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CEO견제 보단 '거수기'
금융지주 사외이사, CEO견제 보단 '거수기'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8.2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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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10명 중 4명 관료·법조인…경영진 견제 기능 미미
▲김동철 민주당 의원
금융지주회사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은 관료와 법조인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22일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은 장관이나 청와대 출신 관료와 법조인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며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관치금융을 하더라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20일 기준으로 우리금융(4명), KB금융(3명), BS금융(3명), 하나금융(2명), 신한금융(2명), 농협금융(2명)의 사외이사 42명 중 관료 및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는 16명이다. 전체 사외이사의 38%를 차지했다.

주요 인사로는 BS금융은 사외이사 5명 중 관려 및 법조인 출신으로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김우석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7명 중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박영수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이형구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지원부장 등 이다.

KB금융지주은 이경재 전 중소기업은행장, 배재욱 전 대통령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 김영과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사외이사로 있다.

하나금융에는 박봉수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 신한금융에는 남궁훈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농협금융에는 배국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사외이사이다.

나머지 대부분 사외이사들도 정부 기관이나 위원회 위원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관치금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는 CEO의 독단을 견제하기 보다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가운데, 경영진 견제 기능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00여건의 안건을 처리하면서 단 1건(KB금융의 ING생명 인수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결시켰다.

그 만큼 사외이사들의 결정은 대부분 경영진 입자에 찬성표를 몰아주는 식이다. 통과율이 무려 99.8%에 달한다. 사외이사들에 대한 이른바 ‘거수기’비판도 피하기 힘든 현실이다.

또 일부 금융지주사는 올해 사외이사 보수 책정액을 올렸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1인당 보수는 지난해 6100만원에서 올해 6260만원으로 올랐다.

농협금융도 4575만원에서 5200만원, DGB금융지주는 1822만원에서 3400만원, BS금융지주는 33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금융지주 중 사외이사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지주로 1인당 평균 보수가 7456만원에 달한다.

금융지주의 연평균 사외이사 보수는 5000만원 수준이다. 사외이사들이 1년에 10여 차례 이사회에 참석한다는 점에서 이사회 때마다 평균 500여만원을 받는 셈이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사외이사제도가 더 이상 전문성도 없는 관료들의 노후대책이나 감독기관에 대한 로비창구로 이용돼선 안된다”며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임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금융기관의 사외이사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공적 전담기관을 설치하고 전담기관에 등록된 자 중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과 은행법 개정안 등을 이날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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