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주요 간부 ‘역량평가제’ 도입
공기업 주요 간부 ‘역량평가제’ 도입
  • 이수일 기자
  • 승인 2014.05.2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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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평가위원단 구성…후보자 3배수 이상 추천
▲산업부가 산하 대형 공기업의 주요 간부에 대한 사전 자격심사 제도를 도입한다. 그러나 공기업의 인사 자율권을 축소해 정부의 간섭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자료사진)

산업부가 산하 대형 공기업의 주요 간부에 대한 사전 자격심사 제도를 도입한다. 그러나 공기업의 인사 자율권을 축소해 정부의 간섭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는 21일 ‘공공기관 상임이사 후보자의 역량평가에 대한 규정’을 고쳐 오는 10월부터 주요 공기업의 핵심 간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임명 전에 역량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임명 전에 능력을 따져보고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앉히겠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현재 공공기관 상임이사에 대해서만 역량평가를 하고 있으며 기관장과 감사는 공모 등 별도 선임 절차를 거친다.

산업부, “역량평가 객관적 진행”

신규 평가 대상은 산업부 산하 46개 공공기관 가운데 소속 인력이 500명 이상인 지역본부의 본부장, 정원 5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의 상임이사가 아닌 본사 본부장, 상임이사에 준하는 기타 주요 보직의 후보자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남동·중부·서부·남부·동부발전 등 발전 5사의 지역본부장직 23개가 해당한다. 한전, 가스공사, 석유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10여개 공기업의 본사 본부장직 23개도 포함된다.

역량평가는 산업부가 평가위원단을 구성해 실시한다. 공기업이 후보자를 3배수 이상 추천하면 전략적 사고, 성과 지향, 이해관계 조정, 의사소통능력, 위기대응능력 등 5개 부문을 평가한다. 통과 기준은 평균 2.5점(만점 5점) 이상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평가 전에 ‘역량강화 기본 과정’을 개설, 평가 대상자가 반드시 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교육과 평가에 드는 비용은 해당 공기업이 모두 부담해야 하며 평가에서 떨어진 후보자를 재평가할 때 드는 비용은 해당 후보자에게 부담 지울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본부장의 역할이 기관장이나 이사처럼 중요한 만큼 공공기관의 경영을 혁신하고 감독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면서, “역량평가는 객관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기관장과 상임감사 정치인 출신 32.5%

하지만 공기업 안팎에선 주요 간부까지 정부가 해당 공기업 비용으로 직접 역량평가를 한다는 것은 자율성을 해하고 인사권 개입의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18일 CEO스코어가 지난 2012∼2013년 국내 시장·준시장형 공기업 30개사의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임원(333명) 중 34.5%인 115명이 관료 출신이라는 사실을 의식한 조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본지 현 정권, MB정부 능가한 낙하산 인사 참고>

우선 최근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감사 자리에 정치인 출신이 선임됐다는 부분을 짚고 넘어 가야한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DN은 지난 2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문상옥 씨를 신임 감사로 선임했다. 문 신임 감사는 한나라당 부대변인,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광주시연합회장을 거쳐 현재 새누리당 광주남구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권 인사다.

당시 한전KDN 관계자는 “문 신임 감사가 경영학을 전공한데다 2009∼2012년 3년간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상임감사로 재직하는 등 감사업무 경력도 있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공기업 임원현황을 살펴보면, 산업부 산하 기관장과 상임감사 40여명 중 13명으로 정치인 출신은 32.5%로 나타났다.

김성희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새누리당 원내 부대표를 출신이며 권혁민 광해관리공단 사장은 청와대 인사관리 비서관, 이상권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상임감사의 경우 이건영 한국가스기술공사 감사, 홍표근 광물자원공사 감사, 문상옥 한전KDN 감사 등이 정치인 출신이다.

이러한 전례로 볼 때, 정부 측에서 공기업의 인사 자율권을 축소하기 위해 입김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허튼 소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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