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KR), 허술한 인증 절차 도마위
한국선급(KR), 허술한 인증 절차 도마위
  • 유영광 기자
  • 승인 2013.09.27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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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시험 성적서에 인증 사인해줘, 불량제품 30여곳 납품
▲위조된 시험성적서가 한국선급(KR)의 인증을 받고 전국 30여 곳에 납품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KR의 허술한 인증 절차가 도마에 올랐다. KR 측이 업체가 제출한 허위 시험 성적서에 인증을 뜻하는 사인을 해준 것이 문제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한국선급 구청사)

위조된 시험성적서가 한국선급(KR)의 인증을 받고 전국 30여 곳에 납품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KR의 허술한 인증 절차가 도마에 올랐다. KR 측이 업체가 제출한 허위 시험 성적서에 인증을 뜻하는 사인을 해준 것이 문제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허술한 인증 절차에 대해 한국선급이 ‘사단 법인’인 만큼 정부나 외부기관의 감사를 전혀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지난 26일 부산의 조선기자재업체 G사 사장 이 모(46) 씨가 경남 창원 S사(조선기자재업체)에 근무하면서 발행한 시험성적서를 위조, KR로부터 인증을 받은 사실 등을 적발했다.

이에 해경은 이 씨를 포함한 6명을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G사 등 3개 업체들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받아낸 한국선급 인증서를 바탕으로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국내 부품 등을 되파는 수법으로 총 17억여원어치를 팔아왔다.

조선업계도 비상이다. 위조 시험성적서 탓에 품질이 떨어지는 기자재가 제대로 검증을 받지 않고 자사(社)에 납품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G사 등 3개 업체로부터 기자재를 납품 받은 업체는 30여 곳에 달하면서 업계는 이들 불량 부품으로 인해 2차 피해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납품 받은 업체에는 국가기간시설에서부터 조선소, 대기업 등도 포함됐다.

특히 이번에 성적서가 위조된 부품 대부분은 산업용 밸브, 파이프, 쿨링모터 등으로 냉각순환장치에 쓰이는 부품이 대부분으로 극한 환경을 견뎌야 하는 제품들이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불량 부품들은) 냉각순환계통의 부품들이다”며 “냉각장치가 문제가 생기면 가동이 전면적으로 멈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들 허위 제품이 KR의 인증 과정을 통과한 것과 관련, '인증과정이 강화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험성적서 인증은 업체가 KR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선급을 요청하면 검사관이 업체를 방문, 부품을 검사하고 인증을 실시한다. 이 과정 중 검사관은 주로 설계도와 비교해 크기, 재질, 강도, 내구성 등을 주로 살핀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KR이 적정한 검사를 거치지 않고 업체가 제시한 서류만 믿고 위조된 성적서에 서명을 한 것이 화근”이라고 지적했다.

수사를 진행한 해경 관계자 또한 “검증 기관도 성적서만 보고 분간하기 힘들다”며 “부품을 녹여 보지 않는 이상 구리, 망간 등 함유량을 알 수 없어 성적서를 믿고 거래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R 측은 ‘우리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검사기관의 검증 방식이 동일해 KR만의 문제가 아닌데다, 현행 방식으로는 업체가 악의적으로 위조에 나서면 걸러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KR 관계자는 “위조된 성적서에 우리측 검사관이 사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해경에서도 KR과는 이번 사건이 관계가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KR뿐 아니라 모든 인증기관이 똑같은 검증절차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업체가 작심하고 위조에 나서면 분별해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 “KR, 정부 등 감사기관으로부터 어떤 감사도 받지 않고 있다” 주장

아울러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KR이 정부나 외부기관으로부터 어떤 감사도 받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일부 언론 등에서 “KR은 국내 선박의 등급을 매기거나 품질검사를 독점해 오고 있지만 ‘사단법인’이라는 이유로 어떤 감사도 받고 있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KR 측은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국내 해양수산부 뿐 아니라 세계적인 감사 기관의 감사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KR 관계자는 “KR은 해양수산부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고, 정부에서 매년 정기감사를 하고 있다”며 “3년마다 해수부 감사실로부터 행하는 실지감사에는 6명 검사관이 나와 2주동안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세계적인 감사기관인 SGS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며 “또 매년마다 EU 등 국가로부터 감사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나오는 비방일 뿐”이라며 “현재 이같은 주장을 퍼뜨린 사람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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