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보험업계 최대 핫 이슈는?
2013년 보험업계 최대 핫 이슈는?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12.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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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 장기화 이차 역마진 문제…부침의 연속
▲올해는 ING생명과 LIG손해보험, 우리아비바생명 등 중견 생·손보사들이 줄줄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자료사진)


올해 보험업계에선 다수 중견 생·손보사들이 기업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고 보험정보 일원화로 유관기관들이 충돌하는 등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저금리 지속에 따른 이차 역마진 문제와 위험기준자기자본(RBC) 규제 강화 이슈,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문제는 올해 내내 보험업계가 골머리를 앓게 했지만, 26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린 국제보험회의(IIS) 총회는 한국 보험산업의 위상을 높였다.

올해 보험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주요 이슈를 사안별로 정리해봤다.

◆ 보험사 매물 속출

올해는 ING생명과 LIG손해보험, 우리아비바생명 등 중견 생·손보사들이 줄줄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ING생명은 외국 자본이 주축이 된 사모펀드가 생보사를 인수하는 데 대한 우려를 남긴 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하게 됐다. 사모펀드가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건 동양생명에 이어 두 번째다.

LIG손보는 계열사 부실로 주인이 바뀌게 됐다. 구자원 회장 등 총수 일가가 LIG건설의 ‘사기성 CP’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결정하면서 최근 매물로 나왔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로 매각대상이 된 우리아비바생명은 개별 입찰에 나섰던 후보 3곳이 모두 인수를 포기해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보험사 CEO 대폭 물갈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올 한해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신규 고객을 찾기 어려워진 데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산운용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역마진에 시달려야 했다.

손보사들의 경우 9개 일반 손해보험사 중 6곳이 바뀌었고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도 수장이 교체됐다.

생명보험사 역시, 삼성생명을 비롯해 6개의 CEO자리가 교체됐다. 이처럼 예년에 비해 CEO교체가 많았던 이유로는 저성장과 수익성 악화가 꼽히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운신의 폭을 좁혔다. 보험사 CEO들이 올 한해 대폭 물갈이 된 데에는 실적 악화와 더불어 당국제재 등이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 ‘보험왕’ 탈세·비리 혐의…보험업계 ‘떠들썩’

경찰은 지난달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소속 보험설계사가 보험 가입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가입자에게 제공한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후 탈세 연루 혐의를 받는 ‘보험왕’ 출신 설계사의 보유 계약에 대한 점검에 나서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이 ‘보험왕’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은 검찰에서 사실상 기각된 상태로, 보험업계에 미칠 파장은 안중에도 없던 조급한 수사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내 대표 보험사들의 내부 통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일각에선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맏형’ 역할을 맡았던 박근희 부회장이 올해 연말 전격 퇴진한 것과 관련해 설계사 탈세 연루 이슈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왔다.

◆ 보험정보 일원화 충돌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생명·손해보험협회가 관리하던 데이터를 보험개발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생·손보협회의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다.

생손보협회는 1998년 여신거래정보를 집적할 수 있게 된데 이어 2000년대 들어서는 금융감독당국으로 부터 보험계약정보와 보험금지급정보 등도 수집할 수 있도록 승인 받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심지어 승인 받은 항목 외에 훨씬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바로잡으려던 금융당국은 생손보협회와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으며 한 발 물러나고 말았다.

◆ 車보험 1사 3요율제 논란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 업계에선 삼성화재발 ‘1사3요율제’ 논란이 최대 화두가 됐다. 삼성화재는 기존 사이버마케팅(CM)과 함께 텔레마케팅(TM) 방식으로도 차보험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온·오프라인 채널별로 다른 가격이 적용되는 1사2요율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이렉트 채널 내에서도 CM과 TM 가격이 분리되는 1사3요율제를 도입하겠다는 의미였다.

삼성화재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선 비용부담이 큰 설계사 조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삼성화재가 과거 타 업체의 비슷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던 전력도 문제가 됐다. 결국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TM 채널 도입을 유보했다.

◆ 인터넷으로 가입 생명보험시대 개막

국내 첫 인터넷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이달 초 영업을 개시했다.

교보생명과 일본의 라이프넷이 출자해 설립한 이 회사는 보험가입부터 유지, 지급까지의 모든 절차를 인터넷을 통해 처리하는 인터넷 전업 생보사다.

오는 2016년까지 보유고객 10만명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KDB생명은 생보업계 최초로 인터넷 전용 상품을 내놨다.

이후 현대라이프를 비롯해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등 총 9개사가 인터넷 전용 상품을 앞다퉈 내놔 경쟁하고 있다.

◆ RBC 규제 강화 ‘불똥’

당국은 RBC(위험기준 자기자본) 비율 산출시 필요한 지급여력기준금액 개정을 통해 보험사의 자본적성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12월에 일반·자동차 보험 신뢰수준 상향조정이 예정돼 있고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위험액 산출시 적용되는 위험계수 신뢰수준이 상향조정된다.

보험사별로 위험액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규제 강화의 영향은 다르겠지만 내년 말까지 예정된 규제 강화 방안이 모두 시행되면 해당 비율이 평균 6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의 RBC비율 권고치는 150%다.

보험사들은 올해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부동산 매각 등에 잇따라 나서며 RBC 규제 강화에 대응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2월에 일반·자동차 보험 신뢰수준 상향조정이 예정돼 있고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위험액 산출시 적용되는 위험계수 신뢰수준이 상향조정된다”면 “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 급한 불은 꺼져가는 양상이지만, 아직도 일부 보험사들은 RBC비율 관리에 허점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 손보협회장…‘낙점’은 내년에나

손해보험협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로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 8월말 문재우 전 회장 퇴임 후 비어 있는 손해보험협회장 인선 작업에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해를 넘겨야 손보협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과 박수원 전 금융감독원 감사, 고영선 전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는 있다.

손보협회는 현재 장상용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 맞춰 예산 및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손보협회 노조는 최근 고영선 전 이사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 금융위·기재부 연금정책 ‘엇박자’

금융위원히는 지난 8월 금융소비자들의 개인연금 가입을 유도하고 장기 보유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마련, 오는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노후보장을 강화한 연금보험상품을 제공하고, 연금의 장기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납입 유예 및 계약부활제도를 개선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신계약비 분급을 50% 수준으로 상향조정해 초기 해약환급금을 확대하는 한편 온라인 및 방카슈랑스 채널의 신계약비를 일반채널의 50%로 인하해 연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담았다.

금융위의 이런 움직임은 사적연금의 역할 확대가 창조경제, 창조금융의 한 영역으로 100세 시대에 맞춰 보험업계 등 금융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그러나 며칠 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내년부터 소득공제 대상에서 세액공제 대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간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가입자는 400만원 한도 내에서 불입액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소득세율 15%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소득 1천200만원 이상인 해당 상품 가입자들은 세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세입 기반을 확충한다는 취지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대표적인 절세 금융상품으로 꼽히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이 세액공제 대상으로 재분류된 것이다.

금융권에선 창조금융의 개념 정립과 구현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협의와 조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자동차보험 적자 1조 전망

올해는 대당경과보험료 하락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정 수준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대당경과보험료가 하락한다는 것은 대당 보험료 단가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4월 업계 전반의 기본보험료 인하와 마일리지·블랙박스 특약 등 할인형 상품이 증가하고 다이렉트 채널 가입비중도 높아져 대당 보험료가 줄어든 반면 사고율은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연구원은 최근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에는 적자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자동차보험 적자가 늘어나면서 손보업계에선 보험료 인상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보험료 조정보다는 업계의 자구 노력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 저금리 지속 역마진 ‘몸살’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이차 역마진 문제에 대한 우려는 올해도 여전했다.

업계 일각에서 과거에 높은 확정금리 상품을 다수 판매한 대형 보험사들이 자본계정 투자수익으로 이차 역마진을 보전하지 못해 오는 2015년에는 투자영업 총손익이 손실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였다.

보험업계에선 그러나 내년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이 단행되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되고 이차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차마진 개선을 위한 임계금리 수준은 보험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시중금리 3.5%, 신규투자수익률 4.5% 수준이면 우려는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IIS 총회 26년만에 서울 개최

올해 6월 26년 만에 서울에서 IIS(국제보험자회의)총회가 열렸다.

이번 서울총회에는 50여개국 450여명의 보험 전문가들이 참석했고 미국을 비롯한 20여개국에서 온 65명의 전문가가 연사로 활동했다.

소비자 중심의 금융감독 흐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에 따른 계약자의 자기 결정력 증대, 의학기술 선진화와 고령화 흐름 등이 논제였다.

이 행사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세심한 행사 진행으로 전 세계 보험감독기관과 협회, 보험사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보험관련 행사인 만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물론 회원사들도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했는데, 이 행사로 보험업계가 얻은 것은 별로 없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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