한 회복세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높지 않아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유출입 만으로 금리정책 방향이 바뀌진 않는다”면서 “1%의 저물가도 고려했지만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석 달째 동결했다.

8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내린 이후 석달 연속 동결 조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금리를 변경해야 할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한은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 3%로, 10월 2.75%로 각각 0.25% 포인트 내린 뒤 동결을 거듭하다가,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 올해 5월 현 2.5%로 한 차례 더 인하했다.

한국 경제가 올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 경제의 상하방 위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1% 성장하면서 9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났다. 최근 거시지표는 나쁘지 않다. 지난달 수출도 458억41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6% 늘었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6월 광공업생산은 전월과 견줘 0.4% 증가해 플러스(+)로 돌아섰고, 설비투자지수도 4.5% 신장했다. 취업자 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만 명 늘어 두 달 만에 30만 명대를 회복했다.

이런 지표를 바탕으로 한은은 우리 경제가 서서히 회복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지표만 놓고 봤을 때 금리 인상 유인이 크다. 하지만 실제 기업과 민간 경제심리는 한겨울이다. 지난달 제조업체의 경기실사지수(BSI)는 7포인트나 내려 1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고, 민간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도 6개월 만에 최저치인 92에 머물렀다.

1%대의 저(低)물가와 불확실한 대외 여건도 금리 조정을 머뭇거리게 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1%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졌다. 이는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목표 범위인 2.5~3.5%에 한참 못 미친다. 저물가가 심화하면 경기 활력은 더 떨어질 수 있다.

다가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고, 이르면 9월 미국이 돈 풀기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다. 미국이 출구전략에 돌입하면 급격하게 유입됐던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

앞으로 한은의 통화정책에서 가장 큰 변수는 바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이르면 다음 달쯤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현재는 불확실한 상태다.

김 총재는 "대외 변수의 영향에 대한 대응책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면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는 경기가 좋아지면 더 빨리, 나빠지면 다시 양적완화할 수 있다는 원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나라별로 경제상황에 따라 금리 정책을 달리하고 있지만, 현재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은 최근 기준 금리를 올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경기 침체를 겪는 EU의 유럽중앙은행은 이달에도 동결했고, 호주는 추가 인하한 상태다.

앞서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유출입 만으로 금리정책 방향이 바뀌진 않는다”면서 “1%의 저물가도 고려했지만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내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제 4차례(9~12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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