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 윤리경영은 없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윤리경영은 없다?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12.06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 대출 편의 미끼로 ‘억대 뇌물’챙긴 중진공 직원 구속
▲6일 중진공은 ‘대출비리 보도와 관련하여 중진공 임직원이 드리는 말씀’이라는 사과문에 따르면 “중진공 임직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특히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땀 흘려 일하시는 중소기업인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한다며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자료사진)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인에게 중소기업진흥공단 대출담당자가 대출액을 늘려주겠다며 관련업체들로부터 상습적으로 금품 및 향응을 챙겨오다 덜미를 잡혔다.

경기도 광주경찰서는 대출액을 늘려주겠다고 꾀어 중소기업으로부터 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 모 지부 과장 고모(34)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대출 편의 대가로 고씨에게 금품·향응을 제공한 혐의(특가법상 뇌물공여)로 한모(43)씨 등 중소기업체 대표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해 2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자금 대출이 필요한 업체들로부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모두 46차례에 걸쳐 3억여원의 뇌물을 받고 20여회에 걸쳐 유흥주점 등에서 술과 성접대 등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씨는 대출담당 과장대리로 근무하면서 자금 대출 상담을 하러 온 업체관계자들에게 담보물의 90%까지 대출액을 늘려주겠다며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은 통상 담보물의 60% 내외에서 이뤄진다고 경찰은 밝혔다.

고씨는 기업 운전자금을 신용 대출해준 대가로 지난 1월 중순 저녁 수원시 영통구의 한 일식집에서 한 업체 대표를 만나 500만원 돈뭉치 세개로 된 현금 1500만원이 담긴 가방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중순에는 성남시 분당구 한 일식집에서 또 다른 업체의 대표 이름으로 3000만원이 입금된 통장과 체크카드를 받기도 했다.

고씨는 성남, 광주, 하남 등 경기동부권을 담당하는 중진공 지부가 지난해 1월 문을 열면서 줄곧 대출 담담 업무를 맡아왔다.

돈을 받을 때는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5만원권 현금으로, 금액이 많을 경우 돈이 입금된 업체 사장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넘겨받았다.

더불어 접대를 받을 때는 관할지역을 벗어나 서울 장안동, 부천 상동, 안양 관양동 등지의 유흥가를 이용했다.

이어 고씨는 지난 5월 부천 상동의 한 술집에서 60만원 어치 술을 먹고 성접대까지 받는 등 상습적으로 금품과 향응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1일에는 이사한 새 아파트에 필요하다며 190만원 상당의 홈시어터 모델명을 적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업체 관계자에게 보내 배송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고씨가 뇌물로 받은 돈으로 승용차, 아파트 구입비 등으로 사용하고 수시로 백화점 상품권과 은행 기프트카드, 쌀 등의 물품을 챙겼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고씨에게 돈과 향응을 제공한 이들이 50여명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등 고씨의 범행을 묵인하거나 공모 여부를 캐기 위해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중소기업청 산하 기관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해당 직원에 대해 내부 감사를 통해 직위해제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아직 경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인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광주경찰서가 압수한 증거품.(사진=경기도 광주경찰서 제공)

◆ 중진공, 비리사건 책임 통감

한편 뇌물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박철규)은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6일 중진공은 ‘대출비리 보도와 관련해 중진공 임직원이 드리는 말씀’이라는 사과문을 통해 “중진공 임직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특히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땀 흘려 일하시는 중소기업인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한다며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진공은 현재 진행 중인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사건의 진상이 조속히 규명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임직원에 대한 청렴 교육 등 자정노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정책자금 집행과정의 투명성을 다시 한 번 철저히 짚어보고 내부통제 등 기관운영 전반에 대해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힘든 가운데 열과 성을 다해 기업 활동을 수행하고 계시는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중진공 임직원은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중소기업인들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