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직원 횡령 총체적 부실
KB국민은행, 직원 횡령 총체적 부실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11.23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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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점 직원 국민주택채권 70억원대 고객돈 유용
▲KB국민은행 본점에서도 내부 직원이 수십억원대의 정부 기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



KB국민은행 전 도쿄지점장이 직원들과 공모해 1700여억원을 부당 대출한 사고에 이어 본점에서도 내부 직원이 수십억원대의 정부 기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본점 신탁기금본부의 주택기금 담당 직원 2~3명이 정부가 발행해 예치한 국민주택채권를 포함한 채권을 시장에 내다파는 방법으로 70억원을 횡령해온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민은행 신탁기금본부는 신탁부 수탁사업부 주택기금부를 총괄하고 있다. 신탁은 고객이 맡긴 돈을 관리·운용하는 걸 말한다. 따라서 돈의 소유자는 고객이다. 결국 고객 돈을 횡령한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국민은행으로부터 이같은 사고 사실을 보고받고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파악 중”이라며 “신탁계정에서 관리하는 채권을 팔았다는 점에서 고객 돈을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신탁기금본부의 이 같은 횡령 사실은 자체적인 내부조사 확인 과정에서 이들 직원들은 만기가 지난 채권의 위조본을 만들어 창구에서 바꾸려다 범죄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고객이 맡긴 돈으로 매입한 각종 채권을 보관하다 중간에 내다파는 방법으로 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탁계정에서 매입한 채권 중 국민주택채권 등 안전하고 만기가 긴 채권을 주로 내다 팔아 단기간 내 발각되지 않았다고 은행 측은 전했다.

은행 측은 “이들 직원이 최소 1년 이상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횡령액수가 수십억 원대로 동료 직원들과의 공모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횡령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미 문제가 된 도쿄지점에서 수천억원의 부당 대출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전 지점장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조직적으로 부당대출에 가담한 사실에 이어 전형적인 자금세탁 수법인 상품권 구입 사실도 금감원과 은행쪽 조사 결과 드러났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사건을 처음 적발했을 때 전 도쿄지점장과 부지점장 등만 부당대출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추가 조사 결과 직원들까지 가담한 것을 적발했다.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은 최근 5년간 18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부당대출을 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국내로 유입해 백화점 상품권을 수천만원어치 구입했고, 금감원은 이 상품권이 로비 목적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출 금액을 늘릴 수 있도록 담보 물건 가격을 부풀려 평가하는 방법 등을 사용했다. 지점장이 대출받을 사람을 데려와 대출금액을 먼저 정한 뒤 직원들이 담보물 가격을 매매계약서에 적힌 원래 가격보다 올려 적는 식으로 이뤄졌다.

대출 신청 당시 일본인이었던 부동산임대업체 대표가 대출받은 뒤에는 지점장의 매제로 뒤바뀐 경우도 있었다. 지금까지 금융감독원에 의해 확인된 것만 대출조작 4건, 부당대출 107건 등 모두 111건이다.

금융권에서는 일본에서 흘러들어온 돈의 규모가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백화점상품권 등에 쓰인 수상한 자금의 규모가 현재 확인된 것보다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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