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이물질 이어 ‘갑의 횡포' 논란
대상그룹, 이물질 이어 ‘갑의 횡포' 논란
  • 유영광 기자
  • 승인 2013.08.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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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아그로닉스, 하청업체 ‘단가후려치기’·‘일방적 계약 파기’ 의혹
▲ 지난 8월 곰팡이가 핀 청정원 ‘고구마츄’(청정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사이, 대상그룹이 ‘갑의 횡포’ 논란으로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월 곰팡이가 핀 청정원 ‘고구마츄’(청정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사이, 대상그룹이 ‘갑의 횡포’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상그룹 계열사 아그로닉스가 하청업체인 마늘 농가에 지금껏 단가 후려치기는 물론,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등 ‘갑의 횡포’를 일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아그로닉스는 대상홀딩스가 50%의 직분을 가지고 있고,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세령 씨(지분 12.5%)와 차녀인 상민 씨(27.5%)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다.

▲유춘근 우일농산 영농조합인 대표.
우일농산은 대상그룹의 아그로닉스와 2010년 7월 1년간 월 33t, 총 400t의 국산 깐마늘을 공급하는 물품거래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아그로닉스는 2011년 1월 일방적인 파기를 선언한 데다, 계약 파기 전에도 타산이 맞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물건을 받지 않는 등 횡포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우일농산에 따르면 아그로닉스는 계약 당시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시중 마늘 가격이 계약가격보다 높을 때만 계약을 준수하고, 시중가격이 계약 가격보다 낮은 경우에는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핑계로 반품했다고 주장했다.

우일농산 측은 “다른 거래처에서 마늘을 더 비싼 가격에 달라고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아그로닉스와 계약 때문에 팔지 않고 물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아그로닉스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일방적으로 납품을 중단하는 등 계약을 불이행했고, 우일농산은 보관 중이던 마늘을 이른바 '땡처리'해 약 10억 원의 금전적인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우일 농산은 아그로닉스 측이 2010년 12월 구두로 계약해지를 요청해, 합의서 등의 문서는 남기지 않은 전형적인 ‘억지’ 계약 해지라는 점을 지적했다.

우일농산 관계자는 “마늘은 일반 농산물과 달리 경매를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끼리 사고파는 시장 구조가 형성 돼있다”면서 “아그로닉스가 이를 지키지 않고 이해타산을 따져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바람에 납품하려고 준비한 마늘을 Kg당 더 낮은 가격에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 중 우일농산은 10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고 이에 대해 항의하자 되려 아그로닉스 측은 자기네 방식에 의한 계산법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우일농산은 아그로닉스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현재 이 사안은 우일농산 소재지를 담당하는 광주 공정위가 맡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그로닉스와 우일농산 관련 내용을 조사할 예정이다”며 “신고된 내용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어 직접 나가 피해 사례, 당시 문서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아그로닉스가 우일농산 외 다른 업체들에게도 비슷한 피해를 준 것이 확인되면 과징금 등의 제재가 내려질 것”이라며 “우일농산만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 될 경우에는 우일 농산이 민사 등 소송을 통해 피해 위자료 등을 받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일농산 측은 공정위 결과에 따라 민·형사상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 아그로닉스 전경.

반면 아그로닉스 측도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아그로닉스의 모기업인 대상그룹 관계자는 “당시 계약을 해지할 때 마늘값이 폭등해 우일 농산도 비싸게 마늘을 팔 수 있어 계약 해지에 관해 상호간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구두로 계약 해지가 이뤄졌는지 등은 우일농산의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우리도 공정위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지역 공정위에 먼저 신고가 접수 됐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아 전남 광주 공정위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이낸셜신문이 광주 공정위 측에 문의한 결과, 광주 공정위는 "우일농산의 소재지가 광주 공정위의 관할지역이어서 넘겨받았을 뿐 아직 확인된 사항은 없다"고 말해 '사안이 불리하자 공정위 조사결과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갑의 횡포’ 사태의 대상이 된 대상그룹은 최근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피해보상 등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곰팡이 범벅이 된 대상 청정원의 '고구마츄'
대상그룹은 지난 8월 초, 청정원의 ‘고구마츄’가 곰팡이 범벅이 된 채로 소비자에 유통되자, 단 한마디의 사과·보상도 없이 제품 회수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대상 측은 “민원 관련 전화 응대 부서에서 해당 소비자에게 사과를 드린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지만, 아직 보상 등의 문제는 “식약처의 조사 결과 대상의 제조 과정에 문제가 드러나야지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욱이 대상그룹은 지난해 12월 청정원 ‘딸기잼’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자 소비자에게 한마디 사과 없이 문제를 덮기에만 급급했고, 2011년 9월 롯데마트 동두천점에서 판매된 청정원 ‘카레여왕’에 돌맹이가 발견된 때도 이같은 조치를 취해 같은 논란이 일었다.

또한 2010년 12월에는 청정원 ‘매운양념곱창’에 금속성 이물질이 혼입된 것이 확인돼 해당 제품의 유통·판매 금지 및 회수조치를 당한 적 있다.

◆아그로닉스의 횡포는 대상 그룹 임 회장 일가의 횡포?

▲ 대상그룹 계열사 아그로닉스 지분구조.
이번에 문제가 된 아그로닉스는 2010년 설립됐다. 설립 당시부터 스스로 존립하는 것이 어려워 일감몰아주기가 문제시 된 기업이다. 2010년 설립 당시에는 총 실적 425억원 중 대상그룹 내부거래가 303억원(71%)에 달했다.

아그로닉스는 실질적으로 임 회장 일가 소유의 회사로 알려져있다. 대상그룹 경영지원실장 출신인 오수환씨가 대표로 재직 중 이지만 지분은 한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임상민 대상 전략기획 본부장.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임 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씨가 그룹 내부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임상민 씨는 현재 대상의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아그로닉스 지분의 50%를 차지하는 대상홀딩스의 지분구조는 임 회장의 일가가 총 64.51%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임상민 씨(차녀)가 38.36%, 임세령 씨(장녀)가 20.41%, 임 회장이 2.87%, 임 회장의 아내 박현주 씨가 2.87%를 소유 중이다.

대상그룹은 ‘종가집김치’, ‘청정원(고추장)’, '맛선생', ‘홍초’, ‘wellife' 등의 브랜드로 식료품을 생산하는 (주)대상, 대상FNF 및 기타 대상그룹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한편 대상홀딩스는 이혼 후 ‘돌싱’인 상태인 임상민 씨가 임세령씨 보다 더 많은 지분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는 대상의 임상민 씨가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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