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임원 상당수 ‘낙하산 인사’ 논란
금투협 임원 상당수 ‘낙하산 인사’ 논란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9.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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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급 이상 임직원 기재부와 금융위, 금감원 출신 채워져
▲금투협은 지난 2009년 2월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업협회 등 3개 협회가 통합하면서 출범한 단체다. (자료사진)

금융위 국감 보고

민간자율규제기관인 금융투자협회가 ‘낙하산’ 인사에다 ‘신의 직장’ 수준의 고연봉 지급 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정무위원장)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금융투자협회 임직원 경력현황’ 등 2013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의 올해 연봉은 5억3240만원으로, 성과급 2억5070만원(기본급의 92%)이 포함된 금액으로 기본급 2억8170만원도 소폭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근부회장과 자율규제위원장의 연봉도 성과급을 포함해 각 3억632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전임 회장에 대해서도 매월 500만원의 급여가 지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투협은 현 임원에 대한 연봉과 의전이 최고 수준인 것은 물론 회장은 18평 규모의 사무실에 개인비서 3명·3800cc 의전차량, 운전기사, 차량유지비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상근부회장과 자율규제위원장은 15∼16평 사무실에 개인비서 2명·3200cc 의전차량이 지원되고 있다.

퇴직 후 1년간 고문으로 위촉하도록 돼 있는 전임 회장에게도 월 500만원의 급여와 15평 단독사무실, 개인비서 급여, 의전차량, 운전기사 급여, 월 차량유지비 110만원까지 ‘초호화’ 전관예우를 지원해 주고 있었다.

김정훈 의원 측은 “연봉이나 성과급 지급 수준, 의전차량, 전임 회장에 대한 전관예우 등도 지나친 수준으로 불합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금투협 간부 상당수가 관료 출신으로 채워져 낙하산 인사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금투협은 상근부회장, 부회장급 자율규제위원장, 자율규제본부장, 부장급 3인, 과장급 1인 등 임직원 7명이 기획재정부, 금융위, 금융감독원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현 상근부회장과 전·현 부회장급 자율규제위원장도 각각 재정부, 금감원 출신들이었다.

김정훈 의원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설립돼 민간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투협 임원으로 관료출신이 계속 선임되는 것은 창조경제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불합리한 퇴직 관료의 낙하산 인사로 내려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투협은 지난 2009년 2월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업협회 등 3개 협회가 통합하면서 출범한 단체다.

현재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 신탁사 등 정회원 165개, 준회원 117개의 회원사가 있으며 매년 금투협은 회원사들의 회비를 통해 운영되는 비영리조직이다.

◆금투협 “업계는 초상집인데 야구대회 개최라니”

앞서 금투협는 오는 9월7일부터 11월16일까지 2개월에 걸쳐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 20개 회원사 야구동호회가 참여하는 ‘제1회 금융투자협회장배 친선 야구대회’를 개최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힌 바 있다.

금투협 측은 “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금투협이 새롭게 마련한 행사”라며 “업계의 화합과 회원사간 소통 및 친선도모를 위해 신설했다”고 이번 야구 대회의 의미를 밝혔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회원사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은 소홀히 하면서 60주년 행사에만 금투협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주식 거래량 감소와 이로 인한 수익 악화 등도 업계가 공통으로 고민해야하는 문제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도 금투협에서는 뚜렷하게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박종수 금투협 회장이 NCR규제 완화를 중점 과제로 내걸었지만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며 “협회가 진짜 해야 될 일도 제대로 안 해놓고 60주년이라고 축하만 하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대회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소모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자료사진)

금투협 측은 “이번 친선 야구대회에서는 참가팀들의 참가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며 “야구장 대여료, 시상비용, 각종 부대행사 비용 모두 금투협이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양주 MBC 대장금테마마크 야구장의 대여료는 2시간당 35만원이다. 총 45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정돼 있어 야구장 대여비만 1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투협 야구대회의 컨설팅을 담당한 회사 관계자는 “야구장 대여뿐만 아니라 야구대회에 필요한 마케팅, 부대시설 대여 등 대회 운영 대행을 금투협과 일괄적으로 계약했다”며 “야구장 대여료는 어느 정도 조정했지만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과 부대시설 비용 등을 합치면 실제 비용은 더 많다”고 말했다.

굳이 필요치 않은 친선 야구대회에 회원사의 회비를 사용하는 것은 금투협이 지난해 밝힌 회비 절감 대책과 상반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7월 금투협은 회비 절감에 대책에 대해 불필요한 행사비, 회의비, 업무추진비 등 섭외성 경비를 20% 삭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예상 삭감을 위해 매년 개최해왔던 중국과 일본에서 개최한 ‘한국자본시장 설명회’를 취소하기도 했다.

20여 개 팀밖에 안 되는 참가팀 수도 도마 위에 오른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의 정회원사는 총 165개사로 이번 야구대회에 참여하는 회원사는 이중 고작 10%에 불과하다.

특히 금투협은 이번 야구대회를 검토할 당시부터 회원사 내 야구동호회가 14개 팀밖에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자본시장업계 상황에도, 금투협과 회원사의 입장에도 알맞지 않다고 비판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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