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 채권단 퇴진 '압박'
강덕수 STX그룹 회장, 채권단 퇴진 '압박'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9.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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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사임 등은 자율협약 취지 어긋나는 월권행위 주장
▲강덕수 회장은 그간 채권단과 STX 계열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마찰을 겪어왔다.(자료사진)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채권단의 강제 퇴진 요구에도 불구하고 출근 경영으로 맞서며 경영권 유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4일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남대문로 STX 본사 23층에 위치한 회장실로 출근, 경영진과 대책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이 회의에서 채권단의 사퇴 요구에 대해 “채권단의 요구가 과하다”며 “자율협약의 기본정신을 어기는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면 채권단과 어느 기업이 자율협약을 맺겠느냐”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STX 채권단, 강덕수 회장 퇴진 갈등

앞서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을 요구하자 STX그룹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3일 STX조선해양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할 것을 요청했다. 사실상 현 대표이사로 있는 강 회장의 사임을 요구한 것이다.

채권단은 신규 경영진 선임 관련 주주총회 안건 상정에 대한 이사회 결의도 요청했다.

강덕수 회장에게 경영에 손을 떼라고 요구한 셈이다.STX그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STX그룹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STX조선해양의 채권단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 회장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의 사임 및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특히 STX그룹은 채권단이 기존 경영진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자율협약 체결시 관례로 제출한 불평등 확약서를 바탕으로 기존 경영진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을 압박, 자율협약 체결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조치는 자율협약시 채권단의 일방통행식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사례로 이후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타 기업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지난 4월 자율협약 당시 “지금까지의 경영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경영진 재편 등 경영권 행사와 관련해 채권단의 결정사항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도 않겠다”는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STX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처음에 제출을 요구한 것이 경영권 위임을 약속하는 내용의 확약서인데, 이는 약자의 위치에서 관례적으로 제출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과거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봐도 이 확약서를 근거로 사전 협의 없이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대표이사 교체를 추진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TX그룹은 지난 4월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 이후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며,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그간 STX팬오션 인수, 인사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계열사 구조조정 방안 등을 놓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채권단은 이르면 오는 5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정하고 9일 열리는 이사회를 거쳐 27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신규 경영진을 구성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 신임 대표에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 채권단·그룹사 경영권 갈등으로 하락세

아울러 STX가 채권단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갈등으로 STX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최근 강덕수 회장에게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할 것을 요구하고, STX그룹이 반발하면서 불거졌다.

4일 오전 10시12분 현재 STX는 전날대비 235원(5.34%) 하락한 4165원에 거래되고 있다. STX조선해양 주가도 125원(2.45%) 내린 4985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지난 3일 STX그룹주는 산업은행의 STX팬오션 인수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으나, 하루만에 반락한 것이다.

채권단이 강덕수 회장에게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라고 요구한 것이 투자자들에게 불안요소로 작용했다.

채권단과 강 회장은 그간 STX 계열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마찰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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